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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선수는 어디에서 죽었을까?윤기원 사망사건 7…운동화 신을 겨를 없이 급박했던 상황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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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1  20: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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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신문] 눈에 보인다고 그걸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내 눈에 보이는 게 착시현상일 수 있고, 또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사건 현장을 보존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때문에 수사 중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작은 단서’라도 놓치면 안 되고,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수사의 기본이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은 의문점이 많은데도, 경찰은 억지로 짜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자살’로 결론지었다. 윤 선수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서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인 만남의광장이다. 경찰은 윤 선수가 이곳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자 생각은 다르다. 지난 6회 연재에서는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서 죽지 않았다는 것을 6가지 이유를 들어 경찰 수사를 정면 반박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윤 선수는 대체 어디에서 사망했느냐는 것이다. 오늘은 이 의문점을 풀어보자. 

   
▲ 윤 선수는 대체 어디에서 사망했을까? 그 의문을 풀어본다.
윤기원 선수는 2011년 5월 4일 오전 10시까지 오전 훈련을 마치고 외출증을 끊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은 5일 오후 8시까지 외출을 허락했다. 윤 선수 휴대전화의 전원이 꺼진 것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이다. 경찰은 4일 오전 11시 37분에 네이버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을 검색했다고 했으나, 이것은 기존의 말을 바꾼 것이어서 신빙성에 의문이다.

유족들에 따르면 경찰은 처음에는 윤 선수가 인터넷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로 검색했다고 한 날짜를 4일 오후 3시 20분이라고 말했었다. 이 시간에 윤 선수가 고속도로를 운행 중이라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에 경찰이 말을 바꾼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선수가 숙소를 나가기 전에 ‘자살’을 결심했다는 것인데, 그런 사람이 츄리닝에 슬리퍼를 신고 나갔을까. 윤 선수는 평소 집 앞 슈퍼를 가더라도 운동화를 신고 갈 정도로 깔끔한 성격이었다. 만약 자살을 결심했고, 축구선수의 모습으로 죽고자 했다면 평소 자신이 즐겨 입었던 축구 유니폼을 입고, 신발은 축구화를 신었을 것이다.

그런데 윤 선수의 마지막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숙소에서 입던 츄리닝에 흰색 양말을 신었다. 신발은 축구화나 운동화 대신 슬리퍼를 신었다. 이것으로만 보면 참 우스꽝스런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단서를 찾을 수가 있다.

윤 선수가 양말을 신었다는 것은 운동화를 신으려고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양말에 슬리퍼를 신은 것은 당일 운동화를 신지 못할 급박한 상황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여러 정황을 보면 윤 선수는 휴대전화가 꺼진 11시 45분부터 자기 판단에 의한 행동을 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 윤 선수를 급하게 불러 운동화를 신을 겨를도 없이 숙소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간 것이다. 

더욱이 이날 점심에 윤 선수는 동료 선수들과 약속이 있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약속에 나가지 못했다면 사전에 “약속에 못나간다”는 전화라도 했어야 한다. 자살을 결심했다면 그게 동료 선수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그런데 윤 선수는 약속에 나가지도 못했고,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의문의 '이마트 현금 영수증'  

경찰은 윤 선수 승용차 뒷좌석에서 나온 ‘이마트 현금 영수증’을 갖고,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CCTV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상 속에는 윤 선수가 혼자 물건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실제 윤 선수가 이마트에서 물건을 샀는지, 아니면 혼자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경찰의 말이다. 왜냐면 유족이 동영상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경찰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윤 선수가 혼자 물건을 사는 모습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는데도, 경찰은 자신들의 말을 믿으라고 하면서도 정작 증거(CCTV)는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실제 윤 선수가 이마트에서 물건을 샀는지, 아니면 혼자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경찰의 말 뿐이지,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윤 선수는 평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했는데도, 이날은 어쩐 일인지 ‘현금’을 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현금 영수증’까지 받아간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누군가 일부러 흔적을 남기려고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금토TG-만남의광장까지 '5시간의 공백'   

윤 선수가 자살로 결론이 난 후 부모는 하이패스 카드를 통해 아들의 동선을 확인했다. 윤 선수의 차량은 4일 오후 1시 35분에 인천 톨게이트(TG)를 통과한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오전 11시 45분에 숙소에서 나왔다고 치면 1시간 50분 동안 인천지역에 있었다는 것이 된다. 

