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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만남의 광장' 미스터리윤기원 사망사건 10… ‘왜 하필 이곳에서…?’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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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30  08: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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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신문] 윤기원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장소는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12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광장’ 주차장이다. 이 대목에서 누구라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왜 하필 이곳에서…?’라며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윤 선수가 머물던 인천 유나이티드FC 선수 숙소에서 서울 만남의광장까지는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아무런 연고도 없고, 사람이 북적이는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와서 자살했다는 것에 의아할 따름이다. 필자가 이전의 사례를 찾아봤더니 서울 만남의광장에서 자살했다는 기록이 없었다.

더구나 윤 선수가 이곳에 오기까지의 과정도 아주 불규칙하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2011년 5월4일 오전 11시45분부터 금토TG까지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6시간이다.

   
▲ 윤 선수가 머물던 인천 유나이티드FC 선수 숙소에서 서울 만남의광장까지는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린다.
더욱이 금토TG에서 만남의광장까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바로 들어오지 않고 약 6~30시간이 지난 뒤에야 들어왔다. 4개 톨게이트(TG)를 통과한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인천의 선수단 숙소에서부터 자살을 결심하고 나왔다면 이런 불규칙한 동선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만남의광장 진입 전 타살가능성 높아

경찰은 윤 선수가 자가 운전해서 이곳까지 들어왔고, 그 증거로 휴게소 건물에 있던 CCTV를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윤 선수가 광장에 진입한 시간과 CCTV와 관련해서 말을 바꿨다. 또 경찰이 말한 휴게소 CCTV는 윤 선수가 진입했다고 말한 시간에는 차량의 종류와 색상 등을 전혀 알아 볼 수 없었다. 운전자가 누군지 아예 분간이 안 된다. 더욱이 윤 선수의 차량이 주차돼 있던 곳은 CCTV 사각지대였다.

사정이 이런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은 거짓말을 했다. 유력한 증거물이라고 하는 CCTV를 공개하지 않고 폐기함으로써 스스로의 증거를 무력화시켰다. 경찰은 나중에 이 CCTV가 증거물로 유효하지 않아 폐기했다고 했다. 이것에 대해서는 추후 연재에서 집중 다루기로 한다.

지금까지 9회에 걸친 ‘연재’에서 알 수 있듯이 윤 선수는 만남의광장에 진입하기 전에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윤 선수의 사망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 그렇다고 윤 선수가 자살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왜냐면 일산화탄소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신은 말은 못하지만 본인의 죽음과 관련해 ‘정보’를 주고 ‘진실’을 남긴다. 윤 선수 시신의 상태, 즉 시반-시강(사후경직)-부패 등이 대략의 사망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시신 상태로 보면 사망시간은 발견되기 24~35시간 전으로 특정할 수 있다.

윤 선수가 실종됐던 5월 4일 오후 9시~5월 5일 오전 10시 사이가 된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내역으로 동선을 파악해 본 결과 윤 선수는 4일 오후 5시43분에 금토TG를 통과했다. 윤 선수가 실제 차량을 운전했다면 이때까지는 살아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윤 선수 차량의 이동구간에 있는 CCTV를 통해 확인이 가능했을 텐데 경찰이 공개한 자료 어디에도 이런 내용이 없다. 윤 선수 부모도 선수단 숙소에서 만남의광장까지 방범용 CCTV와 교통수집 CCTV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보관기간 6개월이 지나 확인이 불가능했다.

금토TG에서 사라진 후 6~30시간 만에 나타나

그렇다면 윤 선수 차량은 금토TG를 통과한 뒤 만남의광장에 들어올 때까지 어디에서 있었던 것일까. 서울 만남의광장은 양재대로에서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램프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윤 선수의 차량이 ‘금토TG’를 통과한 후 서울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양재 나들목에서 사라졌을 확률이 높다.

