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동 ‘꽃통장’에서 대한민국 ‘꽃대통령’으로 마을 변혁을 꿈꾸다

나무의사, 권정미 느티나무협동조합 이사장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9/27 [16:50]

금곡동 ‘꽃통장’에서 대한민국 ‘꽃대통령’으로 마을 변혁을 꿈꾸다

나무의사, 권정미 느티나무협동조합 이사장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0/09/27 [16:50]

▲ 나무의사 권정미 느티나무협동조합 이사장이 시청 주변 나무를 살피고 있다.    

 

[분당신문] 사람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나무가 아프거나 병들었을 때 누가 치료하고 돌봐야 할까?

 

산림청은 생활권 수목과 산림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하고자 지난 2018년 '나무의사 국가자격제도'를 만들었고, 제1회 나무의사를 배출했다. 대한민국 첫 번째 나무의사이면서, 분당구 금곡동에서 ‘꽃통장’으로 널리 알려진 권정미(57) 느티나무병원협동조합 이사장은 꽃과 나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 금곡동 주변에 ‘주민이 만들어가는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권 이사장이 나무의사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2008년부터 아파트 통장을 맡으면서다. 아파트 주변에 꽃을 심고, 보살피면서 건강이 좋아졌고, 나무와 가까이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교류도 하고, 푸근한 정을 나누다보니 어느새 오지랖 넓은 ‘꽃통장’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도 계절 또는 성장주기에 따라 심고 가꾸면서 ‘마을정원’을 꾸미다 보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도전 정신 때문에 ‘식물보호산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내친김에 '나무의사 양성기관'을 찾아 교육을 이수하고, 나무의사라는 자격증까지 취득했답니다.”

 

▲ 마을 어린이들과 함께 꽃을 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이런 나무의사들이 모여 지난 9월 26일에는 전국에 있는 나무의사들이 연대를 위해 사단법인 한국나무의사협회를 구성하고 창립총회를 열기도 했다. 

 

권정미 이사장의 관심은 나무뿐만 아니다. 나무를 매개로 마을 만들기 활동을 시작했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꽃밭을 조성하고, 마을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성남시 마을공동체만들기 네트워크’에서 운영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기도 했다.

 

“마을활동가의 존재는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 가치를 온 몸으로 실천하며 마을에서 활동하는 것이기에 마을주민, 상가점주들도 동참하고, 여기서 함께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행복을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길을 지나는 주민들은 누군가의 수고로 단장된 꽃길에서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다소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권 이사장은 마을공동체 활동가와 함께 금곡동 주변에 ‘주민이 만들어가는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기도 하고, 미금역 주변 단장을 위해 아침 6시부터 국화를 심고, 또 오후에는 미금역 횡단보도 앞을 가을 꽃단장을 하는 등 금곡동 여기저기 꽃으로 수놓았다. 때로는 동네 어린이들과 함께 꽃을 심는 체험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의 미래를 만나 보기도 한다.

 

▲ 미금역 주변에 가을 국화도 심는 등 금곡동 여기저기 꽃으로 수놓았다.   

 

또한, 몇 년 전부터는 아파트 화단 안쪽 낙엽은 그대로 두고 비오기 전에 EM을 뿌려줘 미생물 활성화를 통해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흙 관리를 하고 있다. 이날도 아침 일찍부터 아파트 후미진 공터에 쌓아 놓은 낙엽을 치우는 현장에서 부엽토와 지렁이 이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누군가 우리 아파트는 뭔가 다른 촉촉함이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근본인 흙냄새가 다르기 때문에 흙이 숨 쉬는 살아있는 공간의 느낌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자연의 조화로움이 우리 생활에 필요하다는 증거입니다.”
   
권 이사장의 마을 만들기 활동은 멈추지 않는 마을 활동가의 심장가도 같다. 마을을 넘어서, 지역과 전국을 다니면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소망 한 가지가 있다면 마을 활동가의 경험과 나무의사로써의 포부를 가지로 나무병원을 차리고 싶다는 것이다.

 

권 이사장은 이제는 금곡동의 ‘꽃통장’이 아니라, 아름다운 나무를 돌보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꽃시장’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꽃대통령’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오늘도 발걸음을 바쁘게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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