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성인봉] 대한민국 동쪽 끝. 화산섬 정상서 바라보니, 수평선이 그윽하구나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울릉도 성인봉(986m).

김정삼 여행전문가 | 기사입력 2022/08/10 [13:25]

[울릉도 성인봉] 대한민국 동쪽 끝. 화산섬 정상서 바라보니, 수평선이 그윽하구나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울릉도 성인봉(986m).

김정삼 여행전문가 | 입력 : 2022/08/10 [13:25]

 

▲ 깊고 푸른 바다, 울릉도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분당신문] 지난 7월 30일, 사동항 부근 KBS중계소가 들머리. 불볕이 쏟아지는 한낮, 섬을 가로지르며 올랐다. 원시림에 들어서니 쭉쭉 뻗은 너도밤나무 아래, 관중 고사리가 푸르고 울창하다. 획수 많은 한자 지명, 울릉도(鬱陵島)를 실감한다. 

 

▲ 명산 순례를 구실로 여러 날 노숙하며 다녔다.

 

고사리 언덕을 갈짓자로 한참 오르면 산중턱에 팔각 정자가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정자부터 산마루까지 1.3km. 초록 물결이 이는 섬조릿대, 섬단풍나무가 살갑다. 화산섬 세월을 겪은 희귀식물.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하다. 

 

▲ 화산섬 세월을 겪은 희귀식물.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하다.

 

길잡이개 ‘솔’은 참나물 깔린 땅서 뒹굴고, ‘산’은 하트 모양의 돌을 발견해 득의양양. 

 

산꼭대기 성인봉 정상석에 휘갈긴 글씨가 자유롭다. ‘한없이 크고 넓은 바다를 본 자, 누구나 성인(聖人)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듯, 그걸로 넉넉한 산행. 

 

▲ 약 250만 년 전 뜬 울릉도는 해산 산맥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밑동이 굵은 나무 한 그루가 벼락을 맞았는데, 이파리가 살아있어 신기하구나.  

 

나리분지 방향으로 하산을 하는 데, 길고 긴 계단길. 다행히 성인수, 신령수 약수터서 목을 축인다. 물맛은 천하일미. 제주 삼다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 우산국박물관

 

내려가는 길에 분지를 조망하는 장소가 있다. 화산이 무너져 내려 생긴 약 60만 평의 분지가 장관. 용암이 분출된 분화구, ‘어린왕자의 모자’처럼 우뚝 솟은 알봉이 눈에 띈다.  

 

▲ 바다가 보이는 정자부터 산마루까지 1.3km. 초록 물결이 이는 섬조릿대, 섬단풍나무가 살갑다.

 

산행 끄트머리는 산중턱서 본 나리분지 평야. 옛 사람이 살던 투막집도 있고, 알봉 순례, 깃대봉 가는 길이 이어진다. 깃대봉을 가는 20대 청년, 태극기 복장이 요란해  ‘산’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산행 끄트머리는 산중턱서 본 나리분지 평야. 옛 사람이 살던 투막집도 있다.

 

도동항 방향으로 내려오니 차가 기다리고 있다. 섬을 가로지르느라 정상에서 반대편 산객에게 차 열쇠를 맡겼는데, 산행 끝길에 마중 나왔다. 성인봉에 들어, 다들 성인이 된 덕분 아닌가. 

 

▲ 화산이 무너져 내려 생긴 약 60만 평의 분지가 장관. 용암이 분출된 분화구, ‘어린왕자의 모자’처럼 우뚝 솟은 알봉이 눈에 띈다.

 

점심 요기는 분지 근처 나물 맛집. 울릉도 특산 부지깽이, 삼나물로 만든 산채 비빔밥과 오징어 산채전을 시켰는데, 맛있더라. 

 

▲ 산꼭대기 성인봉 정상석에 휘갈긴 글씨가 자유롭다.

 

산행 며칠 뒤 알게 됐다. 바닷속 3천여 미터에 달하는 해산이 돌출돼 성인봉이 생겼고, 약 400만 년 전 독도 화산활동을 시작으로, 약 250만 년 전 뜬 울릉도는 해산 산맥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명산 순례를 구실로 울릉도에서 여러 날 노숙하며 다녔다. 독도, 독도박물관, 안용복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우산국박물관, 관음도, 거북바위, 내수전, 행남해안산책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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