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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윤기원 사망사건, 10대 의문점정락인닷컴 '추적'…'자살' 아닌 승부조작 사건에 의한 '타살'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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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3  09: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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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원 선수는 정말 자살한 것일까. 그의 사망 전후의 동선과 여러 기록들을 보면 온통 의문투성이다. 윤 선수 사망과 관련한 ‘10대 의문점’을 추적했다.
[분당신문] 지난 2011년 5월, 프로축구 ‘K리그’ 열기가 그라운드를 한창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인천 연고인 인천유나이티드 FC의 주전 골키퍼는 윤기원 선수(당시 23세)였다. 

5월 4일 윤 선수는 오전 훈련을 마치고 구단에 외출승인을 받은 후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선수단 숙소를 나선다. 구단 측은 5일 오후 8시까지 외출증을 끊었다고 확인했다. 윤 선수는 4일 점심에는 동료 선수들과 약속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불참한다. 동료에게 "약속에 못 나간다"는 전화도 하지 않았다.

평소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윤 선수인데, 약속을 앞둔 오전 11시 45분에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 다음 오후 12시30분 이마트 연수점에 들른 후에는 행방불명된다. 윤 선수의 행방이 묘연하자 구단에서 백방으로 그의 소재를 찾았으나 모두 허사였다.

실종 2일 만인 6일 오전 11시50분쯤, 윤 선수는 서울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하행선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광장 주차관리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윤 선수는 승용차 운전석의 의자가 뒤로 젖힌 상태에서 몸은 창문 쪽을 향해 틀어 반쯤 옆으로 누워있었다. 조수석에는 3분의 1쯤 타다 남은 번개탄과 그 밑을 화로가 받히고 있었다. 뒷자리에서는 맥주 캔과 안주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은 자세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전신에서 특이할 만한 외상이 없었고, 혈액과 위 내용물에서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82%로 나왔다”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단 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추가로 통신수사 등을 진행했고, 윤 선수가 사망 전 노트북을 통해 포털사이트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을 검색한 기록이 있는 점과 사망하기 일주일 전 여자 친구에게 이별 통보 문자를 보낸 것 등을 감안해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윤기원 선수는 정말 자살한 것일까. 그의 사망 전후의 동선과 여러 기록들을 보면 온통 의문투성이다. 윤 선수 사망과 관련한 ‘10대 의문점’을 추적했다.

1. 자살 동기가 없다

보통 자살자들은 죽기 전에 ‘징후’와 ‘정황’을 남긴다. 아무런 이유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윤기원 선수는 이런 징후와 정황이 전혀 없었다.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가정불화 등 가정문제도 없었다. 

윤 선수는 아버지 윤희탁씨와 어머니 옥정화씨 슬하의 1남1녀 중 막내다. 위로는 누나가 한 명 있는데 가족애가 남달랐다. 윤 선수 어머니가 남긴 책을 봐도 윤 선수 가족이 얼마나 화목했고, 가족 간 갈등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한테 돈을 빌리거나 돈을 빌려준 금전거래도 없었다. 여자문제도 없었다. 경찰은 윤 선수의 자살 정황으로 여자 친구와의 결별을 꼽았다. 윤 선수는 사망 전에 안 아무개씨와 잠깐 사귀었다가 헤어진 것은 사실이다.

   
▲ 윤기원 선수의 시신이 만남의광장에서 발견되기는 했으나, 이곳을 ‘사망 장소’로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은 처음에는 여자 친구가 먼저 이별통보 했다고 설명하면서 여자문제가 극단적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닌지 의문된다고 말했으나 유족들이 안씨에게 확인해보니 먼저 결별을 선언한 것은 윤 선수였다.

경찰은 이를 거꾸로 얘기했던 것이다. 나중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은 최종 수사보고에서는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으로 바꾼 후 여전히 자살 정황의 하나로 적고 있다. 이에 유족들은 “억지로 짜 맞췄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미 확고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주전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었다. 아주대를 졸업한 윤 선수는 2010년 1월 K리그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지명 받아 구단에 입단했다. 그해 11월7일 프로데뷔전을 치렀고, 그 후 주전 골키퍼(GK)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2. 만남의 광장에서 죽지 않았다

윤기원 선수의 시신이 만남의광장에서 발견되기는 했으나, 이곳을 ‘사망 장소’로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 발표는 여러 곳에서 모순이 있고, 실제 만남의광장 현장 취재에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 

경찰 발표를 그대로 믿기에는 모순이 너무 많다.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그쪽으로 몰아가며, 짜 맞추기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조목조목 살펴보자. 필자가 보기에 윤 선수는 만남의광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자살’이 아닌 ‘타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윤기원 선수 차량이 만남의광장에 34시간 동안 있었다면 광장 주차관리원의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필자가 만남의광장을 취재해보니 광장 휴게소 건물의 길이는 약 50m 정도 된다. 또 휴게소 건물 중앙에서 주차장 화단까지 직선거리로 20m가 되지 않는다. 

휴게소 건물 중앙에서 보면 주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차관리원 3명이 수시로 차량 사이를 오고가며 주차 점검 등을 하고 있다. 때문에 34시간 동안 윤 선수의 차량이 만남의광장 주차장에 있었다면 투명 망토를 덮고 있지 않는 한 발견되지 않을 확률은 ‘0’에 가깝다.

윤기원 선수 승용차가 주차된 곳은 광장의 후미진 곳도 아니었다. 휴게소 건물 길이로 따지면 3분의 2가 조금 넘는 지점에서 차량 앞부분이 주유소 쪽을 보고 있었다.

