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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윤기원 사망사건9… 윤 선수 시신 발견을 미리 예지한 경찰?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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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1  08: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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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신문] 2011년 5월 6일 오전 11시 30분, 윤기원 선수 아버지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거주하는 아파트 관리실이었다. “삼방파출소에서 세대주 윤희탁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부탁한다는 연락이 왔는데, 알려줘도 되냐”는 것이었고, 윤 선수 아버지는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 2011년 5월 6일 오전 11시 30분, 윤기원 선수의 아버지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으로 기사와 관련이 없음.)
그런데 이게 단순한 전화가 아니었다. 서울 서초경찰서-김해 삼방파출소-아파트 관리실로 이어지는 루트를 통해 윤 선수 아버지까지 온 것이었다. 이렇게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에 역순으로 번호가 건네졌고, 얼마 뒤 서초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윤 선수의 아버지에게 아들이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은 이렇게 전해졌다. 더욱이 ‘자살’이란다. 윤 선수 어머니가 쓴 책에는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기원이가 이 세상을 떠났다고 연락이 왔어.”
“뭐라고요? 우리 기원이가 뭘 어찌했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마음 놓지 말고 정신 차리고 있어. 나도 집으로 곧 갈테니…….”
“누가 그래, 누가 그러냐고요?”

나는 온몸에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실감하며 남편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수만 볼트의 전기가 온몸에 흘렀다. 옆에서 듣고 있던 친구가 나를 부둥켜안고 통곡하며 울부짖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있나?”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 아들이 왜?”
“왜? 왜? 무엇 때문에? 어째서? 어째서? 이건 거짓말이다. 다 거짓말이야.” 

믿기지 않은 악몽은 현실이 됐다. 윤 선수 가족의 시간도 그날 멈춰버렸고, 평온했던 일상, 단란했던 가정의 행복도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관리실에서 전화가 걸려온 ‘11시30분’은 예사로운 시간이 아니다. 왜냐면 5월 18일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이 서장에게 보고한 ‘수사보고’ 내용을 보면 서울 만남의광장 주차관리원이 윤기원 선수 차량의 조수석에 화로와 타다 남은 번개탄이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한 시간은 5월 6일 오전 11시 43분이다. 119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11시 49분이었고, 4분 뒤인 11시 53분에 닫힌 차량의 문을 열었다. 서초경찰서 형사들은 119보다 20분이 늦은 오후 12시 9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 경찰의 '수사보고'에는 119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11시 49분이었고, 형사들은 이보다 늦은 오후 12시 9분쯤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나온다.
뭔가 이상하다. 서초경찰서에서 김해 삼방파출소로 윤 선수 아버지의 전화번호를 물어봤고, 파출소는 다시 아파트 관리실을 통해 윤 선수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시간상으로는 ‘오전 11시 30분’이다. 그런데 이때는 주차 관리원이 119에 신고하기 이전이다.

서초경찰서는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되기 이전에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어찌된 영문일까? 경찰에 따르면 앞서 말한 상황은 만남의광장 CCTV에 녹화되었다고 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경찰은 어떻게 유족 전화번호를 수소문하고 있었던 것일까?

경찰이 윤 선수 부모 휴대전화 번호를 수소문한 것은 11시 30분이고,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것은 12시 9분이었다.

서초경찰서 형사들은 과거를 보는 초능력자들이란 말인가. 이게 사실이면 경찰은 윤 선수가 시신으로 발견될 것을 미리 알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윤기원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차량 안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라는 신분증과 휴대전화가 있었다. 휴대전화(아이폰)에 ‘아빠’ ‘엄마’로 부모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었기 때문에 굳이 삼방파출소-아파트 관리실을 통하지 않더라도 연락처를 확보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윤 선수 휴대전화가 잠금 상태라고 해도 인천 구단에 물어보면 금방 부모 연락처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돌고 돌아서 힘든 경로를 통해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윤 선수 부모 말대로 차량 내부만 확인해도 단번에 알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 경찰이 적은 119 출동 시간대와 경남 김해소방서장이 발급한 ‘구조 구급증명서’에 나온 시간이 다르다.
경찰이 적은 119 출동 시간대와 경남 김해소방서장이 발급한 ‘구조 구급증명서’에 나온 시간대도 다르다. 경찰은 119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을 11시 49분으로 적고 있으나,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시간이 11시 50분이고, 현장에는 11시 54분에 도착했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 간 5분간의 차이가 난다.

그렇다 해도 의문이 떨쳐지지 않는다. 경찰은 어떻게 윤 선수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수소문 했던 것일까? 어떻게 윤 선수가 시신으로 발견될 것을 미리 알았던 것일까? 여기에 ‘검은 흑막’은 없는 것인지 깊은 의문을 품어본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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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원 선수 사망, 윤기원, 인천유나이티드, 김해소방서, 서초경찰서, 119, 구급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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