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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선수는 언제 죽었을까?윤기원 사망사건8 … 시신의 상태가 진실을 말한다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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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9  08: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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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나 국과수에서 시신의 체온을 측정해 사망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다면 이 사건의 진실에 훨씬 다가갔을 것이다. 베일에 가려진 윤기원 선수의 사망 시간을 언제일까?
[분당신문] 변사 사건이 발생하면 관할 경찰서 과학수사계와 강력계 형사들이 현장에 출동한다. 이들은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쳐서 제3자의 접근을 통제하고, 현장을 훼손하지 않은 채 증거들을 수집한다.

현장과 소지품의 상황, 사체 현상(체온측정, 신체 각 부위의 오염 손상) 등을 자세히 감식하거나 관찰해서 자살과 타살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다. 미국 과학수사드라마 ‘CSI’에서 흔히 보여지는 장면이다.

이것은 변사자의 사망원인을 밝히는데 아주 중요하다. 만약 변사자가 타살됐다면 흉기의 종류, 범행수단과 방법 등을 판단 할 수 있다. 앞서 연재에서 경찰은 차량 내부의 지문과 DNA 감식을 하지 않았다며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찰이 놓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실무지침에도 언급돼 있는 변사자의 ‘체온’을 측정하지 않았다. 국과수 검안서를 봐도 체온을 측정했다는 내용이 없다. 변사자의 사망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체온측정은 기본인데도 경찰과 국과수는 이를 간과했다. ‘직무 태만’에 해당한다.

윤 선수 차량에서 화로로 사용한 석쇠와 타다 남은 번개탄이 나왔다고 ‘번개탄 자살’로 단정하는 것은 크나 큰 오류다. 사건은 눈에 보이는 ‘선입감’으로 판단하면 엄청난 자기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경찰이나 국과수에서 시신의 체온을 측정해 사망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다면 이 사건의 진실에 훨씬 다가갔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망시간을 무시한 채 그냥 지나가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다른 방법의 접근을 통해서도 사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부터 필자가 베일에 가려진 윤기원 선수의 사망 시간을 특정해 보려고 한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서다. 

만남의광장 진입 이전에 타살가능성 높아

여러 정황으로 보면 윤 선수 차량이 서울 만남의광장에 들어온 것은 5월 5일 밤에서 차량이 발견된 6일 새벽이다. 좀 더 좁혀보면 5일 오후 10시부터 6일 오전 6시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한 근거는 ‘연재6’을 보면 된다. 그리고 필자는 ‘연재7’에서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람이 죽으면 시신에는 크게 두 가지의 변화가 일어난다. 사망 즉시 ‘호흡정지-혈액순환 정지-혈색 창백-근육 이완(눌린 곳의 근육이 납작해짐)-눈의 변화(동공이 커진 상태에서 빛에 반응하지 않음)’다. 그 뒤에 2차 변화가 일어나는데, ‘시반-시강-체온하강-건조-부패(자가 분해, 세균에 의해)’가 진행된다.

생체 방어기전이 파괴되면서 육체가 썩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살아 있을 때도 많은 세균이 존재다. 사망 이후에는 대장에 생리적으로 존재하던 세균과 입이나 코, 귀, 눈과 같이 평소에 습기에 젖어 있는 부위나 기도에 붙어 있던 세균이 번식해 조직 안으로 뚫고 들어간다.

   
▲ 사람이 죽으면 시신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윤기원 선수의 시신도 이런 변화를 거쳤다. 국과수 ‘부검 감정서’를 보면 “키가 약 189cm, 몸무게가 약 79kg인 남자의 시체로, 시강은 소실되었고, 시반은 얼굴, 가슴, 배 등(왼쪽)에서 선홍색으로 나타난 것을 보며, 배와 왼 허리부위에서 부패 변색을 봄”이라고 나와 있다. 이것으로도 윤 선수가 사망한 지 대략 얼마쯤 지났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시반’이란 사후에 시체의 피부에서 볼 수 있는 검붉은 점을 말한다. 윤 선수는 얼굴, 가슴, 배, 등(왼쪽)에서 시반을 보였는데 색깔은 ‘선홍색’이었다. 일산화탄소 중독자에게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색이다. 윤 선수의 경우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82%로 나왔다. 시반은 사후 30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3시간이 지나면 점 모양으로 나타난다. 옅은 자줏빛 반점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이것이 융합돼 넓고 짙은 자줏빛이 된다. 

 ‘시반’ 다음에 오는 현상이 ‘시강’이다. 사망 후 근육이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소실’됐다는 것은 근육이 완전히 굳은 상태라는 뜻이다. 윤 선수처럼 죽기 직전 근육을 고도로 사용한 사람은 경직이 강하게 일어난다. 시강 순서는 대부분 약관절 및 경부관절에서 시작돼서 몸통, 상지, 하지로 진행한다. 윤 선수의 시신은 시반과 시강단계를 지나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신의 상태가 진실을 말한다

그럼 윤기원 선수는 언제 사망했을까. 윤 선수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5월 4일 오전 11시 45분부터 승용차 안에서 변사체로 최초 발견된 6일 오전 9시 36분까지 걸린 시간은 약 46시간이다. 윤 선수가 이 사이에 사망한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게 언제냐의 문제다.