경찰은 유족들에게 "발견 당시 앞뒤에 화물차가 주차돼 있었다"고 했으나, 이를 확인할 증거는 없다. 화물차량이 막고 있었다면 최초 현장에 갔을 때 촬영을 했어야 하는데 경찰이 촬영한 사진은 화물차가 빠진 상태였다.

설사 화물차가 앞뒤로 막고 있었다고 해도 조수석 쪽은 훤히 노출돼 있다. 조수석에는 타다만 번개탄과 석쇠화로가 있었고, 그쪽에서 봐도 차량 안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휴게소 건물 중앙에서 보면 주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차관리원 3명이 수시로 차량 사이를 오고가며 주차 점검 등을 하고 있다.
누구라도 승용차 안의 타다만 번개탄과 쓰러져 있는 윤 선수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윤 선수의 차량을 주차 관리원이 34시간 동안 발견하지 않았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이유다. 주차관리원이 아니더라도 만남의 광장을 찾은 차량운전자나 보행자 등에게 발견되는 위치인 것이다.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경부고속도로상에 위치한 부산 방향으로 향하는 첫 번째 고속도로 휴게소다. ‘만남의광장’이라는 타이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에 따른 피로 회복보다는 경부고속도로를 거치는 장거리 여행에서 일행과 합류하거나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을 챙기는 준비 단계를 위한 목적이 강하다.

때문에 이곳에 장기 주차하는 차량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 필자가 광장에 가서 지켜보니 수시로 차량이 빠지고 있어 주차장에 빼곡하게 차량이 들어찬 적은 없었다. 휴게소인 만큼 최대 주차 시간을 1시간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광장 주차장에는 ‘1시간 이상 장기주차를 금한다’며 ‘1시간 이상 주차 시 스티커를 부착한다’는 경고판이 3개가 세워져 있다.

주차 관리원에 따르면 경고판에는 ‘1시간 이상시 스티커 부착’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오전과 오후에 한 장씩 스티커를 부착한다고 했다. 윤기원 선수의 승용차가 만남의 광장에 34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다면, 윤 선수의 차량에는 불법 주차 스티커가 최소 3장은 붙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 장의 스티커도 붙어있지 않았다. 주차관리원이 일부러 봐주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보면 윤 선수가 경찰 발표와는 달리 주차관리원에게 발견되기 직전에 만남의 광장에 진입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서 승용차 안에 번개탄을 피웠다면 금방 노출된다. 번개탄에 불을 붙이면 톱밥과 섞인 화학물질이 타면서 약 30초~1분 정도는 커다란 불꽃을 내뿜는다. 불꽃놀이용 스파클라에 불을 붙이면 1분간 타내려가면서 불꽃을 연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번개탄은 불꽃이 일면서 매캐한 흰색 연기(유독가스)를 내 내뿜는다. 때문에 윤 선수가 한밤중에 차 안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면 금방 눈에 띨 수밖에 없다. 낮에 번개탄에 불을 붙여도 마찬가지다.

밀폐된 차 안에서 불을 붙이면 불꽃이 일고, 그로 인해 차 안은 연기로 가득 차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윤 선수는 사망하기 전에 발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타살된 후 옮겨졌을 가능성 높다

윤 선수 차량에서 화로로 사용한 석쇠와 타다 남은 번개탄이 나왔다고 ‘번개탄 자살’로 단정하는 것은 크나 큰 오류다. 사건은 눈에 보이는 ‘선입감’으로 판단하면 엄청난 자기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과학수사를 한다. 그런데도 경찰은 실무지침에도 있는 ‘변사자의 체온’을 측정하지 않았다. 국과수 검안서를 봐도 체온을 측정했다는 내용이 없다. 

경찰이나 국과수에서 시신의 체온을 측정해 사망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다면 이 사건의 진실에 훨씬 다가갔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망시간을 무시한 채 그냥 지나가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여러 정황으로 보면 윤 선수 차량이 서울 만남의 광장에 들어온 것은 5월5일 밤에서 차량이 발견된 6일 새벽이다. 좀 더 좁혀보면 5일 오후 10시부터 6일 오전 6시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 경찰이나 국과수에서 시신의 체온을 측정해 사망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다면 이 사건의 진실에 훨씬 다가갔을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시신에는 크게 두 가지의 변화가 일어난다. 사망 즉시 ‘호흡정지-혈액순환 정지-혈색 창백-근육 이완(눌린 곳의 근육이 납작해짐)-눈의 변화(동공이 커진 상태에서 빛에 반응하지 않음)’다. 그 뒤에 2차 변화가 일어나는데, ‘시반-시강-체온하강-건조-부패(자가 분해, 세균에 의해)’가 진행된다. 

생체 방어기전이 파괴되면서 육체가 썩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살아 있을 때도 많은 세균이 존재한다. 사망 이후에는 대장에 생리적으로 존재하던 세균과 입이나 코, 귀, 눈과 같이 평소에 습기에 젖어 있는 부위나 기도에 붙어 있던 세균이 번식해 조직 안으로 뚫고 들어간다. 

윤기원 선수의 시신도 이런 변화를 거쳤다. 국과수 ‘부검 감정서’를 보면 “키가 약 189cm, 몸무게가 약 79kg인 남자의 시체로, 시강은 소실되었고, 시반은 얼굴, 가슴, 배 등(왼쪽)에서 선홍색으로 나타난 것을 보며, 배와 왼 허리부위에서 부패 변색을 봄”이라고 나와 있다. 

이것으로도 윤 선수가 사망한 지 대략 얼마쯤 지났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시반’이란 사후에 시체의 피부에서 볼 수 있는 검붉은 점을 말한다. 윤 선수는 얼굴, 가슴, 배, 등(왼쪽)에서 시반을 보였는데 색깔은 ‘선홍색’이었다. 일산화탄소 중독자에게서 보여지는 전형적인 색이다. 

