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지은 시, 최초로 노래 된다

고종이 커피 마시던 정관헌에서 30일 가곡 공연

이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6/04/22 [09:50]

고종이 지은 시, 최초로 노래 된다

고종이 커피 마시던 정관헌에서 30일 가곡 공연

이미옥 기자 | 입력 : 2016/04/22 [09:50]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공개행사 ‘가비에 앉은 노래’

   
▲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공개행사 ‘가비에 앉은 노래’가 열린다.
[분당신문] 고종이 봄의 경치를 보고 지은 한시가 처음 노래로 재탄생한다. 오는 30일 오후 3시 서울 덕수궁 정관헌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공개행사 ‘가비에 앉은 노래’가 열린다.

이날 공연은 김영기 가곡 예능보유자와 이수자, 전수자, 음악동인 고물이 함께 무대를 꾸미며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후원한다. 관람료는 없다.(덕수궁 입장료는 별도)

공연 제목의 ‘가비’는 커피의 우리 옛말. 공연이 열리는 정관헌은 조선 최초로 커피가 시음된 곳이다. 고종이 홀로 커피를 마시며 사색을 즐겼던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에 김영기 명창이 처음 시창(詩唱)으로 재구성한 ‘상원춘경’과 ‘상원즉경’은 ‘봄 날씨 때마침 화창하여’ ‘곳곳은 수놓은 비단 속이요/걸음마다 가득히 향기를 맞이하네’ 등의 구절로 고종이 봄을 묘사한 시다.

김영기 명창과 출연자들은 이밖에 여창지름시조 ‘매화야’, 가곡 우조 우락 ‘유자는’, 가사 ‘수양산가’, 창작가곡 ‘초여름 숲처럼’ 등을 노래한다.

가곡은 시조시를 노래하는 장르다. 최근 한효주, 천우희 주연의 영화 ‘해어화’의 소재가 된 정가(正歌)에 속한다. 소규모의 관현악 반주에 맞춰 연주되며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으로도 부른다. 문학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예술. 전통음악의 3대 성악곡으로 꼽힌다.

공연 말미에는 김영기 명창이 관객들에게 여창가곡 ‘편수대엽’을 직접 가르쳐준다. 이수자로 이아미, 이유경, 이기쁨, 하윤주, 이아름, 전수자로 백수영, 태하연, 김아련, 손다정, 반주자로 음악동인 고물이 함께 한다.

봄날, 고궁에서 옛 임금이 돼 커피 한 잔처럼 진한 풍류를 즐겨볼만한 공연이다.

   
▲ 가곡 예능보유자 김영기.
김영기 명창은 15세 때부터 가곡을 배우기 시작해 1984년 20대의 나이에 전수 조교가 됐고 가곡 명인 김월하의 타계 이후 이례적으로 43세에 가곡 예능보유자가 되었다. 가곡을 전승하기 위해 잊혀가는 노랫말을 살려내고, 악보로만 남은 미발표 가곡의 복원을 위한 공연과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이 시대의 가객이다.

일시: 4월 30일 오후 3시
장소: 덕수궁 정관헌
입장료: 무료 (덕수궁 입장료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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