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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 과거로의 여행에 초대합니다신칸센과 만나는 후쿠오카현 기타큐슈
유일환 기자  |  presslove@bund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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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1.07  13: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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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야하타-고쿠라-모지코로 이어지는 신칸센(新幹線) 열차를 타고 기타큐슈를 여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스페이스 월드, 자연사 박물관, 사라쿠라산 호바시라 케이블카, 그리고 일본의 3대 야경 중 하나로 불리는 사라쿠라 산까지. 케이블카 타고 도착해서 슬로프카 또는 도로로 전망대역가지 올라가면 된다. 모지항에는 오래된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상점이 밀집해 있으며, 고쿠라 지역에는 성과 쇼핑센터가 있다. 그래서 하루 만에 지나쳐버리기에는 아까운 여행지이다.

   
사라쿠라 산에 오르는 모노레일.
후쿠오카에 후쿠오카역이 없듯, 기타큐슈에도 기타큐슈역이 없다. 그 이유는 기타큐슈라는 도시가 탄생한 지 50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타큐슈는 1963년 모지(門司)를 비롯해 고쿠라(小倉), 야하타(八幡), 도바타(戶畑), 와카마쓰(若松) 등 5개 도시가 병합해 만들어졌다. 모지와 시모노세키(下關) 사이의 간몬해협이 간몬 터널·간몬교(橋)에 의해 해저·해상으로 연결되어 혼슈(本州)로 이어진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 특징이 다른데, 당시 인구가 가장 많고 역사가 장구한 곳이 바로 고쿠라였다. 그래서 신칸센(新幹線)이 정차하는 기타큐슈의 중심 기차역은 고쿠라역이다. 기타큐슈 여행이 시작되는 지점 역시 고쿠라역이다.

고쿠라역에 당도한 사람들은 익숙지 않은 풍경에 놀란다. 어딘가로 달려가는 모노레일 탓이다. 기타큐슈에는 그 흔한 지하철이 없는 대신, 모노레일이 하늘을 누빈다. 고쿠라역에서 탑승해 한두 정거장쯤 가다 보면 시내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고쿠라의 기타큐슈시청 앞은 과거와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해자를 경계로, 수백 년의 시차를 둔 채 고쿠라성과 복합 상가인 리버워크(River Walk)가 서 있다.

   
▲일본 도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고쿠라성.
일본에서 성의 유무는 한 도시의 역사적 중요성을 나타내주는 지표이다. 고쿠라성이 완성된 1602년, 고쿠라는 규슈 내 교통의 요지였다. 성의 영주는 상공업을 보호하고 무역을 활성화해 도읍의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성은 19세기 후반 화재와 전쟁으로 인해 소실됐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재건됐다. 고쿠라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장 높은 5층의 누각이 아래층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다. 또한 4층에만 처마가 없는 것도 인상적이다.

고쿠라성 아래에는 무사의 가옥을 재현한 정원이 있다. 넓지는 않지만 연못과 섬, 다리가 옹기종기 배치돼 있고, 고쿠라성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는 일본의 전통적인 목조 주택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도 체험이 가능한데, 달콤한 과자와 씁쓸한 녹차를 맛보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과자를 입에 넣고, 차를 한 모금 삼키면 쓴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리버워크는 후쿠오카의 ‘캐널시티 하카타’에 버금가는 상점가이다. 기타큐슈의 젊은이들로 언제나 붐비는 이곳에는 세련된 가게와 푸드 코트, 극장, 미술관 등이 입점해 있다. 가끔 공연이나 콘서트도 열려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은 여행지
고쿠라역에서 열차로 10분 정도만 가면 야하타 지구에 다다른다. 원래 중공업 도시였던 이곳에는 ‘스페이스 월드(Space World)’라는 테마파크와 기타큐슈 자연사·역사박물관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모두 만족할 만한 장소이다. 스페이스 월드는 ‘우주’를 주제로 단장돼 있다. 그래서 롤러코스터 앞에 거대한 우주 왕복선이 있고, 각종 놀이시설에도 우주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붙어 있다. 아폴로 12호가 달에서 가져온 돌과 우주선의 실물도 보관하고 있다.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는 것만이 아니라 우주에 대해 배우고 관심을 갖도록 한 셈이다.

