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퇴원 후 관리가 중요

환자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퇴원 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부족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16/07/27 [10:54]

중환자, 퇴원 후 관리가 중요

환자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퇴원 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부족

김생수 기자 | 입력 : 2016/07/27 [10:54]

[분당신문] 지난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가 있었지만, 중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결론만은 일치했다. 문제는 ‘중환자실에서의 치료’만 평가가 이뤄졌다는 부분인데, 의료진의 전적인 관리 하에 전력을 기울이는 중환자실 입원 기간을 마치고 무사히 ‘생존’에 성공해 퇴원한 환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삶은 어떨까.

   
▲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주 교수는 중환자실 생존자의 삶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날 가능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고 말한다. 중증 질환을 앓고 난 이후 신경인지면에서의 손상이 약 25%에서 많게는 78%까지 보고되고 있고, 근육의 손상과 손실, 신경병증의 유병률과 발생률 역시 약 40%부터 70%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가진 환자의 인지기능손상이 25% 정도임을 감안하면, 중증 질환을 극복한 생존자와 그 가족은 치매 수준, 혹은 그 이상의 고통을 겪게 될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력의 약화 역시 퇴원 후 12개월이 지난 뒤에도 기능이 예측치 기준 약 66%정도밖에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로 인해 직업에의 복귀율도 49%로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결국 생존한 중환자에게 퇴원 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손상은 환자는 물론 그 가족,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에도 큰 경제적 부담을 주게 될 확률이 높다. 생존한 중환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크게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악영향이 더 높을 개연성도 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생존 중환자를 위해서 보다 특수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중환자클리닉을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클리닉에서는 생존 중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중환자실에서의 경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기에 예방적 치료가 가능한 부분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경인지・정신・신체・기능적 손상의 발생 여부를 체크해 장기적 예후 개선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 이를 위해 기존 3분 진료의 틀을 깨고 환자 1인당 적어도 15분 이상의 진료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중환자클리닉을 맡고 있는 이연주 교수는 “중증 질환으로부터 생존한 환자들이 향후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퇴원 이후의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중환자클리닉이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의 미래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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