윤 선수의 경우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82%로 나왔다. 시반은 사후 30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3시간이 지나면 점 모양으로 나타난다. 옅은 자줏빛 반점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이것이 융합돼 넓고 짙은 자줏빛이 된다.  ‘시반’ 다음에 오는 현상이 ‘시강’이다. 사망 후 근육이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소실’됐다는 것은 근육이 완전히 굳은 상태라는 뜻이다. 

윤 선수처럼 죽기 직전 근육을 고도로 사용한 사람은 경직이 강하게 일어난다. 시강 순서는 대부분 약관절 및 경부관절에서 시작돼서 몸통, 상지, 하지로 진행한다. 윤 선수의 시신은 시반과 시강단계를 지나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럼 윤기원 선수는 언제 사망했을까. 윤 선수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5월4일 오전 11시45분부터 승용차 안에서 변사체로 최초 발견된 6일 오전 9시36분까지 걸린 시간은 약 46시간이다. 윤 선수가 이 사이에 사망한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게 언제냐의 문제다. 

국내 법의학에서도 사후경과시간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근거의 핵심이 되는 사후변화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망 당시의 기후조건, 사망 장소, 변사자의 복장 등에 따라 변수가 생긴다. 이런 것을 감안하고, 윤 선수의 사망 추정시간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시신은 말은 못해도 많은 정보를 전해 준다는 사실이다. 시신의 상태와 부패 정도를 통해 윤 선수의 대략적인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혈액이 가라앉으며 시신 아래쪽에 생기는 시반(검붉은 점)의 크기, 시신이 굳어져 가는 사후경직 순서를 봐도 사망시간을 알 수 있다. 

시반은 사후 15∼24시간이 경과할 무렵 가장 심한데. 윤 선수의 경우 얼굴, 가슴, 배, 등쪽에서 시반현상을 보였다. 이는 사실상 전신에서 시반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를 근거로 보면 사망한 지 최소 24시간은 지났다는 계산이 된다. 

윤 선수의 시신은 발견 당시 시강이 완전히 소멸됐다. 참고로 시강의 시간대는 기후 등에 따라 다르다. 최고조에 달했던 시강은 여름 24-36시간, 가을 48-60시간, 겨울 3-7일 정도면 소실된다. 

윤 선수의 시신은 발견당시 이미 시반-시강을 거쳐 ‘부패 단계’에 이르렀다. 국과수 감정서에는 “배와 왼쪽 허리부위에서 부패 변색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신의 부패 정도는 여러 변수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날씨는 시신의 부패에 큰 영향을 준다. 

윤 선수가 인천의 선수단 숙소를 나와 변사체로 발견될 당시의 서울의 날씨는 5월4일(구름조금, 21℃), 5일(구름많음, 22℃), 6일(구름조금, 20℃)였다. 이것은 같은 해 10월의 같은 날짜와 비슷한 날씨였다. 시신이 빨리 부패할 날씨는 아니었던 것이다. 

윤 선수는 시신은 발견 당시 완전히 굳어 있었으며 경직에서 풀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를 근거로 보면 발견되기 최소 24~35시간 전에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윤 선수는 5월4일 오후 9시~5월5일 오전10시 사이에 사망했다고 볼 수 있다.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내역으로 동선을 파악해 본 결과 윤 선수는 4일 오후 5시43분에 금토TG를 통과했다. 실제 차량을 윤 선수가 운전했다면 이때까지는 살아있었다고 봐야 한다. 반면 윤 선수가 그 이전에 누군가에게 타살됐다면 윤 선수 차량의 동선으로 볼 때 '수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패스 내역으로 보면 윤 선수 차량은 수원에서 2시간 10분 정도를 머물렀기 때문이다. 

윤 선수 차량이 만남의 광장에 들어온 것은 광장 CCTV가 차량을 분간하지 못하는 5월5일 밤에서 6일 새벽사이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윤 선수가 이미 살해된 상태에서 광장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 본인 승용차 안에서 죽지 않았다 

윤기원 선수는 정말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죽었을까? 필자가 보기엔 윤 선수는 이 승용차 안에서 죽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타살된 후 윤 선수 승용차로 옮겨졌을 확률이 높다. 여러 근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윤 선수의 몸에 고통의 흔적이 없다. 원래 번개탄은 연탄불을 쉽게 붙일 요량으로 만들어졌다. 밀폐된 차량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면 뿌연 유독가스로 가득차서 앞뒤를 분간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화재현장에서 유독가스를 내 뿜는 것과 같다. 이것을 흡입하면 참기 힘든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 이런 상태가 되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호흡곤란으로 문을 열고 뛰쳐나가게 된다. 윤 선수가 술에 취했거나 수면제 등 약물을 먹은 상태도 아니었다. 번개탄을 피운 뒤 승용차 밖으로 뛰쳐나오지 않았다면, 윤 선수의 몸 곳곳에는 고통을 참기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최소한 손에는 비슷한 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윤 선수는 깨끗했다. 윤 선수가 방독면을 쓰고 있지 않는 한 이런 고통을 참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만남의 광장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면 낮과 밤을 불문하고 금방 노출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번개탄에 불을 붙이면 톱밥과 섞인 화학물질이 타면서 약30초~1분 정도 커다란 불꽃을 내뿜기 때문에 차량과 사람들이 많은 휴게소에서는 금방 눈에 띈다.  때문에 윤 선수가 한밤중에 차 안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였다면 금방 눈에 띨 수밖에 없다. 낮에 번개탄에 불을 붙여도 마찬가지다.

