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5천 장애인의 단결이 최우선입니다”

지체장애인협회 성남지회 이수탁 부회장... 장애인의날 표창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1/04/17 [09:08]

“4만5천 장애인의 단결이 최우선입니다”

지체장애인협회 성남지회 이수탁 부회장... 장애인의날 표창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1/04/17 [09:08]

   
▲장애인들의 단결을 외치고 있는 이수탁 부회장.
“그들의 불편한 사항을 직접 찾아가 들어주고, 혹여 가진 것이 있다면 나누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4월 20일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성남시장애인연합회에서는 18일 오전 11시 성남시청 1층 온누리홀에서는 성남시장애인들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재활 의지를 격려하며 서로의 위로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장애인의 날 행사를 연다.

이날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 1년간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이다. 그중에서 장애인 자신도 신분이면서도 누구보다 장애인의 아픔을 같이하고, 대변했던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성남시지회 이수탁(53) 부회장 이야기가 귀에 들어온다.

이수탁 부회장은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지체 1급의 장애인이다. 하지만 그를 장애인으로 보는 이는 없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활발하고, 억척스런 활동 덕분에 ‘홍길동’이란 말이 더 어울릴 정도의 활동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때론 환하게, 때론 강하게 말하는 이수탁 부회장.
   
 

 

 

 

 

 

 

 

 

 

 

 

 

 

그런 그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지난 93년 교통사고로 찾아온 하반신 마비는 견딜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장애를 받아 들여야 하는 심한 정신적 공황 상태까지 오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건강했고, 사는 것 자체를 걱정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었다.

“어차피 장애인의 삶을 살 것이라면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 마인드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있다면 나누고, 내가 경험했던 아픈 기억들을 앞으로 장애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덕분에 그는 어느새 ‘장애인 민원 해결사’로 등극했다. 노점상 문제, 장애인 화장실, 주차 등을 포함한 장애인 시설문제, 각종 정책에 대한 불만 불평을 쏟아 놓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관공서를 찾고, 대형 건물의 장애인 시설 확충을 요구했고, 싸움이 났다면 양측을 찾아 중개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도 한솔, 목련 마을 장애인 50여 명이 모여 이수탁 부회장을 찾았고, 그는 이들을 만나 몇 시간 동안 대화를 하였고, 해결 가능한 민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추진을, 불가능한 것은 단호하게 현실을 말해주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바쁜 것은 성남시 전체 장애인 4만5천명이기 때문이다. 숫자로만 본다면 전남 장성군의 4만8천명과 맞먹는다. 이중에서 이수탁 부회장과 같은 처지의 지체장애인은 약 3만여 명이나 된다. 이들의 얘기만 들어줘도 하루가 짧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경사까지 챙기는 꼼꼼함 덕분에 장애인 단결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이 오히려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속한 단체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모든 것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기존의 단체가 소수를 위했다면 앞으로는 장애인 전체를 위해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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