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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드러난 ‘CCTV 동영상' 실체윤기원 사망사건15…경찰이 직접 해명해야 할 때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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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4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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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신문] 고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수사보고서를 보면 두 곳의 CCTV(폐쇄회로)가 등장한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이마트 연수점’과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 두 곳의 CCTV를 통해 윤 선수의 행적을 파악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윤 선수의 자살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물로 제시했다.

   
▲ ‘이마트 CCTV’는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의 중요한 열쇠다.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이 서장에게 보고한 ‘수사보고(검사지휘내용)’를 보면 당시 담당 검사는 “변사장소의 CCTV 등을 확인하라”고 한 내용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초경찰서는 검사의 지휘내용를 수사했다며 ‘만남의광장 CCTV’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2011년 5월 4일 23시 02분경 변사자의 차량이 만남의광장 도착하여 같은 날 23시 07분경 검정색 비닐봉지를 들고 차량에서 내린 후 23시 08분경 다시 차량에 탑승한 이후부터 발견이 될 때까지 차량 내에서 이동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 된다”고 적고 있다.

이마트 CCTV에 대해서도 “변사자가 사망하기 전 이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한 사실과 관련 동영상 확인 하였더니, 당일 혼자서 물건 값을 계산하였으며 동행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보고했다.

경찰의 이 보고서는 사실일까?

이마트 연수점 CCTV

이마트에 간 사람은 윤기원 선수였을까? 지금까지 유족들과 언론 등은 윤 선수가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선수 숙소에서 나와 이마트에 들러 물건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경찰이 이렇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선수가 이마트에서 혼자였다는 것도 순전히 경찰의 말에 따른 것이지 이에 따른 증거를 공개한 적이 없다.

사건 이후 유족들은 윤 선수가 찍혔다는 ‘이마트 CCTV’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꼭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윤 선수의 모습이 찍힌 동영상 캡처라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경찰은 “우리 말을 믿으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영상 공개를 거부했다. 계속해서 공개를 요구하자 나중에는 “없다”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부모가 자식의 모습이 찍힌 것을 보자는데 경찰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도 없고, 확인시켜주면 그만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살 사건’으로 처리하면서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할 필요도, 이것 때문에 괜한 의혹을 만들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마트가 군사시설도 아니고, 윤 선수가 물건을 사거나 계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혀 문제될 것도 없다. 그런데도 경찰은 필사적으로 CCTV를 공개하지 않았다. 유족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경찰이 뭔가 숨기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윤 선수 부모는 나중에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다. 그런데 경찰이 보낸 자료에는 이마트 CCTV 영상이나 캡처 이미지는 첨부하지 않았다. 이마트에 혼자 가서 물건을 산 증거라고 하면서 정작 그 증거를 남겨놓지도, 공개하지도 않은 것이다. 여러 정황을 보면 이마트에 간 사람이 윤 선수가 아니었거나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 경찰은 도대체 뭘 보고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지목했을까.
‘이마트 CCTV’는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의 중요한 열쇠다.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될 당시 승용차 조수석에서는 ‘이마트 현금영수증’이 나왔다. 여기에는 캔 맥주와 안주류 등을 사고 ‘2만790원’을 현금으로 계산했다. 이 영수증에 있는 술과 안주류 등은 윤 선수 승용차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윤 선수 차량에서 나온 술과 안주류와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갔다는 것의 연결고리는 바로 ‘현금 영수증’인 것이다. 그리고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갔다는 것을 이마트 CCTV를 보고 확인했다는 것이 경찰의 수사결과다.

만약 이마트 CCTV에 윤 선수가 아닌 제3의 인물이었다면 사건의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 ‘현금 영수증’ 또한 수상하다. 윤 선수의 평소 금융활동과도 너무 다른 것이다. 필자가 확인해보니 윤 선수는 평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했는데도, 이날은 어쩐 일인지 ‘현금’을 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계산대 점원에게 ‘현금 영수증’까지 요구해 받아간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혼자 마시고 먹기에는 술과 안주류가 많다. 캔맥주 6개와 안주류가 무려 5가지나 된다. 누군가 일부러 흔적을 남기려고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서울 ‘만남의광장’ CCTV

경찰은 윤 선수가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사실과 시간을 휴게소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직후 윤 선수 부모는 경찰과 함께 만남의광장에 갔었다.