밀폐된 차 안에서 불을 붙이면 불꽃이 일고, 그로 인해 차 안은 연기로 가득 차게 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 밀폐된 차 안에서 불을 붙이면 불꽃이 일고, 그로 인해 차 안은 연기로 가득 차게 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윤 선수 승용차 안에서 발견된 번개탄은 3분의 1밖에 타지 않았다.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이 어느 정도 타야 치사량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보통의 경우 번개탄 자살자는 연기가 세어나가지 못하도록 차량 문틈을 테이프로 막았으나 윤 선수 승용차에는 테이프를 붙인 흔적이 없었다. 승용차 천장에 그을음이 없다. 번개탄에 불을 붙이면 톱밥과 섞인 화학물질이 타면서 약 30초~1분 정도 커다란 불꽃을 내뿜는다. 이로 인해 승용차 천장에는 검은 그을음이 생기게 되는데, 윤 선수 승용차 천장은 아주 깨끗했다.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웠다면 번개탄과 화덕이 있던 조수석과 운전석에는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번개탄이 타면서 내뿜는 검은 재로 인해 차량 안은 지저분하게 마련이다. 조수석 바닥에 화덕을 놓고 번개탄을 피웠다면 조수석 의자가 탈 수도 있다. 그런데 유족들이 승용차를 처음 봤을 때는 번개탄과 화덕이 있던 조수석도 불을 피운 후 생기는 검은 재 등이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 차량 안을 깨끗이 치우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5.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 피우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는 포장이 뜯겨진 번개탄 하나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이 번개탄을 얼마나 요란하게 뜯었는지 뒷좌석 바닥뿐만 아니라 의자까지 번개탄 가루가 널려있다. 사진이 흑백인데도 육안으로 구분될 정도였다.

윤 선수가 번개탄을 피운 곳은 뒷좌석이 아니라 조수석이었다. 만약 첫 번째 번개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한 것이라면 그것은 조수석 바닥이나 의자에 두었어야 했다. 그래야 손쉽게 찾고 불을 붙일 수 있다. 그런데도 사용하지도 않은 번개탄이 뜯겨진 채 뒷좌석 바닥에 있었고, 그것도 의자와 바닥에 번개탄 가루가 흩어져 있었다.

반면, 실제 불을 피우고 번개탄과 이를 받치고 있던 조수석은 깨끗했다. 번개탄이 타면서 내뿜는 재 가루로 인해 조수석은 물론 운전석이 재 가루로 뒤덮일 정도로 흩어져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뒷좌석 보다 깨끗했다. 조수석 천정에는 검은 그을음 하나 없었다. 이것은 윤 선수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우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뒷좌석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번개탄 가루는 누군가 일부러 번개탄을 뜯고 가루를 뿌려놓았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통해 윤 선수의 자살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을 의식하고 연출하려다 보니 허점이 보이는 것이다.

6. 승용차 안의 상황은 조작됐다 

윤기원 선수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그런데 차량 안은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윤 선수는 평소 아주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정리정돈은 물론 집 근처 슈퍼에 가더라도 운동화를 신고 나갔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시신으로 발견될 당시 차량 안은 평소 같지 않게 아주 지저분했다.

윤 선수 차량 안에 있는 단서를 갖고 조각조각 흩어진 퍼즐을 맞춰봤다. 먼저 승용차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윤 선수는 운전석에서 발견됐다. 의자가 뒤로 젖힌 상태에서 몸은 창문 쪽을 향해 틀어 반쯤 옆으로 누워있었다. 윤 선수의 시신이 영안실로 옮겨지고 나서는 운전석 바닥에는 그가 신었던 슬리퍼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조수석 바닥에는 3분의 1쯤 타다 남은 번개탄과 그 밑을 화로가 받히고 있었다. 경찰이 처음 차량 안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조수석 바닥에 여행용 휴지 외에 상표가 확실치 않은 음료수(PET)병과 음료 캔 하나가 나뒹굴고 있다. PET병 옆에 뚜껑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이미 마신 것으로 보인다.

조수석 자리를 촬영한 첫 번째 사진에는 음료수(콜드)와 과자가 어지럽게 널려있고, 노트북이 놓여있다. 두 번째 사진에는 음료수(콜드)와 노트북을 치운 상태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첫 번째 사진에서 보이지 않던 지갑, 이마트 영수증으로 보이는 구겨진 종이, 휴대전화 충전기가 보인다. 지갑 위에는 라이터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뒷좌석도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다. 좌석 위에는 뚜껑을 따지 않은 캔맥주 3개와 과자 봉지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바닥에는 포장을 뜯은 번개탄 1개와 가루가 흩어져 있었다. 유족들은 “조수석 뒷좌석에 귤껍질도 있었다”고 전했다.

차량 안에 있는 물건들과 연결고리는 바로 ‘이마트 현금영수증’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선수는 2011년 5월4일 오전 숙소에서 나온 후 ‘이마트 연수점’에 들렀다. 경찰은 이에 대한 근거로 윤 선수 차량 안에서 나온 현금영수증과 이마트 연수점에서 확인했다는 CCTV를 들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유족들의 CCTV 공개요구를 묵살했고, 실제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가서 물건을 샀다는 것은 경찰의 말 뿐이다. 유족들에게 확인시켜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윤 선수는 평소 아주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가 시신으로 발견될 당시 차량 안은 평소 같지 않게 아주 지저분했다.
이마트에 간 것은 윤 선수가 아니었거나, 만약 갔다면 혼자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경찰이 윤 선수가 찍혔다는 이마트 CCTV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마트 현금 영수증을 보면 총 구매 금액은 ‘2만790원’이다. 당시 윤 선수가 갖고 있던 현금, 평소 금융활동 등을 통해 윤 선수가 계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계산대 점원에게 ‘현금영수증을 끊어 달라’고 한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혹자들은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갔다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했을까?’라고 궁금해 할 수도 있다. 만약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가지 않았다면 차량 안의 물건의 출처가 의심을 받는다. 그렇게 되면 경찰은 당연히 물건의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차량 안에서 이마트 영수증이 나오고 그곳에 계산된 품목이 차량 안에 있었기에 윤 선수가 계산한 것이 되는 것이다.

