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새로운 천년 왕국 도래인가, 아마겟돈 대 혼돈인가?

이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9/06/16 [13:45]

‘콘택트’ 새로운 천년 왕국 도래인가, 아마겟돈 대 혼돈인가?

이미옥 기자 | 입력 : 2019/06/16 [13:45]
   
▲ 사진 : EBS

[분당신문=이미옥 기자] 16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콘택트’ (원제: Contact)를 방영한다.

1997년 제작된 영화 ‘콘택트’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디 포스터,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을 맡았다.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뿐이라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 낭비다’

이 간단한 사실이 영화 ‘콘택트’가 우주에 외계인이 존재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첫 단추에 해당한다.

인간은 삶의 공허를 메우기 위해 종교에 비합리적으로 매달리거나 신용카드를 긁어대며 방황하지만 결국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고 삶의 공허함을 메우는 방법은 진리의 추구이며 인간과 전혀 다른 외계생명체나 그들이 세운 문명과의 접촉이 진리 추구의 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영화 ‘콘택트’는 말한다.

그러나 인간은 종교 문제에 관해서는 증거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외계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신의 존재를 믿을 것을 요구하고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는 완벽한 물증을 요구한다. ‘콘택트’에서 보이는 이런 모순은 대다수의 인간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지적인 생명체를 막연히 거부하고 두려워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엔딩에 나오는 ‘For Carl’은 원작 소설의 저자인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을 기리는 것이다. 1996년 사망한 칼 세이건은 1959년 금성 탐사선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NASA에서 연구를 시작했고 1980년 공영방송 P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시리즈 ‘코스모스’에 해설자로 등장해 유명해진다.

그는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이용해 핵무기 감축이나 환경보호 운동 등에도 앞장섰는데 특히 1980년대에는 동서가 핵무기로 전쟁을 벌인다면 결국 자멸할 것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칼 세이건의 많은 저서 중 유일한 소설인 ‘콘택트’는 집필 단계에서부터 출판사들이 판권전쟁을 벌일 정도로 주목을 받았고 예상대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하지만 소설이라고는 해도 ‘콘택트’의 주인공처럼 칼 세이건 역시 실제로 SETI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주인공 엘리가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던 것처럼 그 역시 신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종교를 부정하기보다는 우주라는 광대한 미지의 공간을 보여주며 신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고민해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엘리가 연구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연구가 성공하면 갑자기 정부나 군이 모든 주도권을 뺏어가고 연구결과를 검열당하는 등의 부당함 역시 칼 세이건이 연구 현장에서 흔히 겪었던 일이었다.

그렇지만 허구인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함으로서 지적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이나 웜홀 통과 등 자신이 상상하던 혹은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외계 문명을 마음껏 그려냈다. 영화는 칼 세이건과 그의 부인이자 작가인 앤 드러얀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했던 만큼 원작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수작으로 꼽힌다.

EBS 영화 ‘콘택트’는 16일 낮 1시 5분에 방영된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