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30년 해장국 맛집 지킴이, 가마솥밥 '24시 속풀이 해장국'

"가마솥밥 13분 기다리세요"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7/06 [16:01]

성남 30년 해장국 맛집 지킴이, 가마솥밥 '24시 속풀이 해장국'

"가마솥밥 13분 기다리세요"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7/06 [16:01]

 

▲ 신흥역 인근에서 30년째 이어온다는 24시 속풀이 해장국.    

 

[분당신문] 성남에서 오래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몇가지 질문을 하면  검증이 가능하다. 그 첫번째로 '종합시장'이 어디냐?고 물으면 된다. 요즘은 신흥역이라고 많이 말하지만, 성남 사람들은 아직까지 '종합시장'이란 말이 더 입에 붙는다.

 

왜냐면, 종합시장은 성남의 가장 화려한 번화가 였기 때문이다. 적어도 30년쯤은 살아야 알 수 있는 추억이다.  주말이면 걸어다닐 틈조차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바글 바글했다.  밤을 낮 삼아 주구장창 '부어라, 마셔라'를 외치면서 불야성을 이뤘다.

 

▲ 뼈해장국은 뼈를 손으로 잡고 뜯어먹어야 제 맛이다.    

 

시간은 서서히 새벽으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씩 해장국 집으로 향한다. 시큼달달한 깎두기 국물을 한 국자 떠서 선지해장국 말고, 말랑 말랑한 선지와 쫄깃한 양, 우거지를 한움큼 떠서 입에 넣으면 밤새 마셨던 술이 확 깨는 기분이다. 그래서 반주가 빠지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뼈해장국을 시켜 뼛속에 살들을 속속들이 발라 먹으면서  손가락을 쪽쪽 빨기까지 한다. 그리고, 한 참뒤에 잘먹었다는 신호로 깊은 트름이 한껏 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흥겨운 주말의 시간은 지나갔다.  

 

세월이 흘러 종합시장은 신흥역으로 이름이 바뀌고 지금은 종합시장 건물은 없어지고, 높다란 롯데시네마 건물이 들어섰다. 하지만, 그 골목에 있던 '24시 속풀이 해장국'집은 그대로다.  메뉴도 변한게 없다. 선지해장국(6천원), 뼈해장국(7천원), 황태콩나물해장국(6천원)이 전부다. 예전보다 다소 가격은 올랐지만, 아직까지 저렴하다. 그리고, 낮이나 밤이나 가리지 않고 찾는 이가 있으니, 24시속풀이의 불을 쉽게 꺼지지 않는다.

 

▲ 해장국과 함께 나오는 가마솥밥은 이천쌀밥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속풀이 해장국집은 뜨근한 가마솥밥이 나오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벽에 커다랗게 "가마솥밥 13분 기다리세요"라고 적어놨다.  성격 급한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솥밥이 아닌, 공깃밥을 주문하면 된다. 

 

기다림 끝에 하얀 연기 피어오르며 나무판에 꽉낀채로 솥밥이 대령한다. 고슬고슬한 밥이 이천쌀밥집 맛과 견줄 정도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밥과 함께 겨울도 아닌데 웬 주전자에 따뜻한 물이 나온다. 밥그릇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가마솥 누룽지밥이 완성된다.

 

선지해장국의 백미는 선지다. 넉넉한 선지와 부드럽고 쫄깃한 양과 푹 삶아진 우거지가 적당히 섞이고, 빨갛게 올라온 고춧기름으로 향을 내면서 얼큰함이 더해진다.  뼈해장국은 파먹는 재미가 있다. 커다란 살점을 듬성 듬성 띁어내고, 뼈 속에 숨어있는 살들을 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 메뉴는 선지해장국, 뼈해장국, 콩나무해장국 3가지다.  

 

해장국과 함께 나오는 익은 배추김치와 달콤시큰한 깍뚜기, 무말랭이 3총사가 함께 등장한다. 해장국에는 깎두기가 제격이지만, 밥에 김치를 얹거나, 무말랭이와 먹어도 별미다.

 

말그대로 해장국은 해장을 위한 숙취해소 음식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해장국을 먹다보면 꼭 소주 한병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이래 저래 술꾼에게는 해장국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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