계산서를 보면 캔맥주 6개와 안주류 종류만 무려 5가지(포카칩 양파 맛, 참쌀, 맛밤, 쌀로 고소한 맛, 감귤)다. 윤 선수는 평소 군것질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산 것 치고는 너무 많다. 차량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황이 드러난다. 이를 종합하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연출(조작)했다는 의심이 짙게 든다.

차량 안에서 나온 품목들을 정리해 보면 이마트에서 계산된 참쌀, 포카칩, 맛밤, 쌀로 고소한 맛, 감귤 등이 나왔다. 이중 캔맥주는 6캔 중 3캔이 있었고, 참쌀과자는 포장이 뜯겨지고 봉지는 뒷좌석 바닥에서 발견됐다. 참쌀 과자의 내용물은 낱개로 포장돼 있는데 조수석 의자에 여러 개 놓여 있었다. 그런데 이마트에서 산 물건 중에 캔맥주 6개중 3개의 빈 캔이 없고, 뜯겨진 참쌀 과자의 내용물을 포장한 비닐이 사라졌다. 어딘가로 치웠거나 버렸다는 것이 된다.

그게 윤 선수 이거나 제3의 인물일 텐데, 어디로 간 것일까. 경찰은 윤 선수가 4일 오후 11시2분쯤 서울 만남의 광장에 진입했고, 5분 후인 11시7분쯤 검정색 비닐봉지를 들고 차량에서 하차한 후 1분 후인 11시8분쯤에 다시 승차하는 장면이 녹화됐다고 했다. 그 뒤에는 차량에서 이동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건 거짓말이다. 광장 휴게소 CCTV는 밤에는 차종은 물론 차량의 색상도 구분되지 않았다. 차량도 구분하지 못하는 CCTV가 운전자를 구별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더욱이 윤 선수의 차량이 주차된 곳은 CCTV 사각지대였다. 

차량안의 빈 맥주캔과 과자비닐은 윤 선수가 버린 것이 아닌 것이다. 왜냐면 윤 선수의 차량에는 출처 불명의 음료수와 과자가 더 있었는데, 조수석 자리에 있던 음료수(콜드), 스낵면, 건빵, 조수석 바닥에 있던 음료수(PET)와 음료 캔 등이다. 이중 조수석 바닥에 나뒹굴던 음료병(PET)과 캔음료는 이미 마신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윤 선수가 차 안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려고 했다면 이마트에서 산 캔맥주와 참쌀 과자의 내용물을 쌌던 비닐포장만 가려서 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7. 자살 유력증거물 ‘CCTV’는 거짓이었다

고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수사보고서를 보면 두 곳의 CCTV(폐쇄회로)가 등장한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이마트 연수점’과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 두 곳의 CCTV를 통해 윤 선수의 행적을 파악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윤 선수의 자살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물로 제시했다.

경찰은 두 곳의 CCTV를 근거로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가서 혼자 물건을 샀고, 2011년 5월4일 23시02분쯤 만남의 광장에 도착, 23시07분 검정색 비닐봉지를 들고 차량에서 내린 후 23시08분쯤 다시 탑승했다고 했다.

경찰의 이 보고서는 사실일까? 이마트에 간 사람은 윤기원 선수였을까? 윤 선수가 이마트에서 혼자였다는 것도 순전히 경찰의 말에 따른 것이지 이에 따른 증거를 공개한 적이 없다. 사건 이후 유족들은 윤 선수가 찍혔다는 ‘이마트 CCTV’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꼭 동영상이 아니더라도 윤 선수의 모습이 찍힌 동영상 캡처라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경찰은 “우리 말을 믿으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영상 공개를 거부했다. 계속해서 공개를 요구하자 나중에는 “없다”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부모가 자식의 모습이 찍힌 것을 보자는데 경찰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도 없고, 확인시켜주면 그만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살 사건’으로 처리하면서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할 필요도, 이것 때문에 괜한 의혹을 만들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마트가 군사시설도 아니고, 윤 선수가 물건을 사거나 계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혀 문제될 것도 없다. 그런데도 경찰은 필사적으로 CCTV를 공개하지 않았다. 유족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경찰이 뭔가 숨기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윤 선수 부모는 나중에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다. 그런데 경찰이 보낸 자료에는 이마트 CCTV 영상이나 캡처 이미지는 첨부하지 않았다. 이마트에 혼자 가서 물건을 산 증거라고 하면서 정작 그 증거를 남겨놓지도, 공개하지도 않은 것이다. 여러 정황을 보면 이마트에 간 사람이 윤 선수가 아니었거나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 CCTV’는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의 중요한 열쇠다.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될 당시 승용차 조수석에서는 ‘이마트 현금영수증’이 나왔다. 여기에는 캔 맥주와 안주류 등을 사고 현금으로 계산했다. 이 영수증에 있는 술과 안주류 등은 윤 선수 승용차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윤 선수 차량에서 나온 술과 안주류와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갔다는 것의 연결고리는 바로 ‘현금 영수증’인 것이다. 그리고 윤 선수가 이마트에 갔다는 것을 이마트 CCTV를 보고 확인했다는 것이 경찰의 수사결과다.

