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집에 술익거든 부디 나를 청하시소서. 초당에 꽃이 피거드란 나도 자네 청하옵세. 백년간 시름없는 일 의논코자 하노라." 새해 구십사년 신춘 우곡 이재수 씀.
[분당신문] 구성남시청 건너편, 이제는 성남시의료원이라고 해야 맞다. 그 건너편 파리바게트 골목으로 20미터 들어가면 오래된 해장국 노포 '우림뼈해장국'이 나온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킬수 있었던 원인은 위치가 한 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성남시청이 있던 삼거리는 구한전골목을 중심으로 뒷골목은 단란주점, 유흥주점, 고깃집 등이 위치해 인근에 있던 사무실 회식으로 늘 불야성을 이뤘던 곳이다.
이렇게 '부어라, 마셔라'하던 사람들이 찾는 마지막 종착역은 어디였을까? 성남에서 구시청 인근을 알 정도라면 누구나 '우림 뼈 해장국'을 꼽는다. 지금도 서울에 직장을 둔 성남 사람들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꼭 찾는 곳이 '우림 뼈 해장국'이기도 하다.
'우림 뼈 해장국'의 가장 큰 특징은 깊은 맛이다. 뼈 해장국이 제대로 끓여내지 못하면 누린내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뼈도 말라 붙어 보기가 흉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이런 불신을 한꺼번에 걷어 낸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푹 끓여낸 깊은 맛이 더해지면서 "아, 이게 뼈 해장국의 진수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뚝배기 그릇에는 굵직한 뼈와 우거지가 듬뿍 담겼다. 밤새 피로에 지친(술에 찌든) 이에게 최고의 해장국인 셈이다.
코로나19가 게속되는 요즘, 저녁에 문을 여는 탓에 어떻게 버티고 계실지 궁금하다. 혹시, 이곳을 찾거나, 지날 일 있으면 노부부의 안부도 묻고, 뼈 해장국의 맛도 확인해 주시길… <저작권자 ⓒ 분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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