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은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민선 7기 두달 넘도록 브리핑룸 설치 '깜깜'…기자들이 먼저 나서야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8/09/02 [09:04]

브리핑은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민선 7기 두달 넘도록 브리핑룸 설치 '깜깜'…기자들이 먼저 나서야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8/09/02 [09:04]

[분당신문] 민선7기 출범 두 달이 지나도록 브리핑룸 설치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은수미 시장도 8월 28일 출범 이후 사실상 첫 기자회견이라 할수 있는 '전국최초 아동수당 100%,상품권 지급'이라는 굵직한 기자회견을 이재명 시장 때와 마찬가지로 '한누리실'을 이용했다. 시장의 요구를 여전히 공무원들이 묵살하고 있다고 비춰질 우려가 있는 대목이다.

   
▲ 성남시가 수정구 태평동 청사에서 2006년까지 운영했던 브리핑룸. 이후 10년이 넘도록 브리핑룸은 만들어 지지 않고 있다,
은수미 시장은 당선자 인수위원회 당시 줄기차게 브리핑룸 설치를 요구했으나, 해당 공보관실은 엉뚱하게 '기자들이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다. 오히려 "시가 직접하는 기자회견외 시민, 정치인, 정당 단체 브리핑은 현행처럼 시의회 회의실을 이용해도 언론과의 소통은 가능할 것"이라고 회피했다.

이는 공보관실이 기자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민선 7기 은수미 시장의 언론관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발생한 '대형 참사'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브리핑룸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한번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브리핑룸은 기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성남시는 인구 100만에 육박하면서 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는 많은 요구가 있고,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시로 기자회견은 열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는 시민단체는 장소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연락처,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를 몰라 장소가 겹치거나, 시간 차이로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발생한다. 심지어 시의회 앞에서 열리기도 한다.

이는 시민에게 언론 접촉을 어렵게 만들어 여론을 무마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민선 7기에서는 누구나 아무런 불편없이 기자회견을 할수 있는 브리핑룸이 설치되어야 한다.

둘째, 중앙, 지방, 지역 언론까지 나궈 기자실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일일이 다 찾아 다니라는 것은 억지다. 요즘처럼 첨단 정보화시대에서 기사거리를 찾아다녀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민에게 기자실로 찾아오라고 할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보관실이 "브리핑룸을 설치하면 현 3개 기자실을 출입하는 기자단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된다"는 이유는 기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 은수미 시장의 민선 7시 사실상 첫 기자회견은 브리핑룸이 아닌 한누리홀에서 열렸다.
셋째, 특정 공간(한누리실)의 경우 시장만 독점하면 안된다. 시민들에게는 시청사 공간을 누구나 아무런 불편없이 이용할수 있다고 홍보해 놓고, 정작 이용하려면 수개월씩 미리 잡아놓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다. 심지어 각 부서별 공무원들이 미리 공간을 선점해 버리기 때문에 시민 이용은 '하늘에 별따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 이유 때문인가, 시민들은 몇개월전에도 예약이 힘든 공간을 시장은 아무때나 활용이 가능하다. 만약, 이런 이유가 사실이라면 이는 시민이 시장인 구조가 아닌 셈이다.

넷째, 기자들이 먼저 브리핑 제도를 요구해야 한다. 브리핑은 모든 기자라면 다 알다시피 언론과 시민들과의 연결하는 소통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다. 자주 있을수록 오해가 없고, 정보의 공유도 빨라진다. 기자들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 또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취재를 바탕으로 마주서야 하고, 공무원도 해당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이런 공방은 자연스럽게 시민의 혜택으로  전달된다.

2000년 초 기자들의 '정풍운동'을 기억하는 기자들이 많을 것이다. 기자들이 먼저 나서서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자실을 반납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성남시에게 브리핑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던 적이 있다. 덕분에 2006년 중반까지 브리핑룸 운영이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의 민선 5기와 6기에서는 브리핑이 아닌, 비판하는 언론을 상대로 고소ㆍ고발이 이어졌다. 심지어, 인터넷 언론에게는 '댓글 실명제'를 하라고 협박을 했다. 이를 지키지 않은 언론에게는 행정광고비 중단이라는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악습은 과감히 철폐하고, 안좋았던 기억은 빨리 지워야 한다,  기사를 쓰는 작성자의 역할에서, 성남시 발전의 원동력이 될수 있는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언론이 미리 미리 점검하고,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성남시도 이런 언론을 찾아 소통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 중심에 브리핑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시대적 사명이고, 민선 7기 은수미 시장의 소통을 위한 첫번째 단추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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