   
▲‘스페이스 월드(Space World)’라는 테마파크와 기타큐슈 자연사·역사박물관이 있다.
스페이스 월드에서 가까운 기타큐슈 자연사·역사박물관은 ‘생명의 여행’ 박물관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구가 태동하면서부터 인류가 등장하기까지 동식물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물로 구성됐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우선 몸길이가 35m에 이르는 세이스모사우루스를 비롯해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등의 공룡 골격이 눈에 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공룡이 실제로 얼마나 큰 동물이었는지 체감하게 된다. 사라진 생물의 흔적인 화석과 생물종의 다양성을 알려주는 박제의 숫자도 많다. 아이들이 책에서만 접하던 ‘자연’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야경 감상을 위한 나이트 투어
기타큐슈에는 멋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많은 편이다. 그중 첫손에 꼽히는 곳이 사라쿠라(皿倉) 산이다. 해발 622m 높이에서 고쿠라와 야하타는 물론 간몬 해협까지 굽어볼 수 있다. 드넓은 대지에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불빛이 황홀하고 아름다운 정경을 빚어낸다. 이러한 매력 덕분에 ‘일본의 야경 100선’에서 새로운 3대 야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야경을 조금 더 쉽게 보려면 모지항 타워가 제격이다. 모지항은 밤이 되면 행인이 줄어들고 조명이 켜져 더욱 로맨틱하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전망대에 이르면 모지 항 레트로 지구와 시모노세키, 간몬 대교가 펼쳐진다.

   
간몬해협과 면한 모지항은 이국적 풍경이 그대로 살아있다.
혼슈와 규슈를 가르는 간몬(關門) 해협은 기타큐슈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머릿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간몬 해협과 면한 기타큐슈의 모지(門司)항은 말 그대로, 혼슈에서 들어오고 규슈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관문’이었다. 좁다란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부산과의 항로가 개설된 시모노세키(下關) 항과 얼굴을 맞대고 있다.

모지가 항구로 개발된 것은 시모노세키와 비슷한 시기인 1889년부터였다. 일본 정부는 모지에 석탄, 쌀, 보리 등의 주요 수출품을 다루는 항만 시설을 지었다. 오랫동안 서양과의 통로 역할을 했던 나가사키(長崎)보다 현대적이고 규모가 큰 항구를 조성한 것이다. 혼슈가 지척이고, 규슈 각지로 화물을 수송하기 좋은 입지 조건 탓이었다. 이제는 항구를 드나들던 화물선들이 사라진 모지 항은 이제 산업적인 기능을 포기하고,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공항에서 일본 라멘을 알리는 광고가 이채롭다.
모지 항에 도착한 길손을 가장 먼저 환영하는 것은 기차역이다. 1914년, 약 100년 전에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설된 고풍스러운 역사(驛舍)가 눈길을 끈다.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역을 중심으로 한 모지항 일대는 소위 ‘레트로 지구’로 통한다. '즉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레트로(Retro)’를 자신 있게 붙일 만큼 옛 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다.

과거 오사카 상선(大阪商船), 모지 미쓰이 클럽(門司三井俱樂部), 세관으로 사용됐던 2∼3층 높이의 사옥과 관청이 용도를 변경한 채 서 있다. 실내는 박물관이나 상점으로 꾸며져 있는데, 대부분 무료이고 입장료가 있더라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레트로 지구에서의 산책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이다.

내부 전시물이 유달리 재미있는 곳은 오사카 상선과 모지 미쓰이 클럽이다. 오사카 상선에는 커다란 선박 모형이 진열돼 있고, 기타큐슈에서 태어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와타세 세이조(渡瀨政造)의 작품이 걸려 있다. 또한 모지 미쓰이 클럽에는 아인슈타인이 규슈를 방문했을 때 묵었던 방이 복원돼 있다.

예쁘고 이국적인 상점에서 쇼핑을 하고 노천카페에서 휴식을 즐기다 보면, 진귀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모지 항 호텔과 모지 항 타워를 연결하는 다리가 갑자기 양쪽으로 분리돼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무심코 도개교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놀라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블루 윙’이라 불리는 이 다리는 하루에 6번씩 열리는데, 이곳에서 사랑을 맹세하면 영원토록 지속된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연인들이 찾는다.


가는 법
제주항공이 인천-기타큐슈 직항을 운행하고 있다. 수요일과 금요일, 일요일 등 주 3회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후쿠오카까지 간 뒤 기타큐슈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고쿠라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거나 하카타역에서 열차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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