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훼손의 주범은 누구?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넓혀…산성 입구까지 파헤쳐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7/03/18 [18:37]

남한산성 훼손의 주범은 누구?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넓혀…산성 입구까지 파헤쳐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7/03/18 [18:37]

[분당신문] 혹시, ‘구종점’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성남은 현재 ‘단대오거리’로 불리는 곳이 버스 종점이었답니다. 버스가 다니지 못할 정도로 계곡이 깊었고, 더 옛날에는 곰도 살았고, 심지어 아주 옛날에는 산이 깊어 커다란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드는 곳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숯검정 때문에 ‘탄천(炭川)’이라는 말이 나왔지요.

   
▲ 산성공원 입구까지 파헤치며 도로를 넓히고 있다. 이로인해 자연이 크게 훼손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때 남한산성을 가기 위해서는 긴 개울을 따라 걸여야  했지요. 이로 인해 지금의 은행동과 양지동은 교통이 불편했고, 판자촌 등이 산기슭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다고 해서 ‘달나라’라고 불렸답니다. 다소 불편하기는 했지만 울창한 자연은 성남의 자랑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옛 모습은 고사하고, 야금야금 남한산의 자연을 훼손하면서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는 불쌍한 모습을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말로는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는 하면서 정작, 남한산성을 관통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 터널 공사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터널 공사를 반대한다는 성남시는 정작 더 광범위하게 남한산성을 훼손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닭죽촌을 철거하면서 만든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없어졌습니다. 산성공원 앞까지 깊숙히 파헤쳐 가며 도로를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남시가 2013년 말부터 기존의 고가도로를 없애고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넓히는 ‘남한산성 순환도로 확장공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 4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넓히면서 높은 옹벽이 생겨나고, 지하터널도 만들어 질 예정이다.
수정구 단대동 닭죽촌 입구를 시작으로 중원구 금광동 황송터널 입구까지 연장 3.0km 도로 구간에는 지하차도와 복개터널 2개소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도로를 넓히다 보니 양쪽 벽면에는 엄청난 높이의 옹벽이 설치되고, 그만큼 남한산성 입구는 황토 흙을 내뺏으며 깎여 나가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산을 깎아내면 어떻게 될까요. 높은 옹벽과 6차선 도로가 생기면 자연과 인간과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생태계는 온전할 수가 없겠지요. 깊은 산이었던 남한산이 계곡의 물마저 메마르고, 그마저도 눈앞에서 사라져 곧바로 복개된 하천 밑으로 가버릴 것입니다.

이렇게 훼손된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민망함은 고스란히 남아있는 시민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 공사를 계획하고, 엄청난 예산을 퍼 부었던 청백리(?)들은 임기가 끝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환경교육도시’를 이야기하면서, 정작, 성남시 곳곳은 멍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플 따름입니다.

2020년이면 성남시는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처지입니다. 공원녹지 일몰제로 그동안 성남시가 공원녹지 부지로 묶어놨던 도시자연공원, 근린공원, 체육공원, 수변공원 부지 등이 대규모로 풀려 개발의 몸살을 앓을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는 엄청난 재앙을 대비할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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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판 강용석 2017/03/22 [11:02] 수정 | 삭제
  • 남한산성 지하화 고속도로는 반대 그러면서 6차선도로 만들어 성남시민 남한산성 접근방해 이거 지하화 안되나
  • Rbhstork 2017/03/19 [06:30] 수정 | 삭제
  • 이사람들이 시방 제정신들이야~~현실정치를 해야지 탁상공론만 하는겨??훼손된 성곽이나 빨리 빨리 보수하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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