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관리 통해 '치매' 막는다

노인 27.8% 경도인지장애... 유형별 특징 분석 발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3/07/02 [10:57]

유형별 관리 통해 '치매' 막는다

노인 27.8% 경도인지장애... 유형별 특징 분석 발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3/07/02 [10:57]

   
▲ 김기웅 교수
   
▲ 한지원 교수
[분당신문] 흔히 치매 전 단계라 불리는 '경도인지장애'는 본인 혹은 주변 사람이 보기에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저하된 것을 느끼며,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같은 나이, 같은 교육수준, 같은 성별의 정상인에 비해 저하 소견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보건복지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이 실시한 2012년 전국 치매 역학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 노인 중 27.8%가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으며,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경우 8~10% 정도로 10배 가까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치매 고위험군으로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치매·경도인지장애센터(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한지원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환자 중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환자의 유형을 알아보기 위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전향적 추적조사의 일환인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Health and Aging: KLOSHA)"를 실시했다. 

김기웅, 한지원 교수팀은 2005년 8월부터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천명을 무작위 추출하여 평균 18개월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 1년간 이들을 대상으로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진단 평가를 정밀하게 시행한 후 18개월 뒤인 2007년에 동일한 평가를 시행하여 2005년에 경도인지장애였던 환자들 중에서 2007년에 치매로 진행하거나 정상으로 회복된 사람들이 서로 어떤 다른 특징을 갖는가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모든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9%정도만 치매로 전환되고, 18%은 정상으로 회복되며 나머지 73%는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고 그 상태에 머물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나중에 치매로 진행할 환자 유형을 예측하기 위해 경도인지장애를 다중영역형과 단일영역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다중영역형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단일영역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 비해 치매로 진행할 확률은 3배 이상 높고 정상으로 호전될 확률은 1/4 수준으로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도, 18%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내에서 서로 다른 유형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평가되는 인지 기능에는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실행능력, 주의집중력 등 여러 가지 영역이 있는데 이 중 하나의 영역, 예를 들어 '기억력'에만 인지 저하가 있는 경우 단일영역형 경도인지장애라 하고, 2개 이상의 영역에서 저하를 보이는 경우를 다중영역형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더욱이 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도 일상생활 능력이 완전한 사람이 있고, 일상 생활에서 경미한 정도의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 이러한 불편을 느끼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8배 이상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의 경미한 불편함이란 ▷세금 처리, 은행일 등의 처리에 가끔 실수가 생긴다거나 ▷체스, 바둑 등의 게임이나 취미활동을 이전처럼 잘하지 못한다거나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인지가 늦어진다거나 ▷TV 프로그램, 책, 잡지 등을 이해하고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약속이나, 가족 경조사, 휴일, 약 복용 등을 가끔 깜빡 잊는다거나 ▷드라이브를 하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이전과 다르게 서툴러진다거나 복잡하게 느껴져서 실수를 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인지, 사회 및 신체 활동을 통해 환자 본인의 인지 보유고를 높이고 인지 저하의 원인이 되는 우울증 혹은 불안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증상을 호전시킨 경우로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노인 4명 중 1명이 경도인지장애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만큼 전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누가 나중에 치매로 진행될 것인가 또는 누가 정상으로 회복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연구가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뇌신경센터(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본인 스스로 기억력 감퇴를 느낄 때 치매에 대한 조기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특히 경도인지장애 진단 결과 다중영역형이면서 경미하나마 일상생활 능력에 감퇴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치매에 대한 정밀진단과 함께 정기적인 추적 진료를 해서 조기치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