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울창함이 교육의 울창함으로

이영희(경기도의회 의원, (사)한국숲해설가협회 전문위원)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16/07/18 [08:01]

숲의 울창함이 교육의 울창함으로

이영희(경기도의회 의원, (사)한국숲해설가협회 전문위원)

분당신문 | 입력 : 2016/07/18 [08:01]

   
▲ 이영희(경기도의회) 의원.
[분당신문] 직업이 지방의원인지라 하루 종일 의회와 지역을 돌며 민원인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금새 가버리곤 한다. 더욱이 활동 지역이 도심 한복판인 성남시 분당 이다보니 건물 숲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고, 일을 마친 저녁때쯤엔 몸은 녹초가 되고 스트레스성 편두통에 시달릴 때도 많다.

이럴 때 마음은 절박하게 숲속에 들어앉아 숲과 함께 마음껏 피톤치드를 들이마시고 싶고, 숲에서 일주일 즈음은 나오지 않고 살고 싶다는 소망이 크지만,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절박한 마음에 도심 공원을 찾아 나무그늘에 앉아보지만 우거진 숲에 대한 갈망이 쉽게 가실 리 없다. 

내 고향은 충남 청양이다. 한숨만 내달리면 칠갑산 자락에 달할 수 있었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설 주인공처럼 나만을 반겨주는 나만의 나무도 있었다. 잊고 지내다 갑작스럽게 방문해도 언제나처럼 숲의 정기를 듬뿍 안겨주던 나의 나무는 지금도 건재하게 나를 반겨준다.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방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숲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여전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도시에서 선출된 의원이 산림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산림에 관한 사무가 대부분 농촌지역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도시지역 유권자 누구도 자신의 지역구 의원이 도시의 현안문제를 해결해줄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 역시 경기도의회에서 가장 경합이 치열한 교육위원회를 지원하였고, 지금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다보니 항상 눈과 귀는 학교를 향해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엔 전국 최대의 인구를 가진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초·중·고 학생만 160만 명에 달하고 있고, 학교 수도 2천280여개나 된다. 또 저출산 추세로 다른 지자체에서는 학교 수가 줄고 있다지만,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금도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매년 40여개의 학교가 새롭게 개교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토피 등의 질환으로 고생하는 학생도 급속히 늘고 있으며, 도심 속에 갇혀있는 학교가 대부분 이다 보니 환경적 원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학교폭력지수 또한 높은 빈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교육위원으로서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 주는데 관심이 큰 필자가 그래서 주목한 것은 바로 산림교육이다. 어린 시절 당시는 숲이라는 개념보다는 마음껏 자연과 함께 산으로 들로 냇가로 뛰놀며 지금 숲에서 체험하는 숲교육을 스스로 자라면서 느꼈던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숲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인성형성, 면역력 증강 등의 효과를 우리 경기지역 아이들에게도 골고루 누리게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운동장 없는 학교마저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학교에 작은 숲 교실을 갖춘 숲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지역마다 쉴 수 있는 도심의 공원을 만드는 일일 것이며, 또 이 곳을 최대한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학교는 지역사회와 유리된 체 높은 담을 유지해왔다. 학생 교육공간이라는 이유로 지역사회에 학교 시설물을 개방하기를 주저해왔고, 이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갈등도 컸다. 그래서 필자는 그동안 학교가 다시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와 함께 거듭나기를 줄곧 주장해 왔으며, 점차 변화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미 경기도의회에서는 학교시설물 지역주민 개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중에 있으며, 지역교육청을 중심으로 지역과 협력을 그 어느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학교가 마을의 중심이 되고, 마을이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때 학교는 다시 행복한 곳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문턱이 낮아지면, 자연스레 학생도 마을 전체를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도심의 비좁은 틈을 차지하고 있는 녹지공원도 올곧이 학생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학생들이나 지역주민들 누구나 숲을 통해서 “숲이 사람에게, 사람이 숲에게” 처럼 숲이 우리를 차별하지 않고 항상 보듬어 주는 것처럼 학교와 마을도 함께 숲처럼 커나아가길 기대한다.

숲의 울창함이 교육의 울창함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 과거 산림을 가꾸고 키우는 정책에서 이제는 산림을 이용하고 교육문화복지 혜택으로 국민에게 숲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교육자치단체에서 숲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숲과 더불어 건강하고 풍요로운 녹색복지를 실현하는데 지방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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