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사냥꾼과 칼잡이, 비어있는 하나의 퍼즐

이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9/07/14 [00:45]

‘그것이 알고 싶다’ 사냥꾼과 칼잡이, 비어있는 하나의 퍼즐

이미옥 기자 | 입력 : 2019/07/14 [00:45]
   
▲ 사진 : SBS

[분당신문=이미옥 기자]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8년째 미제로 남아있는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했다.

지난 5월 25일 '그것이 알고싶다'는 18년 간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을 방송에 담은 바 있다. 2001년,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살인, 총기탈취, 은행강도, 차량 방화에 이르는 14일간의 연쇄범죄. 오랜 취재 끝에 추정한 범인의 특징은 경상도 말씨를 쓰는 남성으로 남성용 스킨 냄새가 났으며, 범행수법으로 보아 칼을 잘 다루고 사냥 경험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사건 당시 작성된 몽타주와 함께 범인에 대한 정보가 방송을 타자 대구,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까지 "몽타주와 닮은 남자를 봤다"는 제보들이 '그것이 알고싶다'에 쏟아졌다.

혹시 모를 범인에 대한 일말의 단서라도 찾기 위해 제작진이 백방으로 연락을 취하던 그때, 익숙한 번호로부터 문자 한 통이 왔다. 연락을 해온 이는 2001년 당시 범인의 얼굴을 본 유일한 목격자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제껏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긴 고심 끝에 제작진에게 연락했다는 목격자는 사건 이후 우연히 회를 배달주문 했다 마주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확한 시기와 상호 명까지 기억나진 않지만 배달 온 회를 받기 위해 문을 연 순간 비닐봉지를 들고 서있던 남자의 얼굴을 보고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짧은 머리에 가르마까지, 착각이라 보기에는 남자의 외모가 2001년 당시 마주친 범인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고 말했다.

2001년 당시 경찰을 도와 수차례 용의자를 확인해줬지만 단 한 명도 범인이라 생각한 적 없었던 목격자, 하지만 그때만큼은 달랐다고 한다. 목격자는 "99%, 저는 같다고 본다. 그 범인이랑"이라고 말했다.

목격자의 기억을 토대로 수소문 한 끝에 제작진은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횟집 사장 '이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 씨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는 20여 년 전, 동네 친구들과 멧돼지 사냥을 즐겼으며, 독학으로 회 뜨는 법을 배웠고 소 발골에도 능하다고 했다. 더불어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했고, 당시 수배전단 속 범인의 외모와 특징까지 많은 부분이 부합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제작진은 고민 끝에 이 씨를 찾아온 이유를 전했다.

제작진은 이 씨에게 "대구에 은행 강도 사건이 있었는데, 그 시기에 뭐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씨는 "2000년도 쯤에는 대구에 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씨가 2001년도 이야기를 할 때만 회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 수상한 점을 짚었다.

이 씨 지인은 "이 씨가 예전에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와서 사람을 죽였다고 하더라. 왜 죽였냐고 하니까 알 것 없고 차차 알게 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씨는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와 "저는 그런 거 모른다. 그 시기에 대구 간 적도 없다"고 말하며 후배에게 '내가 사람 하나 죽였는데 괴롭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괴로워서 그랬다"고 반복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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