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상희 대위 순직 21주기 추모식

살신성인 실천한 성남의 아들… 상희문화제 개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2/12/13 [17:21]

故 이상희 대위 순직 21주기 추모식

살신성인 실천한 성남의 아들… 상희문화제 개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2/12/13 [17:21]

   
▲ 고 이상희 대위의 후배들이 추모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분당신문]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1번지 일원에 가면 ‘상희공원’이라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에서 비행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순간, 민가 피해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애기(愛機)와 함께 산화해 간 故 이상희 대위의 살신성인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95년 9월 ‘상희공원’이라 칭했다.

이상희 대위는 야탑동에서 태어나 돌마초등학교, 양영중학교, 성일고등학교를 졸업(86년)하고,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뒤, 학군 17기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어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학생조종사로 빨간 마후라를 매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1년 12월 13일 오후 3시 01분경에 훈련 마지막 관문인 공중사격 비행실습을 하던 중 착륙을 시도하던 F-5A 3번기와 공중 추돌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 생전의 고 이상희 대위의 비행훈련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사고 직후 3번기에 타고 있던 교관은 낙하산으로 비상탈출을 시도해 목숨을 건졌으나, 이 대위(사고 당시 중위)는 탈출하려던 중 기체가 가옥이 밀집한 광주광역시 서구 덕흥마을을 향해 급강하를 하자 민가가 없는 추락지점을 택하다 비상탈출 시간을 놓쳐다. 결국, 마을에서 불과 10여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미나리 밭으로 추락해 장렬히 산화했다.

사고당시 기체에서 찾아낸 블랙박스엔 “추락한다. 탈출하겠다. 앗! 전방에 마을이 보인다. 탈출불가…”란 절제절명의 순간, 이 대위가 외친 마지막 육성이 녹음되어 있었다. 만일 이 대위가 기수를 돌리지 않고 비상탈출을 했다면, 비행기는 덕흥마을 민가를 덮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것이 당시 마을 주민들과 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 고 이상희 대위 순직 21주기 추모식이 분당구 야탑동 소재 상희공원에서 성일고등학교 총동문회가 마련해 열리고 있다.
   
▲ 성일고등학교 총동문회 박형진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
이 대위가 장렬히 산화한지 20년 후, 성일고등학교 총동문회와 故 이상희 대위 기념사업회는 상희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탑골향우회, 한국 항고대 항공운항고 동문회, 공군 제15 혼성비행단 등의 후원으로 12월 13일 ‘자랑스러운 성남의 아들’ 故 이상희 대위 순직 21주기 추모식을 마련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상희 대위의 부모님을 비롯홰 이 대위의 후배인 공군 제1전투비행단, K16 비행단, 성일고등학교총동문회를 비롯한 성남지역 고등학교 총동문회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에서 박형진 성일고총동문회장은 “뒤늦게 20년이 지난 지난해부터 추모식을 가진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감출 수 없다”면서 “고인의 유지를 알리고 전하는데 동문으로써 최선을 다하겠으며, 희생정신을 본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상희 대위 기념사업회 강형식 회장은 “고인의 뜻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올 6월 상희 문화제를 열었으며, 상희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그린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장학사업과 더불어 여름에는 '선배들에게 길을 묻다'라는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대위의 아버지 이주열(84) 씨와 어머니 이원순(77) 씨는 “더 할 말이 없다. 우리 아들을 기억해줘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상희 대위 기념사업회는 매년 12월 13일 추모식 개최하고 있으며, 앞으로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조형물과 기념관을 조성할 예정이며,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통해 이 대위의 숭고한 정신을 기릴 수 있는 멘토링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이 대위는 현재 국립대전현충원 장교 제1묘역 3블록(묘비번호 1001)에 안장돼 있으며, 광주광역시 서구  유덕동 덕흥마을 주민들도 1991년 12월31일 주민의 피해를 염려해 기수를 돌려 기체와 함께 산화한 이 대위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기 위해 비석을 세워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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