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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 사망사건1 '자살동기를 찾을 수가 없다'경찰 '자살'로 내사 종결…온통 의문투성이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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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7  00: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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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신문] 지난 2011년 5월, 프로축구 ‘K리그’ 열기가 그라운드를 한창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인천 연고인 인천유나이티드 FC의 주전 골키퍼는 윤기원 선수(당시 23세)였다.

5월4일 윤 선수는 오전 훈련을 마치고 구단에 외출승인을 받은 후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선수단 숙소를 나선다. 구단 측은 5일 오후 8시까지 외출증을 끊었다고 확인했다. 윤 선수는 4일 점심에는 동료 선수들과 약속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불참한다. 동료에게 "약속에 못 나간다"는 전화도 하지 않았다.

평소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윤 선수인데, 약속을 앞둔 오전 11시45분에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 고 윤기원 선수의 빈소.(출처=유족 제공)
행방불명 후 시신으로 발견

그런 다음 오후 12시30분 이마트 연수점에 들른 후에는 행방불명된다. 윤 선수의 행방이 묘연하자 구단에서 백방으로 그의 소재를 찾았으나 모두 허사였다.

실종 2일 만인 6일 오전 11시50분쯤, 윤 선수는 서울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하행선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광장 주차관리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윤 선수는 승용차 운전석의 의자가 뒤로 젖힌 상태에서 몸은 창문 쪽을 향해 틀어 반쯤 옆으로 누워있었다. 조수석에는 3분의 1쯤 타다 남은 번개탄과 그 밑을 화로가 받히고 있었다. 뒷자리에서는 맥주 캔과 안주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 윤기원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서울 만남의 광장 하행선 주차장. 사람과 차량이 빈번한 곳으로 자살 장소로도 적합하지 않다. (출처=서초경찰서 촬영, 유족 촬영, 유족제공)
경찰은 자세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전신에서 특이할 만한 외상이 없었고,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82%로 나왔다”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추가로 통신수사 등을 진행했고, 윤 선수가 사망 전 노트북을 통해 포털사이트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을 검색한 기록이 있는 점과 사망하기 일주일 전 여자 친구에게 이별 통보 문자를 보낸 것 등을 감안해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윤기원 선수는 정말 자살한 것일까. 그의 사망 전후의 동선과 여러 기록들을 보면 온통 의문투성이다. 여기에 동료 선수들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타살’이 짙게 의심된다.

보통 자살자들은 죽기 전후에 ‘징후’와 ‘정황’을 남긴다. 윤 선수는 자살 징후나 정황이 없었다. 유서는 자살이나 타살로 결론짓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블랙박스에 비행기의 운항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듯이 자살자의 유서에도 자살 배경과 이유가 대부분 들어 있다. 하지만 윤 선수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 한마디 남기지 않고 떠났다.

2011년 7월27일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서장에게 윤기원 선수 사건의 검사 지휘내용에 대한 수사보고를 한다. 내사 종결의 이유로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유족 및 지인들은 변사자가 자살 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하고, 통신, 계좌 등 다각적으로 수사 한 바로도 자살과 관련 지을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노트북 인터넷 접속기록에 자살 방법을 검색한 점, 사망하기 일주일 전 여자 친구 안00에게 이별 통보 문자를 보낸 점이 확인되고, 변사자 부검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 외에 달리 타살 혐의점 없으므로 내사종결 하고자 합니다”라고 돼 있다.

경찰은 직접적인 자살 동기를 찾지는 못했으나 ‘여자 친구와 이별 통보’ ‘노트북 인터넷에서 자살 방법 검색’을 자살 정황으로 보고 있다. 필자가 윤기원 선수 유족과 대화하고, 이들이 남긴 기록, 윤 선수의 사망 전 행적을 봤을 때 직접적인 자살 동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갑작스런 자살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였다.

