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평 독방에서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너도 선하고, 나도 선하다’

백왕순(전 내일신문 기자) | 기사입력 2017/04/17 [14:29]

1.7평 독방에서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너도 선하고, 나도 선하다’

백왕순(전 내일신문 기자) | 입력 : 2017/04/17 [14:29]

   
▲ 나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1.7평 독방에서 1박2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분당신문] 4월15일과 16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년이고, 15일은 광화문 광장에서 마지막 촛불집회가 있는 날이다. 그리고 대선후보들의 등록일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 있는 날에 나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1.7평 독방에서 1박2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사)행복공장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주위에서 '개념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1박2일 동안 핸드폰을 맡기고, 독방에 갇혀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밥도 조그만 배식구로 넣어 준다. 정확히 15일 오후 2시부터 16일 오전 9시 30분까지 19시간 30분간 독방에서 나 홀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20시간 동안 나는 태어나서 현재까지 53년의 내 삶에 대한 과거로부터 시간여행을 했다. 나의 사상과 철학체계를 만들어 주고 지금의 나를 유지하도록 도와준 여러 명의 스승과 고마운 분들이 떠올랐다. 감사의 시간이었다.

독방을 나오고 나서 ‘너는 행복하냐?’고 자문했다. “나는 행복하다”.  ‘그러면 너만 행복하면 되느냐?’,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행복은 정신적으로 괴로움이 없고, 물질적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상태일 것이다. 정신적으로 괴로움이 없는 상태는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았을 때 가능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나는 선이고, 나는 악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나와 생각이 다르면 모두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게 되고 항상 싸워야 한다.

행복할 수가 없다. 개인이 행복해지는 것은 맘먹기 나름이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 너도 선하고, 나도 선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분법적인 흑백논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물질적 만족은 상대적 개념이다. 의식주가 해결된다고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물질에 대한 집착도 문제지만, 사회적 불공정과 불평등, 불안전 등이 심화될수록 만족도가 떨어지고, 행복하지 않다.

   
▲ 1박2일 동안 핸드폰을 맡기고, 독방에 갇혀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밥도 조그만 배식구로 넣어 준다.
인간은 유일하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물질적 만족과 행복을 위해서는 불평등과 불공정, 불안전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은 성찰하고, 사회적으로는 개인의 행복을 가로막는 제도와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서로 편을 가르고, 친한 사람이 철천지원수가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문재인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은 서로 가까운 친구들이었다. 서로 투쟁과 대결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선 후 양 진영이 힘을 합쳐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나는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성찰하고, 사회변화를 위해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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