만약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간 것이 사실이라고 하면 12시 30분에 계산을 했으니 최소 1시간 동안 인천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 윤 선수가 승부조작 세력에 타살됐다면 승부조작에 동의하라는 협박을 받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윤 선수의 차량은 다시 서울 외곽 순환도로를 진입한 후 오후 3시 29분에 수원TG를 통과한다. 인천TG에서 수원TG까지의 거리는 54.3km이며, 정체되지 않을 경우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면 윤 선수 차량은 54분 동안 특정 지역을 이동했다고 봐야 한다. 

윤 선수 차량이 경수고속도로 서수지TG를 통과한 것은 오후 5시 42분이다. 수원TG에서 서수지TG까지는 8.97km로 평소 12분이면 닿는 곳이다. 윤 선수가  2시간10분 정도 수원에서 뭘 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수원TG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 금토TG를 통과한 것은 5시 43분인데, 평소 6~7분 걸리는 거리를 1분42초 만에 통과했다. 이건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다. 하이패스 카드로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윤 선수 차량은 왜 이렇게 들쭉날쭉한 동선으로 서울 만남의광장까지 왔을까.

금토TG에서 만남의광장까지는 약 15분이 걸린다. 그런데 윤 선수의 차량은 곧바로 만남의광장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만약 금토TG에서 곧바로 왔다면 진입시간은 오후 5시 58분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선수의 차량이 서울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것은 4일 오후11시 2분이다. 이걸 그대로 믿으면 윤 선수가 금토TG를 통과해 만남의광장에 진입할 때까지 5시간의 공백이 생긴다.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시간, 여전한 의문

하지만 경찰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의 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 선수의 차량이 광장에 진입한 시간대를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만남의광장 CCTV는 밤에는 차종, 색상 등을 전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경찰은 해당 CCTV를 보여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묵살하고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더욱이 이것을 폐기까지 했다.

때문에 경찰의 말을 액면가로 믿을 수가 없다.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정확한 시간을 확인해 줄 증거가 전혀 없는 것이다. 경찰이 밝힌 시간으로 보면 윤 선수의 차량은 최초 주차관리원에게 발견될 때까지 광장 주차장에 무려 34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다.

이렇게 오랜시간 동안 광장에 주차돼 있었다면 벌써 발견됐어야 맞다. 좀 과장하면 발견되지 않을 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적기 때문이다. 이것은 윤 선수의 차량이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면 윤 선수 차량은 금토TG에서 만남의광장에 진입할 때까지 상당기간을 특정지역에 주차돼 있었다는 것이 된다. 윤 선수 시신의 부패 상태 등으로 봐서 인천TG를 벗어난 후 만남의광장에 진입하기 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 윤 선수 시신의 부패 상태 등으로 봐서 인천TG를 벗어난 후 만남의광장에 진입하기 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차량의 종류, 색상, 운전자를 알아볼 수 없는 밤 시간대에 만남의광장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랬다면 윤 선수 차량이 실제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시간대는 5일 밤에서 6일 새벽사이가 된다.  
 
경찰은 윤 선수가 4일 23시 7분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차량에서 내렸다 탔다고 했는데, 앞서 말했지만 휴게소 CCTV는 차량의 차종, 색상도 구분하지 못하는 화질이다. 이런 CCTV가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고, 비닐봉지의 색상까지 구분한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더욱이 윤 선수 차량이 있던 곳은 CCTV에 노출되지 않는 사각지대였다. 결과적으로 경찰의 말은 거짓말었던 셈이다. 

윤 선수 차량이 움직였다고 해서 운전자가 '윤기원 선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차량 이동경로는 하이패스 카드를 통해 확인됐지만 운전자가 윤 선수였다는 CCTV 등의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기록에도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없다.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 들어오기 전에 타살됐다면 윤 선수가 아닌 제3자가 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윤 선수 부모는 나중에 선수단 숙소에서 만남의광장까지의 방범용 CCTV와 교통수집 CCTV의 자료 정보공개를 신청했지만, 6개월 이상의 자료는 보관하지 않아 아들의 자세한 동선 확인이 불가능했다. 조금만 더 일찍 신청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 선수 차량 내부의 상황을 보면 여러 이상한 점이 눈에 띤다. 이것을 보면 윤 선수가 이 차량 안에서 죽었다고 단정할 수 없가 없다. 윤 선수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동료 선수의 증언도 있었다.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는 이후 연재에서 자세하게 다루기로 한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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