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학교교육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교과서가 변화된 우리사회의 다양성을 담기는커녕,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 정상가족과 한민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교육부로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첫 개정교과서가 적용된 초등학교 1~2학년 1학기 교과서 총 16권을 입수, 성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보고서를 정책자료집으로 펴냈다.
총 16권 : 봄1-1, 여름1-1, 수학1-1, 수학익힘1-1, 안전한생활1, 국어활동1-1, 국어1-1가, 국어1-1나, 국어2-1가, 국어2-1나, 국어활동2-1, 봄2-1, 안전한생활2, 수학2-1,수학익힘2-1
▲ 아픈 아이를 간호하거나 아이의 병원진료를 돕는 것도 여성으로 그려졌고, 보건실의 양호 선생님은 모두 여성이었다. |
문학작품과 역사적 인물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등장했는데, 특히 역사 속 인물은 모두 남성으로, 모두 위인의 모습이었다(세종대와, 장기려 의사). 문학작품 속에서 남성은 의사, 상인, 농부, 나무꾼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슬기로운 인물’로 그려졌다. 반면, 여성은 ‘콩쥐’, ‘신데렐라’, ‘인어공주’, 주인공의 어머니나 누이, 딸로 등장했다.
둘째, 성 역할 고정관념이다. 여성은 머리가 길거나 장신구를 하고, 분홍색과 같은 밝은 색의 치마 옷차림 경우가 많은 반면, 남성은 짧은 머리에 짙은 바지차림이었다. 성 역할에 있어서도, 남녀 모두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생계부양자는 남성으로만 그려졌다. 아픈 아이를 간호하거나 아이의 병원진료를 돕는 것도 여성으로 그려졌고, 보건실의 양호 선생님은 모두 여성이었다.
▲ 남아가 활동을 주도하고, 여아가 참여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
넷째, 가족형태와 관련된 것으로, 교과서 전반에 걸쳐 정상가족을 전제하는 경향성이 보였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로 구성된 가족의 등장이 두드러졌다. 연구자는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비혼가구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으로서 아이들에게 정상가족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섯째, 인종과 민족다양성으로, 교과서에 여러 인종과 민족이 등장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등장인물들은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 살구색 피부의 외모로 표현되었다. 드물게 갈색 피부나 노란 머리, 푸른색 눈으로 표현된 등장인물도 있었으나 극히 소수였고, 역할 역시 수동적인 모습이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괴롭힘 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 성별에 따른 장애인의 묘사이다. 교과서에 나타난 장애인의 모습은 단 6회(할머니 1회, 아동 5회)로 모두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그려졌다. |
일곱째, 폭력방지를 위한 대응방안이다. 교과목 ‘안전한생활’ 1과 2에서 아이들은 성폭력(성희롱)과 유괴 등 폭력범죄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길을 잃었을 때 등 범죄와 위험상황 대한 대응방법을 알려주는데 과연 적절한 내용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가족형태와 관련된 것으로, 교과서 전반에 걸쳐 정상가족을 전제하는 경향성이 보였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로 구성된 가족의 등장이 두드러졌다. |
박경미 의원은 “오히려 딸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는데도 올해 첫 적용되는 2015 개정 초등교과서에서 성차별적인 요소가 발견될 줄은 몰랐다”면서 “성차별뿐 아니라, 장애, 다문화 등 다각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 인종과 민족다양성으로, 교과서에 여러 인종과 민족이 등장한다고 보기 어려웠다. |
한편, 초등교과서 성인지분석 결과보고서는 지난 9월 15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의원실과 연구자의 결과보고와 국회입법조사처, 초등학교 현직교사,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와 여성가족부 성별영향분석평가과 관계자들의 토론을 거쳐 최종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으로 발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