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 30% 장폐색 동반, 변비와 설사 지속되고 복통 심한 경우 의심해봐야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1/04/23 [12:13]

대장암 환자 30% 장폐색 동반, 변비와 설사 지속되고 복통 심한 경우 의심해봐야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1/04/23 [12:13]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 연구팀, 장폐색 동반한 대장암, 스텐트 시술 후 복강경 수술 안전성 입증

 

▲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

[분당신문] 혈관처럼 장(腸)도 여러 원인에 의해 막힐 수 있다. 대장암에 의한 장폐색은 대장암 환자의 30%에서 동반되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다. 배가 빵빵한 상태로 변비와 설사가 지속되고 복통이 심한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장폐색을 동반한 대장암의 경우 개복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텐트를 삽입 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도 안전하다는 임상적 결과를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팀을 비롯한 다섯 개의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서울대장항문연구그룹(SECOG)이 함께 진행했다.

 

폐쇄성 대장암에서의 자가팽창형 금속 스텐트(SEMS, self-expandable metallic stent) 삽입술은 효과적으로 장폐색을 해결하여 응급수술의 위험성을 낮춤과 동시에 환자의 전신상태를 개선한 후 수술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용한 치료 수단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의 역할에 대해서는 개복수술과 비교했을 때 종양학적 결과가 어떠한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오흥권 교수 연구팀은 2002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다섯 개의 3차 의료기관에서 좌측 대장, 즉 비장 만곡부터 상부 직장까지 이르는 대장의 폐쇄성 대장암에 대해 1차적으로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97명)와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82명)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5년 생존율은 복강경 수술 그룹이 79.1%, 개복 수술 그룹이 69.0%로 두 그룹 간 의미 있는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돼,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을 이어 하는 것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됐다. 다만, 수술 후 보존항암치료 여부가 환자들의 생존에 통계학적으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진행성 대장암인 경우에는 수술 방법에 관계없이 보존항암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폐쇄성 좌측 대장암의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장기 종양학적 결과를 비교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자, 성향점수분석을 적용해 편향을 최소화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오흥권 교수는 “과거에는 장폐색을 동반한 대장암 환자는 장 청소를 하지 못한 채 응급으로 절제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하지 못하고 추후 항문 복원술을 또 다시 시행하는 등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야 했다”며, “또한, 장이 부풀어 오른 상태라 시야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개복술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하지만 스텐트 삽입술을 먼저 시행하게 되면 우선 장을 넓혀 배변을 돕고 대장을 안정시킨 뒤에 안전한 정규수술을 할 수 있고, 이번 연구를 통해 복강경 수술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장폐색을 동반한 대장암에 대해서도 복강경 수술의 적용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