어버이날 선물로 아버지 와이셔츠 사놓고 기다려
윤 선수는 아버지 윤희탁씨와 어머니 옥정화씨 슬하의 1남1녀 중 막내다. 위로는 누나가 한 명 있는데 가족애가 남달랐다. 윤 선수 어머니가 남긴 책을 봐도 윤 선수 가족이 얼마나 화목했고, 가족 간 갈등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대학교 재학시절인 2009년 5월4일 윤 선수가 부모에게 쓴 편지를 보면 가족간의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 고 윤기원 선수가 2009년 5월4일 부모에게 보낸 편지.(출처=유족 제공)
윤 선수가 사망 직전 마지막으로 전화 통화한 사람도 아버지였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윤 선수는 아버지에게 줄 선물로 와이셔츠를 사 놓은 상태였다. 5월3일 오후 8시16분에 통화한 내용을 보면 아주 평범했다. 윤 선수는 “5월5일 포항경기는 못 가고 대전 경기는 출전할 것 같아요. 엄마랑 꼭 오세요. 아빠 그때 뵈어요”라고 말했다.

어버이 날인 8일 경기에 부모님을 만나기로 했고, 그때 아버지에게 와이셔츠를 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미 확고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주전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었다. 아주대를 졸업한 윤 선수는 2010년 1월 K리그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지명 받아 구단에 입단했다. 그해 11월7일 프로데뷔전을 치렀고, 그 후 주전 골키퍼(GK)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윤기원의 발견은 큰 소득이고 앞으로 기대해볼 만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도 한결같이 “기원이는 자살할 애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성문제도 없었다. 경찰은 윤 선수의 자살 정황으로 여자 친구와의 결별을 꼽았다. 윤 선수는 사망 전에 안 아무개씨와 잠깐 사귀었다가 헤어진 것은 사실이다. 경찰은 처음에는 여자 친구가 먼저 이별통보 했다고 설명하면서 여자문제가 극단적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닌지 의문된다고 말했으나 유족들이 안씨에게 확인해보니 먼저 결별을 선언한 것은 윤 선수였다. 경찰은 이를 거꾸로 얘기했던 것이다.

나중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은 최종 수사보고에서는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으로 바꾼 후 여전히 자살 정황의 하나로 적고 있다. 이에 유족들은 “억지로 짜 맞췄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터넷 접속한 시간 경찰 말과 자료가 달랐다, 왜?
경찰은 윤 선수가 사망 전 인터넷에서 ‘자살’과 관련한 것을 검색을 했다며 이것도 자살 정황으로 들었다.

윤 선수 부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경찰 자료(아래 왼쪽)를 보면 2011년 5월30일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이 경찰서장에게 보낸 '수사보고(디지털분석)'와 날짜가 불분명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에는 5월4일 오전 11시37분에 네이버에서 '연탄자살' '번개탄 자살'을 검색했다고 돼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경찰은 처음에는 윤 선수가 인터넷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로 검색했다고 한 날자를 4일 오후 3시20분이라고 말했었다.

   
▲ 고 윤기원 선수 선수시절. (출처=유족 제공)
윤 선수의 어머니는 “경찰이 처음 노트북에서 ‘자살’을 검색했다는 시간은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인 시간이다. 정확하게는 수원TG(톨게이트)를 통과하기 9분 전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운전자 본인이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니까 나중 자료에 노트북 접속 시간이 달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윤 선수의 옷차림에서도 자살자의 것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그가 4일 오전 숙소를 나갔을 때 파란색 후드 티와 회색 츄리닝을 입고 있었고, 슬리퍼를 신고 숙소를 나섰다.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는 것은 윤 선수가 시신으로 발견된 차량 운전석 바닥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한 것은 윤 선수가 양말을 신고 있었다는 점이다. 양말을 신고 슬리퍼를 신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윤 선수의 어머니는 “기원이는 집 앞 슈퍼를 나가도 운동화를 신고 나간다”고 했는데, 왜 양말을 신고 슬리퍼를 신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경찰은 이마트 연수점의 CCTV에 윤 선수 혼자 물건을 샀다고 했는데, CCTV는 공개하지 않고, 유족에게 보여주지도 않았다. 

이렇듯 윤기원 선수는 자살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우리 속담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윤 선수의 죽음이 바로 ‘아니 뗀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오른 격’이다.

윤기원, 그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
윤 선수 부모는 “내 아들 기원이는 정의롭고 반듯한 아이입니다. 절대 자살할 정도로 나약한 아이도 아니며, 그럴 이유가 없는 아이입니다. 기원이의 명예를 위해서 꼭 진실을 알게 해 주십시오. 내 자식이 어떻게 왜 세상을 놓아야만 했는지 그 이유는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윤기원 선수가 왜 죽었는지, 지금부터 ‘진실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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