‘남누리 북누리’ 콘서트, 김일성 배지 논란

성남민예총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았을 뿐”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19/11/04 [20:39]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 김일성 배지 논란

성남민예총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았을 뿐”

김생수 기자 | 입력 : 2019/11/04 [20:39]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사과 요구…성남시, 후원기관 참여했을 뿐

   
▲ 문영일 수필가는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배지를 프린트하여 왼쪽 가슴에 붙였고, 남의 어머니 역할이었던 이혜민 시인은 ‘팔랑나비’라는 자작시를 한복과 머리 수건을 두르는 의상으로 무대에 올랐다.

[분당신문] 지난 11월 3일 도촌동 이왕리 공원에서 (사)성남민예총이 마련한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에 등장한 ‘김일성 배지 모양’을 놓고 성남시가 4일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4일 오전,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일성 사진을 가슴에 붙이고 노래를 부릅니다. 북한이 아니고 성남시 주최 남누리북누리라는 문화행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성남시가 예산을 지원한 행사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출연자의 사진 3장과 행사 팜플렛 1, 2면 사진, 그리고 평화통일 시민공모사업 관련 문서사진 1장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성남민예총은 “시낭송 부분은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가 서로 시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문영일 수필가는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배지를 프린트하여 왼쪽 가슴에 붙였고, 남의 어머니 역할이었던 이혜민 시인은 ‘팔랑나비’라는 자작시를 한복과 머리 수건을 두르는 의상을 한 채 답가 형식으로 시낭송 장면을 연출,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성남민예총은 “공연 전반의 내용과 흐름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공연 의상을 문제 삼아 내용을 왜곡하여 SNS를 통해 공론화 시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시낭송 퍼포먼스를 퍼포먼스 그 자체로 보지 못하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에 아연실색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오후에는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협의회(대표의원 안극수)는 “성남민예총 회장은 사퇴하고, 예산을 지원한 은수미 성남시장은 시민에게 사과하라”며 공세를 높였다.

자유한국당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00만 시민을 대표하여 시정을 이끌고 시민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며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구현해야 할 성남시장으로서 김일성을 지지하고 홍보하는 듯한 (사)민예총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자유한국당협의회는 “성남시장으로서 김일성을 지지하고 홍보하는 듯한 (사)민예총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자유한국당협의회는 은수미 시장의 축사도 문제 삼았다. “은수미 시장은 이번 행사 축사에서 오늘 같은 행사들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민족이라는 동질성에 대한 공감대를 높여가는 것은 미래 한반도의 발전적 관계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사회주의를 갈망하는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문제의 사진 속 행사는 시가 주최한 행사가 아니며, 시민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 4월 시민공모사업에 선정된 행사로 성남시는 후원기관으로 참여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시는 “행사의 세부 추진사항은 주최기관인 (사)성남민예총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시가 공연 소품까지 일일이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다”라며 “행사 당일 성남시장은 현장에 가지 않고 사전 제작된 행사 안내 유인물일 뿐이며, 축사에는 성남시의 평화를 위한 노력과 남북교류에 대한 희망, 지속적인 평화 염원의 필요성”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는 “시민 공모사업으로 진행된 시 보조사업이 행사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됐는지, 사업비의 집행이 정상적인지 등을 검토해 문제가 있을 경우 관련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향후 이런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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