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암 환자군 1,058명, 위암이 아닌 환자군 1천268명 대상, 직계가족력 유무에 따른 비교
- 2006년 3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약 9년 7개월여에 걸친 장기간 연구
- 위암 직계가족이 1명인 경우와 2명 이상인 경우, 위암 직계가족이 가족 중 누구인지 등에 따른 다양한 비교 통해 다양한 위험인자 발견해
- 위암 직계가족이 두 명 이상인 경우, 소주 두 병 이상의 과다음주자의 위암 발병 위험도 55배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흡연, 거주 지역, 성별 등에서 위암 직계가족 수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도 차이 커
[분당신문] 얼마 전 속이 좋지 않아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 A씨는 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편치 않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으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기사들을 접한 데다 위암이 전염된다는 괴소문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김나영, 최윤진 교수 등)이 9년 7개월여에 걸쳐 병원에 방문한 환자 약 2천300여 명의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놨다. 바로 “위험요인을 피하면 된다”는 것. 물론 위암이 전염된다는 소문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
먼저 위암 직계가족이 한 명인 경우에 위암이 발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제외한 변수들의 위험도는 2.5배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위암 직계가족이 두 명 이상인 경우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87배, 시골 거주자는 도시 거주자에 비해 7.54배, 흡연자 6.58배, 매운 음식 선호자 7.64배, 그리고 다량 음주자는 무려 9.58배에 달하는 위험도를 보였다.
위험도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치를 보인 음주와 관련해서는 알콜 섭취량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위암 직계 가족이 2명 이상인 환자 중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도가 자그마치 55배에 이르러 금주 · 절주가 필수적인 위암 예방 대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 음주력도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되도록 빨리 알콜 섭취를 줄여야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도움이 될 만한 ‘건강행동’을 취할 근거가 부족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가장 강력한 위암 발생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제균하는 것과, 음주 등 식생활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위암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