만약 이마트 CCTV에 윤 선수가 아닌 제3의 인물이었다면 사건의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 ‘현금 영수증’ 또한 수상하다. 윤 선수의 평소 금융활동과도 너무 다른 것이다. 필자가 확인해보니 윤 선수는 평소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했는데도, 이날은 어쩐 일인지 ‘현금’을 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계산대 점원에게 ‘현금 영수증’까지 요구해 받아간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혼자 마시고 먹기에는 술과 안주류가 많다. 캔맥주 6개와 안주류가 무려 5가지나 된다. 누군가 일부러 흔적을 남기려고 상황을 연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경찰은 또 윤 선수가 만남의 광장에 진입한 사실과 시간을 휴게소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된 직후 윤 선수 부모는 경찰과 함께 만남의 광장에 갔었다. 윤 선수 아버지가 “운전석 CCTV 방향의 CCTV 상태는 어떠냐?”고 묻자 경찰은 “트럭과 트럭에 윤 선수 차가 있었으며 운전석 방향에는 (CCTV) 설치가 돼 있지 않아서 운전석 상태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중에 수사결과에서는 “윤 선수가 비닐봉지를 갖고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말 휴게소 CCTV를 통해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확인했을까? 경찰이 유력한 증거로 언급한 만남의 광장 CCTV는 휴게소를 마주 본 상태에서 진입로와 가장 가까운 입구 쪽 첫 번째 CCTV와 윤 선수 승용차가 발견됐던 휴게소 옥상에 설치된 세 번째 CCTV다.

 윤 선수 승용차가 만남의 광장에 진입한 시간은 한밤중인 밤 11시가 넘어서다. 지난해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윤 선수 사건을 다뤘는데, 당시 제작진은 윤 선수의 차량이 진입했다는 비슷한 시간대에 휴게소 CCTV가 차종과 차량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는데, 전혀 알아 볼 수 없었다. 차량의 색상도 알 수 없을 정도의 화질이었으니 차량 번호판도 알 수 없다. CCTV상으로는 윤 선수의 차량이 실제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 이마트에 간 사람은 윤기원 선수였을까?
이 뿐만이 아니다. 차종, 차량 색상, 번호판이 확인되지 않는데 주차장 쪽에 있는 CCTV가 윤선수가 검은 비닐봉지를 갖고 내렸다는 것은 더더욱 식별이 안 된다. 더욱이 윤 선수 차량이 있던 곳은 CCTV 사각지대였다. 휴게소 건물 옥상에 달린 돔형 CCTV가 윤 선수 차량이 있는 곳까지 촬영하지 못했던 것이다. 즉,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설치된 CCTV로는 윤 선수 차량 뿐 아니라 윤 선수를 전혀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필자가 휴게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CCTV는 화질이 좋지 않고, 차종과 차량 판별이 어렵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지금의 CCTV 화질로도 판독이 안 되는데 약 5년 전에는 말할 것도 없다. 경찰은 도대체 뭘 보고 윤 선수 차량과 윤 선수를 지목했을까.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결과적으로 경찰이 거짓말을 했고, 검사에게 올린 ‘수사보고’도 거짓이었던 것이다. 윤 선수 어머니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내렸다가 1분만에 다시 탔다고 강조한 것은 기원이가 만남의 광장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자살로 단정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기원 선수 부모는 사건 이후 경찰에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찍혔다는 만남의광장 CCTV영상 공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영상 공개가 어렵다면 영상을 캡처해서 인쇄한 것이라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이 CCTV가 ‘증거력’이 없다는 것을 경찰이 스스로 인정했다. 지난해 윤기원 선수 부모는 아들의 사망관련 사건기록을 열람하기 위해 검찰에 갔다. 그랬더니 검찰은 “내사 종결돼서 경찰서로 넘어간 거 같다”며 “모든 수사 자료가 경찰에 있다”고 했다. 서초경찰서에 갔더니 “CCTV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아서 비공개 결정이 났다. 증거자료로 사용되면 검찰에 무조건 저장돼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애매했다. 그때 당시에는 수사결과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폐기됐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검찰과 서장에게 올린 ‘수사보고’에는 “CCTV를 유력증거물”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애매해서 증거자료로 사용되지 않았고, 수사결과에 영향이 없어 폐기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담당 경찰관의 말은 더욱 의아하다. 궁금한 이야기Y와 통화한 담당 형사는 “CCTV 있어도 안 보인다.

CCTV상으로는 멀리 있다. 차가 엄청 상상하는 거랑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담당 경찰관 조차도 CCTV가 윤 선수 차량이나 윤 선수 본인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까만 봉지를 들고 차에 오른 적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거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으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경찰은 왜 CCTV가 유력 증거물인 것처럼 ‘거짓 수사’ 보고서를 올렸던 것일까?

이것만 보더라도 경찰이 ‘자살’이라고 결론지은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은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하거나 지휘선상에 있던 경찰관들에 대한 강도높은 감찰조사가 뒷받침 돼야 한다.

8. 경찰은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윤기원 선수 사망 사건에서 경찰의 수사는 누가 봐도 이상했다. 처음부터 수시로 말을 바꿨고, 증거는 감추거나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내용과 진행 경과를 보면 처음부터 ‘자살’로 짜 맞추기 했다는 의심이 짙게 든다.

2011년 5월 6일 윤 선수 시신이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발견된 후 부모에게도 이런 사실이 전해졌다. 윤 선수 부모가 서울 서초경찰서에 도착하니 담당 형사는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윤 선수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고, 자살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경찰은 ‘자살 동기’ 중의 하나로 “여자 친구가 윤 선수에게 결별 선언”을 이유로 들었다. “여자문제가 극단적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닌지 의문시 된다”고 했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윤 선수가 안 아무개씨를 잠깐 사귀었다가 헤어진 것은 맞지만, 먼저 결별 선언한 것은 안씨가 아니라 윤 선수였다.

