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더 심해질까 참는’ 악순환

폭력 시기 ‘결혼 후 3년 미만’…적극적인 초기 대응 필요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6/09/04 [17:58]

가정폭력, ‘더 심해질까 참는’ 악순환

폭력 시기 ‘결혼 후 3년 미만’…적극적인 초기 대응 필요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6/09/04 [17:58]

   
▲ 성남여성의전화에서는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회를 연속적으로 열고 있다.
[분당신문] 성남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센터(신연숙 소장)에서는 ‘2015-2016년 상반기’에 내방한  피해자 54명에 대한 상담 결과를 살펴본 결과, 상당수의 피해 여성들이 ‘더 심해질까 참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상담기관을 찾기보다 주변 지인을 찾아 논의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상담기관 홍보를 통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태다.  

상담센터에 따르면 피해여성들의 결혼연수는 20~30년이 29.2%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폭력이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3년 미만이 64.2%로 많아 가정폭력에 대한 초기대응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은 주로 ‘야간(38.9%)’에 많았으며, ‘구분없이 이루어진다’도 37%에 달했다. 폭력이 발생할 때 가해자의 핑계는 ‘가해자를 무시한다’가 33.7%, ‘말대꾸가’ 15%로 나타났다. 이는 폭력의 핑계가 가해자의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피해자가 생각하는 가해자의 폭력 이유로는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21.6%였고, ‘술’이 2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로 인한 가정폭력에는 배우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한 권리로 여기는 가부장제의 문화적 맥락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폭력 피해자의 피해는 신체적 피해로는 ‘멍’이나 ‘타박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그보다 압도적으로 ‘정신적 피해’를 꼽았다. 우울, 불안, 모욕감, 무기력, 수치심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에 골고루 응답했으며, 신체적 피해 외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치료, 피해자에 대한 지지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보인다.
 
신연숙 소장은 “가정폭력피해자의 신체적 피해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정신과 진료, 심리치료,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폭력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더 심해질까봐 참는다’가 23.1%로  ‘맞서서 대항한다’로 대답한 20.8% 보다 많았다. 이는 최근 쌍방폭력으로 여성가해자 상담위탁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즉,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가해자도 자신도 맞았다며 고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문제를 주로 친구(22.3%), 시집식구(18.55%), 친정식구(17.3%)와 의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상담원과 의논하다’는 고작 7.4%이 불과했다. 이는 주변인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을 할 수 있는 상담기관 접근성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이기도 했다.

폭력 피해여성의 희망사항은 ‘이혼’이 50%로, ‘결혼생활유지’ 34.1%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았고, 가해자가 변하기를 원하지만 피해자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만들겠다는 자립의지를 높이기 위한 지자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