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대위를 아시나요?

“전방에 마을이 보인다. 탈출불가” 외치며 산화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6/12/13 [21:34]

이상희 대위를 아시나요?

“전방에 마을이 보인다. 탈출불가” 외치며 산화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6/12/13 [21:34]

   
▲ 공군 15비 박연관(우측) 부단장을 비롯한 후배 공군장병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분당신문] 이상희 대위는 지난 1991년 12월 13일, 임무비행 중 추락해 산화했다. 바로 오늘(13일), 이상희 대위가 떠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상희 대위는 야탑동에서 태어나 돌마초등학교, 양영중학교, 성일고등학교를 졸업(86년)하고,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뒤, 학군 17기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어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학생조종사로 빨간 마후라를 매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1년 12월 13일 오후 3시 01분경에 훈련 마지막 관문인 공중사격 비행실습을 하던 중 착륙을 시도하던 F-5A 3번기와 공중 추돌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3번기에 타고 있던 교관은 낙하산으로 비상탈출을 시도해 목숨을 건졌으나, 이 대위(사고 당시 중위)는 탈출하려던 중 기체가 가옥이 밀집한 광주광역시 서구 덕흥마을을 향해 급강하를 하자 민가가 없는 추락지점을 택하다 비상탈출 시간을 놓쳐다. 결국, 마을에서 불과 10여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미나리 밭으로 추락해 장렬히 산화했다.

사고당시 기체에서 찾아낸 블랙박스엔 “추락한다. 탈출하겠다. 앗! 전방에 마을이 보인다. 탈출불가…”란 절제절명의 순간, 이 대위가 외친 마지막 육성이 녹음되어 있었다. 만일 이 대위가 기수를 돌리지 않고 비상탈출을 했다면, 비행기는 덕흥마을 민가를 덮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것이 당시 마을 주민들과 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 대위가 장렬히 산화한지 25년 후, 성일고등학교 총동문회와 故 이상희 대위 기념사업회는 야탑동 소재 고려친화종합체험관 대강당에서 ‘이상희 대위 순직 25주기 추모식’을 마련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상희 대위 유가족들과 고인의 모교인 성일고등학교 학생과 동문, 임종성(성일고 8회) 국회의원, 김유석 성남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고, 공군을 대표해 15비 박연관( 대령) 부단장을 비롯해 조종사 40여 명의 부대 장병이 자리를 함께했다. 

   
▲ 성남시의회 김유석 의장이 이상희 대위 부모를 만나 위로를 하고 있다.
이날 추모식은 성일고총동문회 이승우 회장의 헌화를 시작으로 공군 15비 박연관 부단장의 추모사와 후배인 성일OB자이언 합창단의 추모곡 ‘Eres Tu’, 돌마초 합창단의 ‘뚱보새’, ‘무지개빛 하모니’ 등 추모 노래가 이어졌다. 그리고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으로 모든 추모식을 마쳤다. 

이 날 15비 단장의 추모사를 대독한 부단장 박연관 대령은 “故 이상희 대위의 거룩한 살신성인의 정신과 업적은 우리 국민들과 공군 장병들의 가슴에 영원히 함께 살아 숨 쉴 것”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완벽한 영공방위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의 모교인 성일고등학교 총동문회(회장 이승우)는 매년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식을 주관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동문들로 구성된 ‘故 이상희 대위 기념 사업회’를 발족하여 고인의 정신과 업적을 계승하고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한 기념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1번지 일원에는 이상희 대위의 살신성인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5년 9월 ‘상희공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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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2020/10/07 [20:03] 수정 | 삭제
  • 왜 눈물이 날까요. 고맙습니다. 거긴 있을만 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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