경찰은 이것을 거꾸로 말하고는 ‘자살 동기’로 멋대로 판단했다. 두 사람은 시작단계에서 헤어졌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사이도 아니었다. 나중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은 최종 수사보고에서는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으로 바꾼 후 여전히 자살 정황의 하나로 적고 있다.

경찰은 또 여자 친구 안씨가 한 것처럼 말을 날조해서 고인인 윤 선수의 명예를 흠집내기 했다. 경찰의 수사보고서에 나와 있는 안씨가 말했다는 “변사자는 감성적이고, 게임에 지면 예민해 지는 등 감정기복이 심하고…게임에 지면 예민해졌고, 1군에서 탈락하면 군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감성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으로 자살을 했을지 모른다고 했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경찰은 윤 선수가 사망 전 인터넷에서 ‘자살’과 관련한 것을 검색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유족에게 윤 선수가 인터넷에서 ‘연탄 자살’ ‘번개탄 자살’로 검색했다고 한 날짜를 2011년 5월4일 오후 3시20분이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그 시간은 윤 선수가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이던 시간이었다.

   
▲ 경찰 수사내용과 진행 경과를 보면 처음부터 ‘자살’로 짜 맞추기 했다는 의심이 짙게 든다.
윤 선수의 차량은 5월 4일 오후 1시35분30초에 인천영업소(TG)를 통과했고, 오후 3시29분37초에 수원영업소를 통과했다. 정확하게는 수원TG를 통과하기 9분 전이다.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운행하면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족들도 이런 문제를 강력하게 따졌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노트북 접속시간이 달라졌다.

윤 선수 부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경찰 자료를 보면 2011년 5월30일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이 경찰서장에게 보낸 '수사보고(디지털분석)'와 날짜가 불분명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디지털증거분석결과보고서에는 5월4일 오전 11시37분에 네이버에서 '연탄자살' '번개탄 자살'을 검색했다고 돼 있다. 노트북을 통해 ‘번개탄 자살’을 검색한 시간이 완전히 달라졌던 것이다. 1~2분도 아니고, 무려 4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무언가 의도한 것이 있지 않고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윤기원 선수 사망의혹 사건에서 서울 만남의 광장 진입 시간은 아주 중요한 열쇠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서도 말을 바꿨다. 경찰은 윤 선수가 만남의 광장에 진입한 시간을 처음에는 5월5일 오후 11시46분이라고 했다가, 정보 공개청구해서 받은 자료에는 24시간 44분이 앞당겨진 4일 오후 11시2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경찰은 그 근거로 만남의 광장 CCTV를 들었다. 이것도 참 웃긴 일이다. 만남의 광장 CCTV가 지능형 로봇도 아니고, 시간을 시시각각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경찰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짜 맞추기 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다.

경찰은 만남의 광장의 상황에 대해서 말을 여러 차례 바꿨다. 윤 선수 시신이 발견된 5월6일에는 윤 선수의 차량이 만남의 광장에 들어올 때 CCTV에 “운전석 측면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가, 수사 마무리 설명 때에는 “만남의 광장에서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 한 번 내렸다 승차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표는 거짓말이다.

앞에서 밝혔듯이 서울 만남의 광장 CCTV는 윤 선수가 진입했다는 시간대에 차량의 색상, 차종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누가 누구인지 사람을 식별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 선수가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내렸다고 탔다는 것은 더욱 구분하지 못한다. 더욱이 윤 선수의 차량이 주차돼 있던 곳은 CCTV의 사각지대였다. 경찰이 일부러 의도하지 않는 한 이런 거짓말을 수사결과라고 발표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경찰이 윤 선수를 죽인 범인들과 연관됐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이유다.

9. 동료선수들의 충격적인 증언 

유족들은 부산 구포 한중병원에 윤 선수의 빈소를 마련했다. 윤 선수의 빈소에는 친구 뿐 아니라 선후배 축구선수 등이 다녀갔다. 이곳에서 윤 선수 죽음에 대한 동료선수들의 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설명해 봐라!” “☓때문이야, ☓, 너 때문에 기원이가 죽었어.”

“승부조작 제의가 들어왔는데, 기원이가 단호히 거절했다 하더라. 아무리 협박해도 듣지 않으니, 조폭이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평소 말을 잘 안 들으면 조폭들이 으레히 죽인다는 말을 잘 써왔기 때문에 예사로이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윤 선수의 빈소에서는 충격적인 말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뒤에도 “기원이를 죽게 한 원인이 ☓선수 때문이다”는 등의 ☓선수와 관련한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좀 더 구체적인 얘기도 나왔다. “조폭의 압력으로 중간에서 ☓선수가 승부조작을 권유했는데 기원이는 단호히 거절했고, 그 후에도 ☓는 조폭 사이에서 중계역할을 하며 기원이를 유혹했다. ☓는 기원이의 죽음에 대한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목포 동계훈련에 갔을 때 인천의 조직폭력배들이 내려와 기원이를 불러 승부 조작의 압박을 하고 협박을 했다”고도 했다. “기원이를 4월 중순부터 죽인다고 수도권에 소문이 퍼져 축구인은 많이 알고 있다. 기원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천유나이티드 동료 몇 명도 알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동료 선수들의 입에서 나온 ‘승부 조작’이라는 말은 유족들의 가슴을 세게 후려쳤다. 그제 서야 물음표만 남아있던 윤 선수 죽음에 대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이런 내용은 윤 선수 어머니가 쓴 책(모두의 가슴에 별이 된 골키퍼)에도 자세히 언급돼 있다. 여러 정황을 보면 동료 선수들은 윤 선수가 왜 죽었는지 대강 눈치 채고 있었던 것이다. ‘승부 조작’의 마수가 윤 선수에게 깊게 뻗쳐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 동료 선수들의 입에서 나온 ‘승부 조작’이 나왔다. 그제 서야 윤 선수 죽음에 대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윤기원 선수 타살 정황이 담긴 제보도 있었다. 윤 선수와 같은 구단의 한 동료 선수가 윤 선수 초등학교 축구부 동료에게 털어 놓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기원이는 자살하지 않고 승부조작 세력에 의해 인천의 모처에서 2011년 5월 4일 타살됐다. 인천 숙소에서 ☓선수에 의해 유인됐고, 그도 함께 사고 장소에 있었다. 인적이 없는 모처로 유인돼 승부조작 세력과 만나 그 자리에서 기원이가 승부조작에 동참하지 않으면 죽인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윤 선수는 끝내 승부조작 동참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자 기원이를 봉고에 태운 후 번개탄을 피워 ‘차량에서 내려도 죽고, 내리지 않아도 죽는다’고 협박하고, 봉고차량 밖에서 조직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차량을 막아섰다. 차량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기원이는 가스질식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윤 선수의 시신은 5월5일 만남의 광장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런 내용은 지금까지 <정락인닷컴>에서 추적한 내용과 어느 정도 맥락이 닿아 있다. 윤 선수가 자살하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타살된 후 만남의 광장으로 옮겨졌다는 정황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10. 승부조작의 희생양이었다 

