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관리원에서 내근 업무로 옮기는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 횡령한 공금의 사용처 등을 낱낱이 조사해서 시민 의혹을 해소시켜 주어야
[분당신문] 견물생심, 바늘도둑 소도둑, 빙산의 일각, 적폐청산…
청렴도를 중요시한다는 성남지역 공공기관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면서 생각나는 말들이다. 특히, 성남시민들이 낸 혈세로 운영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치부가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났다.
지난 29일 보도된 한 인터넷 신문의 기사 내용은 시민들 입장에서 가히 충격적이다. 성남시내 노외주차장에서 나오는 수입금을 총괄 담당하는 공사 직원 K씨가 2년 가까이 지금까지 확인된 액수만 5천만원에 가까운 수입금을 빼돌려 착복했다는 내용이었다.
▲ 이번 공금횡령 적발이 성남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적폐들 가운데 빙산의 일각이 아니기를 바란다. |
K씨는 당초 현장 주차관리원으로 채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입사 몇 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갑자기 주차장 근무지에서 내근사무실로 옮기더니 주차수입금을 담당하는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공사 직원들에 따르면 K씨처럼 이런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당시에도 직원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K씨를 어떤 막후 실력자가 밀어주지 않고서는 특혜성 보직 변경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비정상적인 보직변경이 K씨의 공금 횡령을 가능하게 만든, 다시 말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되는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성남시 산하기관인 공사는 공공시설물 관리와 도시개발 등을 통한 수익사업을 하는 공기업이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사실상 준공무원 신분에 해당한다. 그런 공공기관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근무지 이동과 그에 따른 공금횡령과 착복이라는 추악한 결과물이 나온 것은 어쩌면 공사 스스로가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견물생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공사는 이번 공금 횡령 사건을 자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이 공정한 조사를 보장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 사건은 상급기관인 성남시 감사기관에서 직접 조사를 벌여야 타당하다는 주장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현장직이었던 K씨가 주차관리원에서 갑자기 내근직 행정업무를 맡게 된 배경에 외압이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횡령한 공금의 사용처는 어디인지 등을 낱낱이 조사해서 밝힘으로써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시켜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야만 앞으로 나올 조사결과에 대해 시민들이 ‘소도둑은 그대로 두고 바늘도둑만 잡은 채 꼬리자르기식으로 마무리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적폐청산은 이제 시대적 화두가 되었고, 성남지역도 예외가 될 수 없거니와, 예외가 되어서도 안된다.
따라서 이번 공금횡령 적발이 성남시민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적폐들 가운데 빙산의 일각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선 6기의 끝자락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씁쓸함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