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도구는 누가 샀나?

윤기원 사망사건 3 …번개탄과 화로는 어디서 구했나?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5/09/23 [10:50]

자살 도구는 누가 샀나?

윤기원 사망사건 3 …번개탄과 화로는 어디서 구했나?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5/09/23 [10:50]

[분당신문] 경찰이 윤기원 선수의 사망원인을 ‘자살’로 결론내린 것 중의 하나가 조수석에서 발견된 번개탄과 화로였다. 차량 뒷좌석에서는 번개탄을 포장한 것으로 보이는 뜯겨진 비닐봉지와 포장을 개봉하지 않은 번개탄 1개가 있었다. 윤 선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차량 안에서 발견된 ‘라이터’도 번개탄을 피우기 위해 산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후 관할 서초경찰서가 수사에 들어갔다. 통신, 계좌 수사 등이 진행됐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경찰이 자살 도구라고 밝힌 ‘번개탄’과 ‘불을 피운 화로’ 그리고 ‘라이터’의 출처였다. 앞서 <연재2>에서 살펴본 것처럼 경찰은 윤 선수가 숙소를 나와 이마트 연수점에서 캔맥주와 안주류를 샀다고 했다. 그것을 이마트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 윤기원 선수 차량 조수석에서 발견된 번개탄과 화로.
만약 경찰 발표대로 윤 선수가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 자살을 결심했다면 이마트에서 ‘자살도구’를 구입했어야 했다. 설사 다른 곳에서 구입했다면 영수증 같은 것이 남아있어야 하는데도, 어디에서도 자살에 사용된 도구를 산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윤 선수는 평소 물건을 사거나 주문한 후에 결재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했다. 현금을 충분하게 갖고 다니지 않았다. 앞서 <연재2>에서는 이마트에서 물건을 산 것이 윤 선수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윤 선수가 맞다고 해도 ‘2만790원’을 이미 현금으로 계산했다. 그렇다면 주머니에 현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자살도구 구입비용(약 1만5천원~2만원 정도)은 카드로 계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윤 선수의 카드거래내역을 살펴보면 4월 28일에 피자헛에서 결재한 것이 마지막이다. 또 윤 선수 명의의 은행 통장을 살펴보니 사건 전에 돈을 인출한 적이 없었다. 자살도구를 산 것이 윤 선수라는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이다. 경찰 수사 자료에도 “변사자가 작성한 유서와 번개탄을 구입한 장소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는 번개탄과 화로를 팔지 않았다.

윤 선수 어머니는 “죽으려고 각오한 사람이 이마트 물품을 산 흔적은 남기고, 번개탄을 산 영수증과 흔적을 없앴겠는가? 번개탄을 산 영수증이 없다는 것은 기원이가 구입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한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자살도구(번개탄, 화로, 라이터)는 윤 선수가 아닌 제3자가 구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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