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민주당, 날개가 없다

강경파, 철새파, 눈치파 등이 얽힌 '한지붕 세가족'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6/09/25 [14:50]

추락하는 민주당, 날개가 없다

강경파, 철새파, 눈치파 등이 얽힌 '한지붕 세가족'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6/09/25 [14:50]

   
▲ 지난 22일 시민순찰대 조례개정 부결과 관련,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지관근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분당신문] 성남시민순찰대 조례개정 부결 처리 이후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만 가고 있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현직 시의원은 제7대 시의회 출범 당시였던 2014년 7월에는  모두 18명이었다. 이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였던 박윤희 의원이 사퇴하면서 추가로 비례 승계 의원이 없던 관계로 17명이 됐다. 전체 시의원 숫자도 34명에서 33명으로 변경됐다  이후 올 6월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김유석 의장이 탈당하면서 민주당은 16명으로  또 다시 줄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16명은 허울뿐 실질적인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10여 명 안팎이라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다.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당론을 따르지 않고 김유석 의장을 지지한 김해숙 의원은 새누리당의 지원을 얻어 문화복지위원장에 등극했다. 이어 박종철 의원도 스스로 ‘탈회’를 신청하면서 역시 도시건설위원장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강상태, 마선식 의원을 자당의 위원장 후보로 결정했었지만 지켜내지 못했다.   

이상한 기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 시장의 공약으로 만들었던 ‘성남시민순찰대’가 멈췄다. 1년 시범 실시 이후 조례를 만들어 대폭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유지는커녕 원포인트의회까지 열어 투표한 결과, 19(반대)대 14(찬성)라는 결과로 참패했다. 
 
이런 결과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현재 성남시의회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는 지관근 의원 탓으로 돌렸다. 의장선거와 관련한 소송 진행여부를 놓고 지 대표가 대표임에도 나서지 않고 박문석, 윤창근 의원이 소송대리인을 하게끔 방조했고, 중앙당에 징계요청을 해놓은 두 명의 의원들과 함께 부적절한 동행을 통해 자괴감을 주었으며, 심지어 협의회 의원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도당에 징계요청을 하는 등 단합을 깨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열거했다.

이를 근거로 수차례 지 대표를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하려 했지만, 전체 의원 숫자가 3/2를 넘지 못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23일에는 10명의 의원은 자구책으로 ‘교섭단체 탈회’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 역시 지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탈회’라는 강수도 6명의 의원은 빠진 채 10명의 의원이 의회 사무국을 통해 공식적으로 민주당 협의회는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탈회라는 강수를 선택할 때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선택은 갈렸다. 지관근 대표를 비롯해 김해숙, 박종철, 어지영, 최승희, 정종삼 의원 등은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성남시 민주당 협의회에서 대표, 부대표, 간사,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터라 ‘탈회파’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상 지도부가 탈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출발은 화려했지만, 임기 절반을 넘기면서 무너지고 있는 민주당은 같은 당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3개파가 모인 집단으로 변했다. ‘내 보낼 사람은 내 보내고 우리끼리 간다’고 외치는 ’강경파‘,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찾아 떠난 ‘철새파’,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윗분의 명령을 기다리는 ‘눈치파’ 등이 한 지붕 세 가족을 이루고 있다.

이런 민주당의 속내 때문에 가장 타격이 큰 사람은 성남시 집행부 수장을 맡고 있는 이재명 시장이다. 자천타천으로 대권 후보에 속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동, 전주, 당진 등 전국을 돌며 토크콘서트와 강연회 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안방이 어수선해지면서 모양새가 이상해 졌기 때문이다.

각종 언론을 통해 3대 무상복지와 지방자치의 해결사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성남시는 이당저당 옮겨 다니는 철새, 자리싸움, 측근의 구속, 고소․고발 난무 등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끝내 이 시장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던 성남시의회 민주당 협의회마저 무너지면서 ‘대권의 꿈’보다 ‘안방 사수’에 안간힘을 써야 할 처지로 돌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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