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야 그만놔. (사진: 박신흥) |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개들이 사는 동네의 생활상을 재미있게 담아 그 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아기자기하게 보여준다.
‘엄마는 형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동생 개’,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고 등 돌린 개’, ‘부부싸움 이후 분노하는 아저씨와 숨어서 바라보는 아줌마 멍멍이’ 등 해석이 딱 맞아 떨어지도록 사진으로 잘 묘사되어 있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박 작가는 70년대의 우리네 생활상을 담은 ‘예스터데이’사진으로 사진계에서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사진 활동 40년 만에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7번의 초대전도 가진 바 있다.
▲ 웃는 새해. (사진: 박신흥) |
휴먼을 주제로 사진을 찍어온 박신흥 작가는 2018년도 개띠 해를 맞아 개들의 세계도 인간성에 버금가는 따뜻한 정과 이야기를 담아 작품을 만들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와 교훈까지도 일깨우도록 하고 있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설날 새해가 개의 해라서 시의성도 적절하고, 반려견이라 불리며 인간의 친구에서 가족으로 가까워진 현실에서 걸핏하면 개돼지 개만도 못하다고 비하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무언가를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노트_ 언제 너는 변함없이 충직한 인간이었더냐” ▲ 가엾은 막내. (사진: 박신흥)
우리 곁에 가까이 그리고 가족처럼 지내지만,
개는 돼지와 더불어 사람들에 의해 비하되는 일이 많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유행어에서부터 “죽 쒀서 개준다”라는 속담에 까지.
그렇지만 개처럼 솔직하고 친화적 동물이 어디 있겠는가?
밖에서 들어오는 가족을 일 년 365일 변함없이 꼬리치며 반가이 맞이하는 건 오로지 개일 것이다. 며칠 출장이라도 갔다 오면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흔들고 뱅글뱅글 돌기까지 한다.
거짓을 모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동물들 세계에 포커게임이 있다면 번번이 돈을 잃게 되지만.
개는 자기 일에 충실하다.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역할을 책임진다.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는 윤동주의 시처럼
본업에 몸을 사리지 않는 건 물론이고 불의에 침묵하거나 깨닫지 못할 때 경고음을 보내준다.
그런 개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언제 너는 변함없이 충직한 인간이었더냐”라는 말을 곱새겨봐야 될 것이다.
그들의 동네에 한 번 가보았다.
역시나 사는 건 우리네나 마찬가지.
희로애락도 있고 데이트는 물론이고 부부싸움까지 한다.
그렇더라도 어떤 질서가 있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교훈을 주고 있다.
그들끼리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통과 친화력이 있다.
신의와 충직이 있다.
개네동네를 돌아보며 감추는 게 없는 그들에 대해 행복의 미소를 지어본다.
일시: 2월 2~11일(오프닝: 2월 2일 오후 6시)
장소: 갤러리 브레송(서울시 중구 퇴계로163, 충무로역 5번 출구)
문의: 02-2269-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