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철학 부재, 성남시의 근시안적 행정

김현정(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17/10/05 [08:01]

환경철학 부재, 성남시의 근시안적 행정

김현정(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차장)

분당신문 | 입력 : 2017/10/05 [08:01]

- 녹지훼손하는 정자3동 주차장 건립은 주차난 해결도 못하고 피해는 전체주민에게 돌아갈 것

[분당신문] 성남시가 9월 28일 분당구 정자3동 전원마을 251-2번지 녹지대 내 공영주차장 공사를 강행했다. 주차난과 일부 주민이 주차장 설립을 원하는 것을 이유로 주민의 휴식공간이며 도심에서 대기정화작용을 하고 있는 불곡산 자락의 나무를 마구잡이로 벌목해 버린 것이다.

   
▲ 성남환경운동연합은 녹지를 훼손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공사 현장에 내걸었다.
공영주차장 부지 인근 주민들은 공사 현수막을 보고서야 주차장 건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작 주차장 공사와 건립으로 피해가 가장 큰 주민들은 공영주차장 건립계획을 알지 못했다. 주차장 추진을 알게 된 주민들은 녹지를 훼손하면서 주차장을 건립하려는 것에 반대했고, 이를 항의하기 위해 주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던 차였다.

이를 알게 된 성남시와 시공업체는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의 반대를 막기 위해 녹지공간의 나무를 마구잡이식으로 잘라버리는 강수를 썼다. 주차난이 있다고 해서 녹지를 훼손하고 주차장 건립하는 행정은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며 근시안적인 행정이다.

과거 2004년 재탕…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원마을은 주차난을 이유로 2004년 어린이 놀이터와 노인정을 헐어 167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을 설치했다. 당시에도 주민들은 주차난 해결은 커녕 주거환경을 망친다고 반대했었다. 13년이 지났지만, 주차난이 해결되지 않아 또 다시 주차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계획도시인 분당구 정자3동 전원마을의 주차난의 원인은 아이러니하게 규제완화이다. 애초 1필지에 3 가구 이하만 짓도록 공개 약속하고 분양했지만, 규제완화로 지하방과 옥탑방이 생기면서 1필지 열 가구, 스무 가구 집들이 들어서 8m, 15m 도로가 모두 주차장으로 변했다. 게다가 유치원 터에 교회를, 주차장 터에는 대형음식점 허가까지 내줘 주차난을 부채질하더니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하나밖에 없는 놀이터를 파서 주차장을 만들었었다.

   
▲ 주차장 건설을 이유로 정자3동 전원마을의 아름드리 나무가 마구 베어져 나갔다.
그러나 주차난은 2004년보다 더 심해졌다.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식의 주차장 건설로는 주차난을 해결할 수 없다. 전원마을의 주차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근 녹지공간을 모조리 밀어버리고 주차장을 건설해도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성남시가 주차장 건설로 주차난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시대를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주차장 건설로 인한 혜택은 주차편리라는 이익뿐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전원마을 전체 주민들에게 미세먼지, 오존 등의 대기오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

2016~2017년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관심이 높았던 환경주제는 미세먼지이다. 수도권에서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경유차이다. 2차 생성물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미세먼지 해결은 차량을 줄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미세먼지 발생원을 주거지와 인근 거리에 대규모로 설치한다는 것은 WHO 1군 발암물질을 대놓고 마시라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도시의 차를 없애고, 보행자 중심의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숲, 공원이나 호수가 얼마나 인접해 있는 지가 주택의 가치의 높고, 낮음의 평가가 된 지가 오래되었다.

숲과 녹지공간을 보유했던 전원마을이 성남시의 환경 철학 부재와 일부 시민의 요구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천당 아래 분당이 아니라, 천당 아래 주차장과 도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성남시 시정 철학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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