윤기원 선수는 뼛속까지 축구선수였고, 골키퍼였다. 그는 “나는 한 번도 골대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고, 축구인으로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겼다. 축구선수로서의 자질과 성실성도 인정받았다. 아주대 재학시절 4년 동안 줄곧 주전을 맡았다. 아주대를 졸업한 후에는 2010년 1월 K리그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지명 받아 인천 유나이티드FC 구단에 입단했다. 그해 11월7일 프로데뷔전을 치렀고, 그 후 주전 골키퍼(GK)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윤기원의 발견은 큰 소득이고 앞으로 기대해볼 만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확고한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주전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었다.

이런 윤 선수가 축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여러 정황을 보면 윤 선수가 변사체로 발견되기 2개월 전인 3월부터 이상 징후가 보였다. 당시는 주전 골키퍼로 경기에 출전하고 있을 때였다. 프로 축구선수로서 한창 꿈을 키울 때였다. 그런데 이때쯤부터 전업을 마음먹고 친구들과 여러 번 문자 연락을 한 것이 휴대전화와 노트북 복원을 통해 확인됐다. 

4월 27일 오후 11시38분 회사 생활하는 친구의 미니홈피인 싸이월드 방명록에 의미 심장한 글을 남겼다. “뭐하노, 조선소 내 자리 하나 남기 나아라” 이게 뭘 뜻하는 것일까. 윤 선수 어머니는 “축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나름대로 신변정리를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선수와 절친했던 고향 친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4월말에 기원이 한테서 ‘조선소에 자리 하나 마련해놔라, 내가 내려 간다’는 문자가 왔다”는 것이다. 윤 선수는 무엇 때문에 축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것일까. 그것은 한 가지로 연결된다. 바로 ‘승부조작’이다.

윤 선수 어머니는 “기원이가 승부조작에 참여하라는 협박을 받고 고민하다 차라리 축구를 포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선수가 친구의 싸이월드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 일자리를 얘기한 날은 사귀던 여자 친구에게도 결별을 통보한 날이다.

   
▲ 윤기원 선수는 뼛속까지 축구선수였고, 골키퍼였다. 그는 “나는 한 번도 골대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다.
윤 선수가 승부조작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축구를 그만두는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것은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언론은 윤 선수와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난도질했다. 윤 선수가 사망하고 ‘승부조작 관련설’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해당 기자들은 취재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는 추측성 기사를 남발했다. 심지어 “윤기원 선수는 승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차 안에서 자살했다”고 보도한 쓸개 빠진 기자도 있었다. 자기들 마음대로 소설을 쓰면서 춤을 췄다. 이쯤 되면 ‘펜’이 아니라 ‘흉기’다.

윤 선수의 출전 경기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승부조작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윤 선수 부모님은 “기원이 경기를 분석해 봤다. 기원이는 7경기를 출전하여 방어율 1점인 7골을 허용했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7경기 중 어느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될 만한 경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윤 선수는 2011년 5월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선물로 줄 와이셔츠를 사 놓고 있었다. 그리고 5월3일 오후 8시16분 아버지와 통화 내용에는 “5월5일 포항경기는 못 가고 대전 경기는 출전할 것 같아요. 엄마랑 꼭 오세요. 아빠 그때 뵈어요”라고 말했다. 어버이 날인 8일 경기에 부모님을 자신의 경기에 초대했고, 그때 아버지에게 와이셔츠를 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만약 윤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면, 의도적으로 상대편 선수의 골을 허용하고, 지는 경기를 해야 했다. 과연 그런 모습을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은 축구선수 아들이 있을까? 윤 선수는 부모님을 경기에 초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윤 선수는 평소 “골대 앞에 선 나 자신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 막아 내지 못할 골을 정확한 판단으로 해결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축구를 하는 나는 정말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했을 정도로 ‘축구’를 삶의 전부처럼 여겼다.

그런 꿈을 누군가가 짓밟았고, 여기에 ‘자살’이라는 오명까지 덧씌웠다. 윤 선수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져야 하는 이유다. 윤 선수 부모는 아들의 자살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5년째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이제 윤 선수가 편히 쉴 수 있도록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야 한다.

※ 이 기사는 정락인 기자가 운영하는 1인미디어 '정락인닷컴'(jeongrakin.tistory.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연재기사의 저작권리는 정락인닷컴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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