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 깨지 않도록

이은진(성남은행초등학교 교사)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14/03/04 [08:48]

교사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 깨지 않도록

이은진(성남은행초등학교 교사)

분당신문 | 입력 : 2014/03/04 [08:48]

“너희 담임선생님 어떠시니?”
“남자 분이셔, 여자 분이셔?”
“선생님은 젊으셔?”

시업식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부모님께서 가장 먼저 묻게 되는 말이죠? 3월 첫날의 설렘과 두근거림은 학부모님과 아이들뿐 만 아니라 아이들의 담임을 맡게 된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다리는 편지를 받는 것처럼 새 학년 명렬표를 받은 저 또한 그랬습니다. 내가 만나서 한해살이를 할 친구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나를 만나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떨까? 그렇게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만나는 아이들이기에 시작하는 지금 더욱 더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교직 첫 발령을 받을 때는 ‘한 해 한 해 경력이 쌓여지면 그만큼 편안하게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책임감은 한 해 한 해 더욱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올해로 교직경력 12년이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해입니다. 지금까지 교육경험의 적절한 매듭을 짓고 새로운 도약 점으로 삼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교대를 진학하기로 결심한 그 때의 ‘처음처럼’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6학년은 고학년입니다. 부모님과 선생님께 의존하기보다는 또래집단의 가치와 행동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는 학년이기도 합니다. 자립심과 자존감에 대한 욕구가 점차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6학년이 되었다고 해서 부모님들께서 ‘고학년이니 알아서 하겠지’ 하시며 아이들의 교육활동에 대해서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자율은 때론 방종으로 흐를 위험도 있습니다. 반드시 부모님께서 기준을 세우셔서 아이들에게 확실한 방햐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길을 찾아 갈 수 있을 테니까요.

교육의 3주체는 교사, 아동, 학부모입니다. 교사 혼자만이 교육을 이끌어 갈 수는 없습니다. 교사 혼자서 이끌어 가는 교육 또한 우리가 바라는 온전한 교육의 모습일 수 없습니다. 자녀교육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겠지만, 교육의 힘을 믿고 부모님께서도 관심을 가지시고 가정에서 함께 지도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 그리고 꿈이 함께 어우려저 아이들은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기 초에 담임교사로서 학부모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교사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를 학부모님께서 깨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교사인 저의 한마디는 미래의 꿈을, 때로는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래서 늘 한마디를 하더라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신중하게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며, 잘못을 했더라도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갖더라도 교사인 저도 사람이기에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실수를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자녀분 앞에서 “너의 선생님 왜 그러시니?”와 같은 담임교사에 대한 신뢰를 깨는 말씀은 절대로 삼가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저에 대해 ‘우리 선생님 나빠! 이상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순가나 교육의 절반은 포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절대로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부족할 경우 가정교육의 문제로만 귀결시키지 않겠습니다. 항상 사람은 완벽할 수 없기에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는 긍정적으로 지도하겠습니다. 나아가 가정, 학교가 공동체로서 우리 아이의 문제를 바라보고 지도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자녀분들에게 담임교사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 특히 비난은 절대로 삼가 주시고, 문제가 있을 경우 직접 연락하어 말씀해주시거나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 글은 성남은행초등학교 이은진 선생님께서 새 학기를 맞아 학부모들에게 전하는 여·우·사·이(여기서 우리 사랑을 이야기해요) 제1호에 실린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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