板橋(널다리)쌍용거(巨)줄다리기

판교지역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 황룡 줄이 이겨야 '풍년'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1/02/13 [20:11]

板橋(널다리)쌍용거(巨)줄다리기

판교지역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 황룡 줄이 이겨야 '풍년'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1/02/13 [20:11]

   
▲13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분당구청 광장에서 벌어진 판교지역 쌍용거줄다리기 시연 장면. 청룡과 황룡 줄에 비녀목을 꽂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쌍용거줄다리기는 정월 대보름날 너더리(판교동)에서 행해졌던 ‘쌍용거줄다리기’다. 김광영 씨의 증언에 의하면 판교동에는 1970년대 초반 경부고속도로가 생겨나기 전에 길을 가로지르는 신작로를 따라 길게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날을 맞아 줄다리기가 행해졌다고 한다.

줄다리기 준비는 대보름이 되기 여러 날 전부터 마을의 남자들은 당산나무 아래 모여 줄을 꼬아 굵게 수십 미터가 넘도록 만들다. 줄을 꼬는 데에는 마을 주민 3~4명이 약 1주일간 아침 9시에서 저녁 6시까지 시간을 맞추어 줄을 꼬았다고 한다.

줄은 마을의 회화나무가 있던 너른 광장에서 꼬았는데,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너른 논이 없어진 뒤에는 마을 뒤 샛길에서 줄을 꼬아 줄다리기 하는 날까지 그 자리에 보관했다.

줄을 꼬는 데 필요한 새끼는 작은 줄 18가닥을 엮어 합하고, 중(中)줄을 다시 엮어 대(大)줄을 만든다. 줄은 남근형으로 생긴 것을 ‘청룡 줄’ 이라 하고, 여근형으로 생긴 줄은 ‘황룡 줄’이라 부른다.

정월 대보름날 저녁. 너른 마당에 모인 주민들은 줄다리기를 하기 전에 마을 안길에 쌍룡의 용두를 맞대어 놓고 당산나무 앞에서 축문을 읽으며,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제사를 지냈다.

   

 줄은대보름이 되기 여러 날 전부터 마을의 남자들은 당산나무 아래 모여 줄을 꼬아 굵게 수십 미터가 넘도록 만들다. 줄을 꼬는 데에는3~4명이 약 1주일간 꼬았다고 한다.

줄다리기는 지방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만장과 풍물패가 앞장서고, 뒤를 따라 주민들이 함께 흥을 돋우면서 시작된다. 줄다리기는 쌍줄을 이용해 청룡 줄(숫줄)에는 기혼 남성이, 황룡 줄(암줄)에는 여성과 미혼 남성이 한 편이 되어 편을 나누고, 한 동네 남녀노소들이 1년 농사의 풍년을 바라는 줄다리기를 한다.

용두라는 줄 머리에 비녀처럼 생긴 커다란 비녀목을 꽂아 청룡 줄과 황룡 줄이 하나로 결합된 상태에서 세 번의 줄다리기를 겨룬다. 여성 황룡 줄이 두 번을 이겨야 동네 액운을 멀리하고, 풍년이 든다는 속신 때문에 반드시 황룡 줄이 이기는 풍습이 전해진다.

줄다리기가 끝난 후에는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나누어 먹고, 풍물패가 꽹과리, 장구, 북, 나팔 등을 울리면서 한마당 놀이를 한다. 음식 준비도 마을 주민이 합심하여 공동으로 준비한다. 그런 후에는 쌍룡 줄과 황룡 줄을 강이나 냇물에 태워서 액운을 물리치는 의식을 끝으로 줄다리기는 마무리 한다.

   

 ▲용두라는 줄 머리에 비녀목을 꽂아 청룡 줄과 황룡 줄이세 번의 줄다리기를 겨루는데, 여성을 상징하는 황룡 줄이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신 때문에 반드시 황룡 줄이 이긴다. 

판교의 쌍용거줄다리기와 유사한 줄다리기 민속이 여주의 흔암리에서도 전승되고 있는데, 이것은 경기도 지역의 쌀농사 문화가 지닌 공통적 특징을 보여주는 공통성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판교신도시 개발과 더불어 줄다리기 민속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성남문화원에서 민속의 보존전승을 위해 1980년 판교쌍용거줄다리기를 복원, 재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84년부터 경기도 민속예술축제 등에 선보인 이후 2005년 판교 신도시개발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2009년 보존회(부설)를 조직해 재정비 운영해 오면서 2010년 정월대보름축제에 복원, 시연회를 거쳐 올해 정월 대보름에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마련하게 되었다.

도시화 이전의 성남지역은 농경문화를 전승하여 왔기에 민속놀이도 논경문화를 배경으로 주로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나 삶의 안정을 기원하는 민속이 전승되었다. 성남의 여러 민속놀이 가운데 대표적 민속으로 ‘이무술 집 터 다지는 소리’와 분당 구미동의 ‘오리뜰 두레농악’ 그리고 판교 지역에 전승되어 온 ‘판교 쌍용거줄다리기’ 가 대표적인 민속놀이다.

이밖에 지경놀이, 남한산성 축성놀이, 봉국사 공주 명복기원 천도제, 반가 상여 소리 등도 전통 문화 예술차원에서 발굴 복원 전승 보존되는 우리 고장의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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