또 상당시간이 지나서 만남의광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다른 장소에 주차해 있었다는 것이 된다. 나들목 주변에는 여의천, 시민의 숲, 염곡사거리,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한국화물트럭터미널 등이 있다. 윤 선수 차량(흰색 SM5)을 본 목격자가 나타난다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경찰은 윤 선수 차량이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시간을 처음에는 5월 5일 밤 11시 46분이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4일 밤 11시 2분으로 말을 바꿨다. 시간으로 따지면 무려 24시간이나 들쭉날쭉 차이가 난다. 과학수사를 한다는 경찰에서 이런 시간의 차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경찰이 최초에 밝힌 대로 윤 선수 차량이 5일 밤에 만남의광장에 진입했다면 금토TG를 통과한 후 약 5시간, 4일 밤에 들어왔다면 약 30시간의 공백이 생긴다. 윤 선수 시신의 부패 상태 등으로 봐서는 4일에 양재 나들목 인근의 장소에서 살해된 후 5일 밤과 6일 새벽 사이에 만남의광장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 사진에서 보듯이 차선과 차선 사이에 걸쳐진 모습이다. 이런 주차는 일부러 하지 않고는 연출하기도 힘들다.
물론 윤 선수가 선수단 숙소에서 나와 금토TG까지 오는 사이에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세한 사망시간은 경찰과 국과수가 시신의 체온 측정을 하지 않아 알 수가 없다.

필자가 의문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만남의광장은 ‘자살’ 장소로도, ‘타살’한 시신을 유기하는 장소로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살하기에는 너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또 타살한 시신을 유기하는데도 위험부담이 따른다. 아무래도 외진 곳 보다는 범행이 탄로 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윤 선수의 승용차는 만남의광장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비정상적인 주차에서 드러나는 단서

필자는 사건 자료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랬더니 윤 선수의 차량이 주차돼 있던 사진에서 단서를 찾을 수가 있었다. 경찰이 최초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입수해 보니 윤 선수 차량은 휴게소 건물을 마주보고 하행선 부산쪽을 향해 주차돼 있었다. 그런데 필자의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윤 선수 차량이 주차된 위치다.

윤 선수 차는 고속도로와 경계인 화단 쪽으로 3분2 정도 차선이 비켜나 있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차선과 차선 사이에 걸쳐진 모습이다. 이런 주차는 일부러 하지 않고는 연출하기도 힘들다.

경찰에 따르면 처음 차량이 발견됐을 당시 윤 선수의 차량 앞뒤에는 화물차가 주차돼 있었다. 이것은 윤 선수가 이곳에 어떻게 옮겨졌는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주차는 두 가지 가능성을 말해준다. 차량을 주차할 당시에 상당히 다급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화단 쪽으로 차를 바짝 대놓고 주차했다는 것은 윤 선수의 시신이 승용차에 있지 않고, 누군가 차를 주차시킨 후 다른 차량에서 옮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시신이 만남의광장으로 옮겨진 3가지 추리

그렇다면 누가 무슨 의도로 윤 선수 시신을 이곳으로 옮긴 것일까? 윤 선수가 타살됐다는 전제하에 보면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윤 선수가 타살이 아닌 ‘자살’로 위장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이 깔린 계획적인 선택이다. 보통 자살자들은 자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을 선택하면서도 죽은 뒤에는 시신이 발견될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한다.

실제 차량 안에서 번개탄이나 연탄 등을 이용해 자살했거나 시도한 경우엔 한적한 도로, 도로와 인접한 야산, 차량이나 인적이 많지 않은 주차장 등이 자살 장소로 이용됐다. 지난 7월 18일 자살로 발표된 국정원 직원은 평소 자주 가던 낚시터 인근 야산 중턱을 선택했다.

만약 윤 선수가 공공장소인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고, 인적이 드문 장소였다면 오히려 타살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라는 것 때문에 의문점이 없지 않았으나, 오히려 여론을 잠재우는 카드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둘째, 수사를 맡은 경찰의 이상한 태도다. 앞서 말했지만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제기되고, 여러 의문점이 있는데도 이것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만남의광장 CCTV를 유력 증거물로 내세우면서 정작 CCTV를 공개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증거물로 유효하지 않다며 폐기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추후 다시 자세하게 짚겠지만, 이런 정황으로만 보면 경찰과 윤 선수를 살해한 모종의 세력간의 ‘유착 관계’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찰이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유족들이 제기하는 합리적인 의문점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수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로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윤 선수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후 시간끌기를 하며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다. 이런 경우 만남의광장을 선택한 것은 이곳의 CCTV가 야간에는 차량이나 운전자를 식별하지 못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차량과 시신의 유기 장소로 차량과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선택했을 리 만무하다. 굳이 이런 공공장소를 선택한 것은 자살로 위장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봤다는 의미다. 물론 이 세가지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추론이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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