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여론조사, 유권자만 '골탕'

대부분 부동층이 많아...응답률은 고작 2%에 불과한 ARS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2/02/12 [13:29]

못믿을 여론조사, 유권자만 '골탕'

대부분 부동층이 많아...응답률은 고작 2%에 불과한 ARS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2/02/12 [13:29]

   
▲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진영에서 자신이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신뢰도에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1월 29일~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A 예비후보가 후보 적합도에서 1위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자신이 가장 많은 25%, 2위는 13.3%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본 결과, 정작 1위는 따로 있었다. 지지후보가 없다는 부동층이 29.7%로 가장 많았다.

B 예비후보다 마찬가지다. 자신이 후보 적합도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B 후보 역시 25% 가량의 부동층을 지니고 있었다.   

C 예비후보는 더 구체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26.44%로 자신이 1위라고 주장했다. 2위하고는 약 6%를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그도 기타에서 차지하고 있는 29.62%를 보지는 못해 자신을 1위로 발표하는 착각을 범했다.
 
다른 D 예비후보의 여론조사는 황당한 수준이다. 적합도를 물었는데, 물론 자신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결과였지만,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대답한 경우가 62.4%로 높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경쟁적으로 다른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근거도 없는 적합도 1위, 지지도 1위 등의 미사여구로 ‘보도자료’를 남발하고 있다. 오히려 언론기관 또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가질만한 단체는 여론조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왜 후보들은 여론조사에 의존하려는 걸까. 해답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수치로 표현되기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앞서고 있는지, 다른 후보가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자신을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후보라고, 더 나아가 자신이 타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는 제대로 된 포장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신뢰도 수준까지 내밀며 자신하는 여론조사를 좀 더 깊게 살펴보면 의외로 실망할 것이다. 첫째, 어느 후보가 설문조사를 하던지, 무조건 자신을 가장 먼저 내세운다. 어느 후보인 경우 사례를 만들며 다섯 차례 여론조사를 했다고 했지만, 정작 가장 먼저 묻는 질문에서는 자신이 먼저 나온다. 이런 현상은 다른 후보의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우선 순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름이 가장 많이 지지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결론이다.

두 번째로 현재 공개된 대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는 ARS를 통한 무작위 여론조사다. 즉,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한다면, ARS 기계는 정해진 전화번호를 계속 반복해서 전화해 샘플들이 완성될 때까지 해당 질문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안받는 경우도 있고, 받아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을 경우도 있다. 결국 이는 응답률에 영향을 미친다. A 후보의 응답률은 2.08%, D 후보는 2.7%에 불과했다. 단지 1천 샘플을 완성하기 위해 성공한 응답률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신뢰성이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곳이 해당 후보이기 때문에 질문지부터 항목, 순서까지 해당 후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말로는 ‘공정하게 했다’고 하지만 수치에 민감한 선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에는 의구심이 많다. 더구나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여론조사기관의 신뢰성 또한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 ARS 여론조사 기계 한 대를 가지고 자동으로 돌려가며 유권자를 괴롭히는 여론조사는 신뢰하지 못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계음의 목소리를 동반한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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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졸루션 2012/02/13 [17:29] 수정 | 삭제
  • 유권자는 아닌데, 숫자로만 우월하다고 보여지려고? 이젠 바보가 아니지~
  • 여론조사기관 2012/02/13 [16:51] 수정 | 삭제
  • 도대체 여론조사기관은 얼마나 많은 거야. 여론조사기관도 예비후보등록처럼 선관위에 등록하고 인정하는 곳에서만 하게하는 것은 어떨지요. 참, 김태년과 이상호 여론조사 경쟁은 어케 된거야. 하긴 하는거야. 아니면 다들 꼬리내리는 건가. 먼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말만 풍성하게 하지 말고 진정한 진검승부로 누굴 찍을 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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