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아트센터, 누구를 위한 '만원' 연극인가?

흥행위주 작품만 초청 ... 지역 유일의 극단 동선 '외면'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2/07/02 [12:07]

성남아트센터, 누구를 위한 '만원' 연극인가?

흥행위주 작품만 초청 ... 지역 유일의 극단 동선 '외면'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2/07/02 [12:07]

   
▲ 극단 동선이 준비한 악극 '모정의 세월'이 공연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성남아트센터가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연극 만원(滿員) 시리즈를 기획, 대학로 인기 연극 작품을 선정,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난 4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들 작품은 이미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과 흥행 성공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들로 전석 1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티켓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성남아트센터의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4월 공연된 '라이어'는 재미를 선사했고, 6월에는 '민들레 바람되어'가 가슴 뜨거운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다뤄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하반기 공연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그러낸 ‘늙은 자전거'(10월 6일~8일)와 그리고 삶의 진한 감동을 주는 ‘꽃마차는 달려간다’(11월 10일~12일)가 공연되기도 했다. 이때 가장 큰 특징은  성남 유일의 전문 극단인  ‘동선’이 ‘꽃마차는 달려간다’로 참여했다는 점이었다. 가뭄에 단비와도 같이 지역 연극인의 무대를 성남아트센터가 배려해 준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 올해는 감동보다는 웃음을 택했고, 지역 연극의 발전보다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연극을 올리고 있다. 4월에는 웃다가 죽을 수 있다고 홍보한 ‘아빠는 월남스키부대’, 6월에는 웃기는 햄릿을 보게 될 것이라는 ‘리턴 투 햄릿‘을 선보였다. 후반기에는 10월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라이어2'가 호화 출연진이 재미와 웃음을 약속하고 있고, 이어 11월에는 관객을 기절시킬 웃음 핵폭탄 코믹극 ‘뉴보잉보잉’이 공연될 예정이다.

다양한 장르와 내용으로 짜임새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인기 있는 연극 위주의 공연과 웃음을 찾는 공연을 주로 배치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성남 무대를 찾는 라이어2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영화배우 이문식, 정재영, 안내상, 이종혁 등이 출연, 만원이 아니라 그 이상의 금액을 주고라도 관객이 몰릴 작품이다.

   
▲ 지난해 '꽃마차는 달려간다'로 초청작에 이름을 올린 극단 동선은 올해에는 지역 유일의 극단이면서 초청 받지 못했다.
연극 만원(滿員)을 기획한 의도는 이것은 아닐 것이다. 침체된 연극을 살려내고,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연극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 위주의 극단을 초청하고, 지역 유일의 극단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려가 없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도 극단 ‘동선’은 7월 1일 악극 ‘모정의 세월’을 공연했다. 오후 5시 단 한 차례 공연이었다. 오랜 경험을 지닌 배우와 꾸준히 지역 연극인으로 자리한 조성일 연출가의 작품이다. 시장과 술집을 무대로 벌어지는 1시간 30분 가량의 무대는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웃음도 주고, 울기도 했다. 배우들은 수개월 동안 연습을 했을 것이고, 스텝들은 밥도 굶어가며 무대를 만들고, 음악, 조명, 안무, 심지어 무술까지 지도해야 했다. 그런 연극이 단 한 차례 공연으로 무대를 접는다고 하니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극중 격투신에서 배우들은 소품을 마음껏 두들겨 부셨다.

지난해처럼 성남유일의 전문 극단으로 28년의 역사를 지닌 극단 ‘동선’에게 만원의 연극 시리즈에 참가시켜줬다면 무대가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배우들은 더욱 열심히 했을 것이고, 성남아트센터는 지역의 유일한 극단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는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대학로 연극에 대한 침체와 관객 외면을 아쉬워하지만, 지역 극단에 대한 배려가 없는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돈으로 월급을 받고, 어디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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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한테진주를 2012/07/03 [23:39] 수정 | 삭제
  • 그에게무러바야쥐..벼라악출세한거시기멍멍대리..ㅎ 개념이나 있을까?
  • 성남사람 2012/07/03 [09:08] 수정 | 삭제
  • 아트센터 부지 넓고 덩치커서 운영비도 장난 아닐껏 같은데...
    손해는 안보나 몰겄습니다. 우리의 아까운 세금이 지금 이시간에도...
    행사만 즐비해. 유행만 쫓고 뽀대나는 것들만 유치하려는 느낌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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