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드는 ‘여름캠프’

장애를 잊고 즐거운 한 때…부모에겐 휴식을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1/07/03 [15:02]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드는 ‘여름캠프’

장애를 잊고 즐거운 한 때…부모에겐 휴식을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1/07/03 [15:02]

   
▲장애인부모회 성남시지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여름캠프를 마련했다.

휠체어만 보면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레고 장난감, 화투를 분신처럼 알고 있거나, 하루 종일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바닥만을 바라보기도 한다.  나이도 천차만별이다. 곧 쉰 살을 앞두고 있는 ‘큰 형님’을 비롯해 여덟 살 꼬마까지….  

지적 장애인과 자폐성발당장애를 안고 있는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이 모인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부모회 성남시지부(회장 김미종)가 커다란 사건을 만들었다.

매년 여름을 즈음해 한마음 여름캠프를 마련하고 있는데, 올해 인근 청소년 수련시설을 찾던 것과는 달리, 장애인 30명 자원봉사 37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여행단을 이끌고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제주항공편으로 제주도를 찾은 것이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의 경우 출발 전 두 차례의 준비 모임을 통해 자신들이 담당한 아이들에 대한 평소 성격과 장애 정도, 식습관 등을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다. 중증 장애의 경우 2~3명이 담당하는 등의 철저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이하고 있는 여름캠프가 70여 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자원봉사에 나선 김진환(21·경찰대학) 씨는 “지난해 참가했던 만큼 좀 더 성숙한 자세로 이번 자원봉사에 임하게 됐고, 37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책임지고 아이들의 안전한 여행을 맡았다”며 “조금은 불편하지만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미소를 보면서 나를 반성하고, 아직도 사회가 메마르지 않았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여름 캠프단은 첫날 용두암을 찾은데 이어, 저녁에는 장기자랑을 펼쳤으며, 둘째 날에는 오전에 제주도 민속박물관과 미니랜드 등의 관람지를 찾았다. 마지막 날에는 선녀와 나무꾼과 제주국립박물관을 찾기도 했다.

특히, 둘째 날 오후에는 좀처럼 바다 구경이 어려운 장애 아동들을 위해 함덕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들은 바닷물에 몸을 담그거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모래찜질을 하는 등 이 날 만큼은 자신이 가진 장애를 잊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행사를 마련한 김미종 회장은 “아이들에게 먼 여행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커다란 모험일 정도의 다소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만들어 준 제주도 여행은 참으로 기억이 남을 만한 도전이었다”고 전하면서 “2박3일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평생 수발을 담당하는 부모님들에게는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고 지내는 시간을 마련해 준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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