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고객먼저' 실천하는 老 신사

34년 교직 정년후 성남시내버스 강사로 활동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1/01/14 [11:59]

'나보다 고객먼저' 실천하는 老 신사

34년 교직 정년후 성남시내버스 강사로 활동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1/01/14 [11:59]

 

   
▲지나는 버스를 향해 안전운전을 당부하는 홍순남 강사.
   
▲홍순남 강사

새벽부터 내린 눈 때문에 아침 일찍 나서는 노 신사의 발길은 바쁘기만 했다. 여느 때와 달리 오늘은 모란 버스 정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소 중원구 상대원 소재 (주)성남시내버스에서 버스기사와 직원들의 정신교육을 담당해오던 홍순남(68) 강사는 오늘은 현장 출근했다.

홍 강사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34년간 교편을 잡아온 성남 교육계의 산증인 이다. 6년 전 성일여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이후 성일고등학교 1회 졸업생인 제자가 경영하는 버스회사에 취직, 줄곧 700여 직원들의 정신무장(?)을 담당해 오고 있다.

“우리는 승객을 가족 친구같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모십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가 넘나드는 날씨임에도 일일이 지나는 버스마다 손 인사를 하며, 웃음으로 대한다. 평소 그가 말해온 ‘나보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라는 지론을 알기에 정거장에 들어서는 육중한 버스도 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진다.

그가 생각한 것이 바로 이 것이다. 악천후의 날씨 속에 많은 사고가 속출하고, 이는 곧 버스 회사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어른이 직접 나서 솔선수범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선다.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홍순남 강사.

성남시내버스 김윤태 대표는 “선생님의 평소 성격이 워낙 강직하시지만, 직원들을 대할 때는 아버지처럼 늘 자상하시다”면서 “추운 날씨에 건강 걱정 때문에 만류도 해보지만, 본인이 제 일처럼 직원들을 챙기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다정다감 덕분에 2006년에는 ‘훌륭한 아버지상’을 수상했고, 2002년에는 교육자로써의 최고 명예인 제10회 성남시 문화상 ‘교육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30여년 교육자로서 그가 배출한 제자만도 수백 명이다. 이들이 이제 지역 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홍순남 강사는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어린학생들을 대할 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지도와 격려, 때로는 사랑의 매로 학생들을 다그치는 등 필요한 인간 만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이 일 또한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라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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