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고아원을 지날 때 마다 품었던 이웃 사랑에 대한 마음을 실천하는 탈라코스메틱 테라피 강금수 원장. |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마는 정우(가명, 10) 엄마. 정우는 엄마랑 단 둘이 은행동 지하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정우를 낳고, 이혼한 뒤 10여 년 동안 홀로 키우고 있는 편모 가정이다. 다섯 식구의 장녀 정미(가명, 12)네는 몇 해 전 아버지가 수술한 디스크 재발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자, 어머니가 식당일을 하시며 삼남매와 남편의 몫까지 떠맡아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 그리고 10년 전 사업이 망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를 대신에 1남2녀의 자녀를 키워 온 강한 어머니 김지숙(가명, 50)씨.
이들 세 가족 모두는 남들에게 말하기 힘들 만큼 아픔을 지녔지만, 명절을 앞두고 풍성하기 보다는 저녁 반찬꺼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정부의 혜택을 받기 보다는 홀로 서기를 선택해야만 했고, 다소 고단한 삶이었지만 커 가는 아이들을 보고 하루의 피로를 잊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 가족의 공통점은 추석을 하루 앞둔 9월 29일 ‘몰래 찾아 온 손님’ 덕분에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세 가족이다.
평소 나보다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말을 늘 해오던 강금수(탈라코스메틱 테라피 서현점) 원장은 추석을 맞아 남다른 선행을 기획했다. 단체 또는 기관에 일정한 액수를 쾌척하는 ‘보이기 위한’ 행동보다는,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을 직접 방문하고 싶었다.
▲ 강금수 원장이 정우 엄마에게 고가의 탈라화장품 세트와 더불어 쌀 두포대, 그리고 정성이 담긴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
그녀가 이렇게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남을 돕고자 했던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가의 피부 전문숍을 운영하면서 수익의 일부는 지역사회 공헌활동기금으로 사용할 것을 선포했다. 또한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이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터득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손으로 하는 테라피' 프로그램을 가장인 어머니들에게 전파하고 싶기도 했다.
“저소득층 가정을 보면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이 식당 보조, 부업 정도의 단순 노동 등으로 정해져 있더라고요. 적은 임금으로 자식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슬퍼하거나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살수 있다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테라피스트 교육을 통해 수익은 물론, 전문가로써의 명성까지 얻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드릴 생각입니다.”
▲ 다섯 식구의 장녀 정미네를 찾아 일나가고 없는 엄마를 대신해서 고급 탈라화장품세트와 성금, 그리고 쌀을 전달하고 있는 강금수 원장. |
창업이후 분당을 비롯한 서울 강남 등지에서 많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 본고장인 프랑스는 물론 캐나다, 중동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이미 평가를 받은 만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안정적인 제품과 강 원장이 개발한 ‘손 맛’을 더해 인기 상승 중에 있다. 이런 기법을 ‘돈 있는 사람이 아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편모 가정이나 진학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 등에게 널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얼핏 보면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 같지만, 저는 제가 더 많은 것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는 뿌듯함이라고 할까요. 또 봉사 바이러스는 끝도 없이 번지기도 합니다. 혼자 하던 것을 단체를 만들어 하고, 지금은 제 남편도 저와 함께 쌀 포대를 들고 따르고 있지요.”
이날 강 원장이 찾은 세 가족은 어쩌면 슬프게 지나갈 명절을, 아이들에게 옷 한 벌 해주지 못했을 뻔한 안타까운 처지를, 그리고 아버지 무덤 앞에서 절 한번 하기 힘들었을지 모를 상황을 반전시켜주는 ‘가을에 찾아온 산타클로스’와 같았던 손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