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울 때 심장은 가장 빠르게 뛴다. 우리의 내면에 자리한 양면성을 직시하라
[분당신문] 전 세계에 유례없는 공연장 셧다운 사태를 마주한 현재,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현대무용단 ‘램버트(Rambert)’와 벨기에 현대 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안무가 겸 영화감독 ‘빔 반데키부스(Wim Vandekeybus)’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신작 ‘내면으로부터(Draw from Within)’는 미리 촬영된 영상을 송출하는 ‘녹화중계’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람하는 ‘라이브 스트림’ 공연이다. 스무 명의 램버트 무용수들은 런던 사우스 뱅크에 위치한 ‘램버트 스튜디오 빌딩’의 화물 반입구부터 루프 탑까지 빌딩 전체를 배경으로 춤을 추고, 이 장면은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어 실시간으로 세계 여러 곳의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국제적 파트너십으로 선보이는 ‘실시간 & 유료’ 온라인 공연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공연계가 중단되며 많은 예술 단체들이 기존의 공연 영상을 ‘녹화 중계’ 방식으로 ‘무료 공개’한 바 있지만, 이번 공연은 공연장과 예술 단체가 국제적 파트너십을 맺어 선보이는 ‘실시간’ & ‘유료’ 온라인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작품에는 한국 LG아트센터를 비롯하여 세계 9개의 극장이 참여한다. 관객들은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연장을 통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전 세계 동일하게 10파운드에 판매된다. 한국 관객들은 9월 8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1만5천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에게는 공연 전에 SMS로 입장권 코드가 전달된다.
시차가 다른 세계 각국의 관객들을 위해 이 공연은 한국, 유럽, 남미 지역의 저녁 시간에 맞춰 3차례 펼쳐진다. 첫 번째 공연은 한국 관객들을 위해 9월 24일 저녁 8시에 공연되는데, 영국 현지 시간으로는 낮 12시에 공연을 펼치는 셈이다. 기존 온라인 공연의 경우 대부분 일정 시간 동안 ‘다시 보기’나 ‘되돌리기’가 가능하지만 <내면으로부터>는 라이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시간 중계가 끝나면 다시 볼 수가 없다.
‘내면으로부터’는 우리 내면에 자리한 연약함과 강함의 양면성을 표현한 공연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혈관을 관통하는 피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지만 두려움을 느끼거나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았을 때, 비로소 우리의 심장이 강하게 뛰고 있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렇듯 우리의 내면에는 항상 다양한 요소들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빔 반데키부스는 신작 <내면으로부터빔 반데키부스는 신작 <내면으로부터(Draw from Within)>를 통해 이 혼란의 시기에 우리 내면에 깊이 자리한 이러한 양면성과 다양함을 직시한다.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현재, 탁월한 기량을 지닌 ‘램버트’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벨기에 무용단 ‘울티마베즈’의 예술감독이자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감독이기도 한 ‘빔 반데키부스’의 안무와 영상 연출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내면으로부터(Draw from Within)>는 관객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램버트’는 영국에서 최고(最高)의 역사를 자랑하는 무용단이자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현대 무용단으로, 100년에 가까운 역사 동안 끝없는 혁신을 거듭하며 세계 무용사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1926년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의 무용수 마리 램버트(Marrie Rambert)가 창단한 램버트는 영국 최초의 발레단으로 춤의 대중화를 선도해가며 큰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부터 노먼 모리스(Norman Morrice)의 주도하에 과감히 발레를 버리고 완전히 현대 무용으로 전향하였고, 대담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탁월한 기본기와 우수한 기량, 최고 수준의 앙상블을 선보이는 단원들로 구성되었으며, 20세기의 걸출한 무용수를 다수 배출하였다. 본래 2020년 10월 말, DV8의 안무가 로이드 뉴슨과 공동 재창작한 <엔터 아킬레스>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아쉽게도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빔 반데키부스는 벨기에 무용단 울티마 베즈(Ultima Vez)의 안무가로 벨기에 현대 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장본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무용수들의 신체를 극한까지 몰고 가는 역동적이고 강렬한 안무, 영상과 음악, 텍스트가 결합된 작품들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2003년 <블러쉬>, 2008년 <슈피겔>로 두 번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였고, 이후에 SPAF를 통해서도 내한공연을 한 바 있어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안무가이다. 안무가 뿐 아니라 영화감독이자 사진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방위 아티스트로, 지금까지 <Monkey Sandwich>, <Galloping Mind> 등 16편의 영화를 연출하였고 7번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