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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왕시루봉 유적, 시민 유산으로 보전된다한국내셔널트러스트, 선교사 유적 신탁협약식 개최
유일환 기자  |  presslov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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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1  07: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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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인요한)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양병이)가 신탁협약을 맺었다.
[분당신문] 1962년 건립된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이 시민들 모두의 유산으로 보전된다.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인요한)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양병이)는 19일 오전 11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 신탁협약식’을 개최,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시민유산으로 영구신탁하는 협약서에 최종 서명하였다.

이와 함께 선교사 유적을 문화재청의 등록 문화재로 추진하고 있는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과 적극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이로써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리 산17번지의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의 건축물 12동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유산으로 신탁됨과 동시에 협약에 의거 (사)지기선보연이 관리 및 운영을 맡게 된다.

기독교 선교사 유적의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지기선보연 인요한 공동이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국의 근대화와 자유와 평등사상을 전파한 선교사 유적이 문화재적 가치가 재조명 되고 있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고 밝히면서 ‘종교적 자산에 대한 소유욕에서 벗어나 모든 시민의 문화유산으로 보전되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 캇쇼츠쿠리 건축형태 선교사 유적.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양병이 이사장은 ‘지리산 선교사 유적이 자연과 문화유산 그리고 세대와 종교간의 벽을 넘는, 조화로운 균형과 신뢰의 상징으로 보전하자’고 협력을 약속하였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사)지기선보연 안금남 대표이사장은 ‘종교유적이면서 역사·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선교사 유적을 신탁하는 것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에 대한 사랑과 봉사, 그리고 그들을 위해 죽음조차 무릅썼던 선교사들의 정신을 닮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에 각계의 동의를 부탁하고, 등록문화재 지정과 보전을 위한 활동에 관련 정부기관, 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의 협력을 요청하였다.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은 등록문화재 지정이후, 국립공원 지리산 보전의무를 준수하면서 관련기관과 시민사회단체의 협의를 통해 보수 복원 및 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종교유적에서 문화·인류학적 사료로의 가치를 인정받은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 영구신탁 예정인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은 노고단 일대에 1920년 초, 처음 휴양지를 세운 것으로 시작된다. 종교적 사명감을 안고 2~3대째 이국의 땅에서 삶을 이어온 외국 선교사들이 말라리아와 이질 등의 풍토병으로부터 본인과 가족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노고단에 휴양지를 세운 것이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폐허가 된 노고단 휴양지를 대신하여 1962년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에 지금의 선교사 유적을 재건하게 된다.

   
▲ 북미 오두막 건축형태 선교사 유적.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은 현재 10채의 가옥과 교회 한 채, 창고 한 채 등이 남아 있다. 주로 미국의 간이건축물 축조방식으로 이뤄져 있으나, 건축물 중에는 노르웨이 선교사에 의한 북유럽식 가옥, 호주ㆍ영국식 요소가 보이는 가옥, 주한 미군으로부터 구입한 콘센트 막사(교회) 등이 있다.

각 가옥들은 가족단위의 단출한 평면을 가지고 있어, 대개 2층의 구조이나 지붕 밑의 다락방을 2층으로 사용하며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계단 대신 사다리를 설치했다. 장마철의 습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벽난로 외에는 난방시설이 없음을 볼 때, 여름에 국한하여 이곳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선교사 유적 건립당시, 산세를 최대한 이용하여 산을 깎아내는 절토작업을 최소한으로 했고, 목재를 비롯한 철판, 창호 등은 산 아래 도회에서 제재된 된 것들을 운반하여 사용함으로써 주변의 수목 훼손을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그리고 한국의 건축현장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프리 캐스트(Pre-Cast) 공법을 사용하여 기초, 기둥, 창대받침, 벤치, 야외 테이블 등을 만든 조립식 기법이 적극적으로 적용되었던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 미군막사를 재활용한 예배당.
역사적으로도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은, 1936년 노고단 선교사 유적지에서 구약성서의 한글 개역을 통해, 보편화되지 않은 한글을 백성에게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여 민중을 위한 문화적 진보정신이 이어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종교적 의미를 차치하고라도 이 땅에 뿌리 내리고 한 세기 이상 살아 온 이국, 이문화인들이 적응해 가던 과정 중의 생활의 한 단면이 담겨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문화, 인류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귀중한 사료로 인정하고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곳이다.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은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1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한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소중한문화유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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