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전화번호부 책 어디로 갔지?

온라인뉴스팀 | 기사입력 2012/07/19 [22:33]

두꺼운 전화번호부 책 어디로 갔지?

온라인뉴스팀 | 입력 : 2012/07/19 [22:33]

   
▲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에서 열렸던 전화번호부 책으로 구성한 도미노게임 장면.
[분당신문]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꼭 한 권씩 두고 보는 책이 있었다. 들고 다니기엔 다소 무거웠던 책, 전화기 있는 곳 옆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바로 두툼한 몸집의 전화번호부 책이다.

당시 많은 필요성이 없는 사람들은 라면 받침대 또는 무거운 짐을 올려 놓을 때의 기타 용도로 썼던 기억과 TV속에서 힘세기를 자랑하는 기운센 사람이 출연하여 두꺼운 책을 찢는 장면도 눈에 선하다.

새로운 전화번호부 책을 받으면 아버지 이름 또는 친척의 이름이 잘 나와있는지 꼭 확인해 보았던 추억도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동네 미용실부터 관공서 및 생활의 긴급한 전화정보까지 세상의 온갖 이름과 번호를 담고 있던 전화번호부 책은 각종 생활정보와 지역정보를 찾아주는 유일한 책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책상의 전부를 차지할 만큼 제몫을 다하고 있는 데스크 탑 컴퓨터와 노트북, 그리고 손에서 떠날 줄 모르는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등의 급격한 보급화로 전화번호부 책에서 찾아야 했던 각종 생활정보와 지역정보는 그 수명을 다하고 슬그머니 우리 생활의 무대 밖으로 사라졌다.

몇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에선 전화번호부로 도미노 게임이 열렸는데, 가지고 있는 두툼한 전화번호부 책을 잘 모아서 재활용하자는 취지에서다. 이젠 필요없다는 이유에서 폐지로 활용할 가치 이하로 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같이 모든 지면매체의 힘이 사라지고 있다.

한편, 2009년 경영환경 악화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던 국내 제일의 전화번호부 발행사인 한국전화번호부는 급격한 인쇄전화번호부 광고수익의 악화로 인해, 홈페이지 및 모바일웹 구축을 위한 사업으로 전환했고, 업종부, 상호부, 인명부의 두꺼운 전화번호부 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또한 요즘 모바일 기기의 급속한 변화로 고유의 가치를 잃는 것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간혹 쓸모없어 보여도 잘 살피면 그냥 버리기에 아직까지는 조금은 아까운 구석이 있는 경우도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감에 따라 아나로그의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마음 한구석에 그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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