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시인의 귀촌 특강’ 출간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6/02/03 [18:24]

‘명랑시인의 귀촌 특강’ 출간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6/02/03 [18:24]

[분당신문] 해마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2013년의 귀농·귀촌 가구수는 그 전년도에 비해 20퍼센트가 증가했고, 2014년에는 전년도보다 35퍼센트 이상 증가한 4만 5천여 가구에 이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각 지자체나 관련 단체도 박람회를 개최하거나 교육센터를 여는 등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준비 부족, 저소득, 농업 활동 부적응, 지역 주민과의 불화 등으로 인해 정착에 실패하고 도시로 재이주하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저자는 귀촌하려는 사람들, 시골생활을 꿈꾸면서도 선뜻 도시생활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귀촌 과정을 겪으면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

   
▲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 '명랑시인의 귀촌 특강'이 출간됐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시인(詩人)이기도 한 저자는 오래전부터 시골생활을 가슴에 품었으나, 생계와 아이들 교육, 새로운 환경 적응 등으로 고민하며 망설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귀촌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지금 살고 있는 이천의 시골마을에 집을 구하기까지 장장 9개월 동안 고생을 했고, 정착한 후에도 창호, 도배장판 등 집수리로 속을 끓이기도 했다.

잠시 동안 시골 정서에 적응하지 못해 동네사람들을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오해하며 이사를 잘못 왔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시골동네에 익숙해지자 도시에서 날마다 달고 살던 근심 걱정과 불안, 초조, 울음이 콧노래와 웃음으로 변해갔다. 이제는 하늘과 산, 꽃과 열매, 강과 들판을 보며 감탄하고, 사소한 것에도 웃음 짓고 어깨를 들썩이며 흥얼거린다.

이 책에서는 시골집을 구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농사일을 하지 않고도 귀촌해서 먹고살 수 있는 방도, 시골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어울려 사는 방법까지 저자가 실전에서 겪은 생생한 고생담을 에세이처럼 풀어내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귀촌할 마음은 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 귀촌 희망자들에게 분명히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귀촌, 어디로 가서 어떻게 먹고살며 생활할 것인가?

시골집을 장만한다면 귀촌 과정의 반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대부분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은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예산을 쪼개 아늑하고 그림 같은 집을 마련하려 한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매물로 나온 집이 맹지 또는 무허가건물이거나 상속 문제로 복잡한 경우도 있고, 주변에 축사가 있는 곳도 있다.

이와 같이 시골집을 보러 다니면서 온갖 마음고생을 겪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주택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발품과 생고생을 최소한으로 덜어주고자 여러 가지 구체적인 정보와 방법을 제공한다. 무허가건물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건축물대장이나 맹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적도, 매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팁도 일러준다. 또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정부 산하의 빈집 정보센터나 농지로만 쓸 수 있는 토지에 올린 무허가건물을 비롯해 부동산과 거래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정착할 터전을 정하는 법, 들쑥날쑥한 시골집 시세에 대처하는 법, 시골집 매매계약서를 쓸 때 주의할 점 등도 알려준다. 

농사를 짓지 않고(귀농이 아닌) 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건은 먹고사는 문제다. 글을 쓰는 저자 역시 귀촌하기 전까지는 생계 걱정으로 속앓이를 했으나 여기저기 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널려 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경륜을 살린 번역자나 웹디자이너, 출판업부터 만물 수리사나 부동산중개사, 농사철 일용직, 농기계 운전사, 저장식품 판매, 염색방, 복권방, 음식 배달업, 방과후 교사, 재무설계사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일자리를 소개한다.

자녀 교육도 문제없다. 시골의 여러 학교들이 아토피 안심학교나 골프 수업 등 지역의 강점을 살려 특성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각종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도 풍부하여 학원이 따로 필요 없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시골살이의 기쁨

주택과 자녀 교육, 생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제일 두려운 ‘왕따 문제’가 남는다. 시골 정서와 문화를 모르고 시골생활을 시작하면 주민들과 갈등을 겪기 마련이다. 시골생활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가 중심이 되므로 도시인의 계산법에 따른다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시골 새내기가 입주하여 흔히 겪게 되는 갈등 중 하나인 마을회비와, 마을 청소와 같은 공동체 작업, 대동회와 같은 마을 모임에 대해서는 마음자세를 새롭게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의 넉넉한 인심과 여유로운 삶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생활과는 완전히 다른 만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저자는 점차 시골내기로 변하면서 도시에서라면 신경 쓰였을 옆집의 재채기 소리, 트럭 장사꾼의 확성기 소리에도 웃음 짓고, 비와 바람을 기다리고, 꽃과 나무를 보며 감동한다. 그림 같은 풍경, 저절로 자라는 반찬거리, 넉넉한 시골 인심 등을 손꼽아보며 시골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귀촌해서 느낀 행복을 설명하기엔 한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 즐거움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은 저자는 시종일관 독자들의 용기를 북돋우며 ‘버리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귀촌에 대해 진솔한 삶을 안내한다.

지은이   남이영
미술을 전공하고도 문학마당을 기웃거리며 살았다. 출판사에서 표지디자인을 하고, 기업체 사보편집 담당을 거쳐 갤러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30여 년 가까이 각종 매체에 글과 사진을 발표하며 이와 관련한 직업을 전전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시골에 오기 전까지 아등바등 살았지만 갈수록 글 쓰고, 발표하고, 책을 내며 먹고살기에는 세상이 벅찼다. 시골에 와서야 도시생활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어 이제야 내 길을 찾았다고 스스로 장하게 여긴다. 자연의 일정에 따라 살면서 날마다 행복을 맛보고 있다. 어제는 이래서 재미있고, 오늘은 이래서 즐겁고, 내일은 또 어떤 행복이 기다릴까. 시골생활이 날마다 신기하다. 현재는 시골에서 농업, 임업, 축산업이 아닌 ‘새로운 귀촌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갈 방도를 궁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서도 농사짓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다양한 자신의 경륜을 살려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을 발굴해 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시골집을 구하기 위해 9개월간 고군분투한 이야기를 담은 『1억으로 수도권에서 내 집 갖기』를 출간했다. 다른 이름으로 출간한 폴라로이드 사진시집 『사랑이 다시 올까』, 『폴라로이드 러브 포엠』, 『폴라로이드 로드 포엠』과 시집 몇 권이 있고, 수필집으로 『용인, 용인사람들』이 있다. 『사랑이 다시 올까』 사진시집으로 초대작가 사진전시회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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