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코 흑돼지’ 아닌 백색 돼지?

이베리코 흑돼지 광고, 스페인 현지 관리보다 과장된 면 있어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9/02/25 [16:05]

‘이베리코 흑돼지’ 아닌 백색 돼지?

이베리코 흑돼지 광고, 스페인 현지 관리보다 과장된 면 있어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9/02/25 [16:05]

- 시중 판매하는 ‘이베리코 흑돼지’ 50점 중 5점은 '가짜 이베리코'

[분당신문]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는 최근 TV 먹방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SNS 등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 ‘세계 4대 진미’, 등으로 광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최고급 돼지고기로 인식되고 있다.

   
▲ 대부분의 광고에서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하고 있지만, 일부 사실을 과장하여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허위·과장광고로 판명됐다.

이에따라 (사)소비자시민모임(김자혜 회장)은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서울시내 음식점, 정육점, 대형마트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50점을 대상으로 모색 구분 유전자분석 및 잔류항생제 검사를 실시, ‘이베리코 흑돼지’ 인지를 확인해보았고, 음식점과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이베리코 목살 가격과 한돈(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 목살 가격 비교, 이베리코 흑돼지 표시광고 내용을 조사했다.

모색 구분 유전자분석 결과, 50점 중 5개(10%)가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 백색 돼지로 판별된 5점 중 3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거한 제품으로, 쿠팡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베요타 목살 구이(제조 및 판매:(주)국제식품)와 리베리코 목살(다모아영농조합법인), 이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한 이베리코돈목살(제조원:(주)성림쓰리에이통상, 판매원:(주)동원홈푸드)이다.

또한, 일반정육점에서는 경동시장 내 정육점에서 수거한 목살 1점과, 동대문 소재 음식점에서 수거한 1점이 ‘이베리코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부분의 광고에서 ‘이베리코 흑돼지’를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하고 있지만, 일부 사실을 과장하여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기도 했다.

이베리코 돼지 등급을 관리하고 있는 스페인 이베리코위원회의 등급 기준에 따르면 사육기간 중 대부분의 기간에는 배합사료를 먹여 키우다가 도토리가 떨어지는 시기에 방목하여 도토리를 먹게 사육하는 것으로 이베리코 흑돼지 등급 중 도토리를 먹여 방목하는 것은 최고 등급인 베요타와 다음 등급인 세보데캄보 뿐이며, 세보 등급은 도토리를 먹이거나 방목하여 키우지 않는다. 따라서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 방목 흑돼지’라고 광고하는 것은 사육기간 내내 도토리를 먹여 방목하여 사육한 것처럼 지나치게 부풀려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과장광고에 해당된다는 것이 소비자시민모임의 입장이다.

   
▲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백색돼지로 판별된 제품

또한 일부 음식점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베리코 흑돼지’에 대해 ‘베요타(BELLOTA), 세보데캄보(Cebo de Campo), 세보(Cebo) 등급을 표시하여 판매하고 있으나, 해당 등급은 하몽(생햄)의 원료육을 위한 등급으로, 스페인 현지에서도 도축이후 하몽의 원료(앞다리, 뒷다리)에 대해서만 라벨을 표시하여 관리하고 있고, 생육에서의 등급 표시는 별도로 관리되지 않는다. 더구나 음식점과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베리코 베요타’로 판매하고 있는 경우 등급 표시가 없는 ‘이베리코 흑돼지’에 비해 1.3~1.4배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음식점에서 ‘이베리코 베요타’의 경우 100g 당 평균 가격이 1만750원인데 비해 등급 표시가 없는 경우는 100g 당 평균 8천220원으로 베요타 등급으로 표시한 제품이 약 1.3배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인터넷쇼핑몰 역시 ‘이베리코 베요타’는 100g 당 평균 가격이 4천60원으로 등급표시가 없는 ‘이베리코 흑돼지’ 100g 당 2천940원에 비해 약 1.4배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스페인 현지에서도 하몽(생햄)이 아닌 일반 생육은 ‘베요타, 세보데캄포, 세보’ 등급에 대한 관리가 별도로 하지 않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의 등급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에 따라 표시 판매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입육 등에 대한 표시 광고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소비자시민모임의 제언이다.

이런 과장광고 덕분에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와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 비교 결과,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가 국내산 보다 1.3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대형마트 쇼핑몰(3사)에서 판매하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부위의 평균가격은 100g 당 3천410원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목살(2천680원)과 삼겹살(2천570원) 가격을 비교했을 때 1.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제품 중 최저 가격은 2천500원(롯데마트몰), 최고가격은 4천370원(이마트몰)으로 최대 1.8배 차이가 나타났고, 특히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은 ‘이베리코 흑돼지’ 중에서도 등급이 가장 높은 ‘베요타’ 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의 ‘이베리코 흑돼지’ 평균 판매 가격은 100g당 3천280원으로 나타났고, 최저가격은 1천980원(쿠팡), 최고가격은 5천170원(마켓컬리)으로 제품 간 최대 2.6배 차이가 있었다.

쿠팡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베요타 목살 구이(제조 및 판매:(주)국제식품)’는 100g당 가격이 3천760원으로 타 쇼핑몰의 베요타 등급 제품보다 저렴한 편이었지만, 이번 검사 결과 흑돼지가 아닌 백색 돼지로 판별됐다.

서울시내 ‘이베리코 흑돼지’ 판매 음식점 24곳의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의 100g 당 평균 판매 가격은 8천360원으로 나타나 서울시내 한돈(국내산 돼지고기) 인증 음식점의 삼겹살, 목살 평균가격인 7천680원보다 비쌌다.

‘이베리코 흑돼지’의 음식점 가격비교 결과, 100g 당 최저 가격은 4천980원(마포구), 최고 가격은 1만2천670원(종로구)으로 나타났고, 가장 가격이 비싼 종로구의 경우 베요타 등급 고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이번 조사결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베리코 흑돼지’ 중 일부가 가짜 ‘이베리코 흑돼지’로 둔갑판매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입, 유통 단계에서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므로, 온라인 유통에서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시민모임은 “이베리코 흑돼지 중 하몽(생햄)에 대한 등급을 마치 일반 생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처럼 과장하여 광고하고 있어 수입, 유통, 판매 업체들은 ‘이베리코 흑돼지’의 표시 광고와 관련하여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베리코 흑돼지의 등급에 대한 표시의 경우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고 표시 광고할 수 있도록 수입육 및 축산물의 표시 광고에 대한 관련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소비자시민모임에서는 3월 4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건 국회의원과 함께 '이베리코 흑돼재' 등 수입육에 대한 표시광고 및 수입, 유통에서의 품종, 품질등급 등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않음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제공과 수입육에 대한 수입.유통관리 방안을 모색하고자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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