국내 법의학에서도 사후경과시간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근거의 핵심이 되는 사후변화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망 당시의 기후조건, 사망 장소, 변사자의 복장 등에 따라 변수가 생긴다. 이런 것을 감안하고, 윤 선수의 사망 추정시간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시신은 말은 못해도 많은 정보를 전해 준다는 사실이다. 시신의 상태와 부패 정도를 통해 윤 선수의 대략적인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혈액이 가라앉으며 시신 아래쪽에 생기는 시반(검붉은 점)의 크기, 시신이 굳어져 가는 사후경직 순서를 봐도 사망시간을 알 수 있다.

시반은 사후 15∼24시간이 경과할 무렵 가장 심한데. 윤 선수의 경우 얼굴, 가슴, 배, 등쪽에서 시반현상을 보였다. 이는 사실상 전신에서 시반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를 근거로 보면 사망한 지 최소 24시간은 지났다는 계산이 된다.

윤 선수의 시신은 발견 당시 시강이 완전히 소멸됐다. 참고로 시강의 시간대는 기후 등에 따라 다르다. 최고조에 달했던 시강은 여름 24-36시간, 가을 48-60시간, 겨울 3-7일 정도면 소실된다.

윤 선수의 시신은 발견 당시 이미 시반-시강을 거쳐 ‘부패 단계’에 이르렀다. 국과수 감정서에는 “배와 왼쪽 허리부위에서 부패 변색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는 여러 변수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날씨는 시신의 부패에 큰 영향을 준다. 
 
   
▲ 윤 선수가 인천의 선수단 숙소를 나와 변사체로 발견될 당시의 서울의 날씨는 5월4일(구름조금, 21℃), 5일(구름많음, 22℃), 6일(구름조금, 20℃)였다.
윤 선수가 인천의 선수단 숙소를 나와 변사체로 발견될 당시의 서울의 날씨는 5월4일(구름조금, 21℃), 5일(구름많음, 22℃), 6일(구름조금, 20℃)였다. 이것은 같은 해 10월의 같은 날짜와 비슷한 날씨였다. 시신이 빨리 부패할 날씨는 아니었던 것이다.

아래는 하이텔 법촌 동호회에서 ‘종합적인 시신의 사후 경과시간’을 정리한 것인데, 시신 상태를 통해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1. 1시간 내외 : 시반은 약간 나타나나 시체 경직이 아직 없는 정도.
2. 2~3시간 내외 : 시반은 경미하고 시체경직이 턱 관절이나 경추 관절(목)에만 존재.
3. 4~5시간 내외 : 시반이 전위되고 시체경직이 상지관절에 나타나며, 인공적으로 경 직을 소실시키면 재경직이 일어남.
4. 7~8시간 내외 : 시반 및 시체경직이 강하고 시반이 압력에 의해 퇴색하지 않으며   경직이 하지관절까지 진행.
5.10~12시간 내외 : 시간 및 시체경직이 현저하고 손가락 관절에도 경직이 나타나며, 각막이 안개처럼 혼탁 되었을 때.
6. 24시간 내외 : 각막은 혼탁되어 있으나 동공은 투명, 복벽에 부패성 변색이 나타나고 입, 코, 눈 등에 파리 및 구더기가 생겼을 때.
7. 36시간 내외 : 약 관절(턱)의 경직이 풀어지기 시작함.
8. 48시간 내외 : 각막이 불투명하고, 하지의 경직이 풀어지기 시작할 때.
9. 2~3일 내외 : 배꼽 주위 및 사타구니의 피부가 부패로 변색되고 여러 곳에 부패(수)포가 생김.

최초 발견되기 24~36시간 사이에 사망한 듯

윤 선수는 시신은 발견 당시 완전히 굳어 있었으며 경직에서 풀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를 근거로 보면 발견되기 최소 24~35시간 전에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윤 선수는 5월4일 오후 9시~5월5일 오전10시 사이에 사망했다고 볼 수 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내역으로 동선을 파악해 본 결과 윤 선수는 4일 오후 5시 43분에 금토TG를 통과했다. 실제 차량을 윤 선수가 운전했다면 이때까지는 살아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 이후 윤 선수는 누군가에게 타살됐고, 만남의광장 CCTV가 차량을 분간하지 못하는 5월 5일 밤에서 6일 새벽사이에 광장으로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윤 선수가 이미 살해된 상태에서 광장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경찰은 휴게소 CCTV를 통해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만남의광장에 설치된 CCTV는 야간에는 차량의 종류와 색상을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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