윤 선수 아버지가 “운전석 CCTV 방향의 CCTV 상태는 어떠냐?”고 묻자 경찰은 “트럭과 트럭에 윤 선수 차가 있었으며 운전석 방향에는 (CCTV)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 운전석 상태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중에 수사결과에서는 “윤 선수가 비닐봉지를 타고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말 휴게소 CCTV를 통해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확인했을까? 지난 8월초 필자는 만남의광장을 현장 취재했다. 그곳에서 확인해보니 만남의광장 휴게소 건물 옥상에는 총 3대의 CCTV가 주차장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돔형이다. 장애인 주차구역, 입구쪽 그리고 출구쪽이었다. 부산 방향 쪽에는 주유소 쪽을 비추는 블릿형 CCTV 한 대가 별도로 설치돼 있었다.

   
▲ 경찰은 도대체 뭘 보고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지목했을까.
경찰이 유력한 증거로 언급한 CCTV는 휴게소를 마주 본 상태에서 진입로와 가장 가까운 입구 쪽 첫 번째 CCTV와 윤 선수 승용차가 발견됐던 휴게소 옥상에 설치된 세 번째 CCTV다. 윤 선수 승용차가 만남의광장에 진입한 시간은 한밤중인 밤 11시가 넘어서다. 

지난해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윤 선수 사건을 다뤘는데, 당시 제작진은 윤 선수의 차량이 진입했다는 비슷한 시간대에 휴게소 CCTV가 차종과 차량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는데, 전혀 알아 볼 수 없었다. 차량의 색상도 알 수 없을 정도의 화질이었으니 차량 번호판도 알 수 없다. CCTV상으로는 윤 선수의 차량이 실제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차종, 차량 색상, 번호판이 확인되지 않는데 주차장 쪽에 있는 CCTV가 윤선수가 검은 비닐봉지를 타고 내렸다는 것은 더더욱 식별이 안 된다. 더욱이 윤 선수 차량이 있던 곳은 CCTV 사각지대였다. 휴게소 건물 옥상에 달린 돔형 CCTV가 윤 선수 차량이 있는 곳까지 촬영하지 못했던 것이다. 

즉,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설치된 CCTV로는 윤 선수 차량 뿐 아니라, 윤 선수를 전혀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필자가 휴게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CCTV는 화질이 좋지 않고, 차종과 차량 판별이 어렵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지금의 CCTV 화질로도 판독이 안 되는데 약 5년 전에는 말할 것도 없다. 경찰은 도대체 뭘 보고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지목했을까.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결과적으로 경찰이 거짓말을 했고, 검사에게 올린 ‘수사보고’도 거짓이었던 것이다.

윤기원 선수 부모는 사건 이후 경찰에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찍혔다는 만남의광장 CCTV영상 공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영상 공개가 어렵다면 영상을 캡처해서 인쇄한 것이라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공개를 거부했다.

   
▲ 검찰과 서장에게 올린 ‘수사보고’에는 “CCTV를 유력증거물”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애매해서 증거자료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CCTV가 ‘증거력’이 없다는 것을 경찰이 스스로 인정했다. 지난해 윤기원 선수 부모는 아들의 사망관련 사건기록을 열람하기 위해 검찰에 갔다. 그랬더니 검찰은 “내사 종결돼서 경찰서로 넘어간 거 같다”며 “모든 수사 자료가 경찰에 있다”고 했다.

서초경찰서에 갔더니 “CCTV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아서 비공개 결정이 났다. 증거자료로 사용되면 검찰에 무조건 저장돼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애매했다. 그때 당시에는 수사결과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폐기됐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검찰과 서장에게 올린 ‘수사보고’에는 “CCTV를 유력증거물”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애매해서 증거자료로 사용되지 않았고, 수사결과에 영향이 없어 폐기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담당 경찰관의 말은 더욱 의아하다. '궁금한 이야기Y'와 통화한 담당 형사는 “CCTV 있어도 안 보인다. CCTV상으로는 멀리 있다. 차가 엄청 상상하는 거랑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담당 경찰관 조차도 CCTV가 윤 선수 차량이나 윤 선수 본인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까만 봉지를 들고 차에 오른 적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거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으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경찰은 왜 CCTV가 유력 증거물인 것처럼 ‘거짓 수사’ 보고서를 올렸던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해당 경찰서와 담당 경찰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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