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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떠난 자유여행, 시코쿠를 걷다_3‘다카마쓰~ 마쓰야마~ 다 먹어버리겠쓰~’
정은영  |  hk5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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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3  07: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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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고 살아 온 친구들과 돈을 모았다. 그리고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어디에 있든 일생을 함께라는 것만으로도 우린 내내 기분이 좋다. 그리 만나고 또 할 말은 머 그리 많은지. 고향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느 길도 어색하지 않고 익숙하다. 자유롭다. 우린 시코쿠를 걷는다.

둘째 날- 2. 먹는 게 남는다? 그렇다. 우린.

   
▲ 모두가 징하게 먹었으며 기분 좋게 마셨다.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겠으나 현실의 여행에서 먹방이 빠지면 어찌 그 공간을 채울 수 있을까?

[분당신문] 잠시 이번 여행의 먹방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우린 이번 여행 계획을 잡을 때 총경비의 반을 먹비로 잡았다. 우리의 구호는 ‘다카마쓰~ 마쓰야마~ 다 먹어버리겠쓰~’가 맞을 것이다.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우리가 숙소 부근의 가와라마치역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술잔을 들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우린 숙소에 들어가 각자의 자유시간을 가지며 다카마쓰의 밤 먹방 2차전을 차분히 준비했다.

쉬는 김에 어제로 돌아가 보면 피치 못할 사유로 아내가 오지 못한 두 친구는 여행부부가 되어 한방을 쓰게 되었다. 문제는 두 명 다 코를 심하게 곤다는 것이다. 첫날 일찍 잠이든 친구 덕에 더블 침대에서 함께 잔 친구가 다음날 아침 의문의 1패를 당했다. 하루 내 애증 담긴 고통을 호소하며 시들시들 오늘 밤의 복수를 꿈꾸었다. 사실 솔로로 참여한 이 커플로 인하여 우리의 여행은 한층 윤택했으며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고마운 커플이다.

   
▲ 사케에 일본 소주에 하이볼에 각종 쇠고기 부위를 시키기 시작하며 지글지글 징글징글 먹었다.

두어 시간을 숙소에서 푹 쉰 후, 우리는 슬렁슬렁 마루가메마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원래 로컬의 분위기를 한껏 느껴보기 위해 정하고 찾아간 집이 있었으나, 홀이 너무 좁은 관계로 입장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갈 곳이 없으랴. 계획을 급히 수정하여 야쿠니쿠(じゃぽん)를 먹기로 했다. 한곳을 더 거른 후 우리는 조용하고 자리 좋은 야쿠니쿠 전문점에 안착했다. 사케에 일본 소주에 하이볼에 각종 쇠고기 부위를 시키기 시작하며 지글지글 징글징글 먹었다. 내친김에 김치도 시켜 먹었다.

다시 회가 먹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한 잔 더 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인근을 지나다 목격한 수족관 속의 활어는 우리의 구미를 당겼다. 그도 그럴 것이 길가의 많은 횟집들은 수족관이 없어, 나오는 회의 대부분이 선어였다. 우리는 싱싱한 활어회가 먹고 싶었다. 여행의 회계를 총괄하는 총무의 “우동만 먹다 보니 회비가 남아돈다” 는 우스갯소리도 한몫했다. 지나오며 목격한 수족관 속의 물고기를 떠올리며 찾아간 횟집의 독립된 다다미방에서 2차가 시작되었다.

   
▲ 입가심은 꼭 해야겠기에 숙소로 오는 길에 다시 젊은이들이 많은 이자카야에 들러 한잔을 더 하며 둘째 날을 마무리한다.

여기서는 각자 커플의 연애소설이 한 편씩 쓰여 졌다. 부부가 함께 가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지나간 시절의 아프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과 인연이 된 이야기들을 풀어 놓을 수 있을까. 각자의 눈가에 아련한 회상의 무늬가 새겨지고 있었다. 그때 친구가 문제의 아주 작은 포도 알 모양의 해초를 주문했다. 맛은 딱 해초의 짭쪼름 함이었으나 모양은 예쁜 과일이었다. 이름은 아직도 모르겠으나 다음날 검은 똥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메뉴다.

2차에서 그치면 우리가 아니다. 입가심은 꼭 해야겠기에 숙소로 오는 길에 다시 젊은이들이 많은 이자카야에 들러 한잔을 더 하며 둘째 날을 마무리한다. 이때는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이미 다카마쓰의 페이스는 우리에게 넘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은 마쓰야마로 이동해야 한다. 조금 늦은 시간에 일어나기로 하고 새벽 1시 잠을 청한다.

모두가 징하게 먹었으며 기분 좋게 마셨다.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겠으나 현실의 여행에서 먹방이 빠지면 어찌 그 공간을 채울 수 있을까. 특히 계획부터 다카마쓰의 우동, 마쓰야마의 도미는 간식처럼 먹어 주겠다고 달려든 여행 아닌가. 예부터 즐거움 중의 최고는 ‘식도락(食道樂)’이라 하지 않았는가. 친구가 있고 맛있는 음식 곁에 술잔이 있으니 완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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