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의 허술한 보안 ‘내부 사항 그대로 노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6/02 [17:34]

은수미 성남시장의 허술한 보안 ‘내부 사항 그대로 노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6/02 [17:34]

- 동네북 된 ‘어공’ 때문에 정무기능 제대로 활용 못해

 

▲ 유일환 기자   

[분당신문]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관선 시대에서 민선 시대로 바뀐 지가 벌써 25년이 흘렀다. 역대 민선시장도 오성수, 김병량, 이대엽, 이재명, 그리고 은수미 시장까지 이어 졌다. 초기 관선시장이 중심이었다면 민선 3기 이후부터는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섰다. 그로 인해 기존 공무원 조직을 통해 이뤄졌던 주요 사업들이 정무적 기능을 갖추면서 소위 싱크탱크 그룹이 생겨나고, 시장 공약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담당자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래서 공무원 조직은 ‘늘공’과 ‘어공’으로 나뉘었다. 늘공(늘 공무원)은 일반 공무원을 말한다. 주로 정해진 부서에서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시장과 함께 계약직 공무원으로 들어오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있다. 이들은 시장의 측근으로 공약 관련 주요 업무를 취급하고, 시장을 보좌하는 등의 일을 주로 한다. 어공이기는 하지만, 시장과 가까이 있기에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

 

이런 파워 때문에 공무원의 승진과 자리 이동 등 인사도 좌지우지할 정도이고, 심지어 주요 사업에 있어서 비록 낮은 급수일지라도 국·과장과도 머리를 맞대고, 때로는 지시를 할 때도 있기에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존재감을 자랑한다. 특히, 이들은 시의회와 때론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하고, 민원의 해결사로 나서기도 한다.

 

이런 업무 때문에 어공의 존재감은 비밀스러워야 한다. 시민의 혈세로 봉급을 받는 단기 공무원일 뿐이지만, 취급하는 일들은 주로 보안에 가깝기 때문에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민선 7기에 들어와서는 이런 ‘어공’이 동네북이 됐다. 취임 초기에 성남시 산하재단 대표이사 선출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기 시작하더니, 비서실 직원들간 주먹다짐이 있었다는 사실마저도 여과 없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장 비서관이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잠든 사진을 찍어 유출시키지를 않나, 이번에는 은수미 시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작성된 탄원서가 성남시의회 야당 대표에게 넘어가고, 여기에 가담했던 명단과 누굴 만났는지가 드러났다.

 

이 정도면 막가자는 수준이다. 정무기능을 맡고 있는 어공의 행태 하나하나가 그대로 감시당하고, 이도 모자라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명히 내부적으로 추진했을 것이고, 그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을 터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이런 일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었을까. 내부의 적이 있던가, 아니면 그들 스스로 보안 의식에 약하던지, 어쩌면 어공과 늘공이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서 이간질을 하는 내부 편싸움에서 시작된 일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까발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내부 문제가 여과 없이 드러났을 때 원인을 찾아내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때마다 당사자 처벌에만 급급했으니, 고자질하는 입장에서는 100% 효과를 거둔 셈이다. 

 

결국, 모든 책임은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은수미 시장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어공을 쓴 사람도 은 시장이요, 늘공과 일하는 사람도 은 시장이요. 그리고 모든 문제의 발단 또한 은 시장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법 또한 은 시장이 제시해야 한다. 까발리는 입장에서는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 더 큰 문제를 들춰낼지 모르니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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