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 환자, 난소조직 냉동보관 '최적화'

분당서울대, 난소조직 손상 최소화하는 동결보존법 발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4/04/14 [10:57]

여성 암 환자, 난소조직 냉동보관 '최적화'

분당서울대, 난소조직 손상 최소화하는 동결보존법 발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4/04/14 [10:57]

[분당신문]  젊은 여성 암 환자의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난소조직을 동결보관 할 때 난소 조직 손상을 최소화 하는 최적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그동안 배아나 난자를 동결하는 방법은 널리 쓰였지만, 난소 조직 전체를 동결하고 해동하는 방법은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활발하게 시도하지 못한 분야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가임력보존클리닉 서창석·이정렬 교수팀은 난소 조직 동결의 새로운 방법인 유리화동결시 난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동결보호제 선택, 최적농도, 최적 노출시간 등의 최적동결방법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조생식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젊은 여성이 암에 걸리면 아이를 낳기가 쉽지 않다.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로 인해 세포 활동이 활발한 난소가 손상되어 임신 확률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암 치료를 받는 환자는 폐경 및 불임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제 소아암 또는 가임기 암환자에서 치료와 동시에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법은 암환자 개인만의 고민이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암환자의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배아/난자 동결보존법이다. 결혼한 여성의 경우 과배란 유도 후 채취한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수정시킨 후 배아를 얼리고, 미혼여성이지만 초경 이후인 경우 과배란 후 채취한 난자를 얼리는 방법이다. 이러한 배아/난자 동결보존법은 난소기능의 손상이 예상되는 항암, 방사선 치료 전에 시행하여 치료 이후에 임신을 원하는 암환자에게 임신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배아.난자 동결보존법은 사춘기 이전의 소아암 환자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암 치료가 시급하여 과배란유도법을 통한 난소채취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었다. 또 난자나 배아 동결의 경우 한 번에 채취되는 난자수가 제한적이고 실패시 대체할 난자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새로운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방법이 난소 조직동결이다. 이 방법은 난소조직을 처리하여 동결한 후 몇 년 뒤 암 치료가 끝나고 동결 보존되었던 난소를 해동하여 환자에게 재이식하고 이식된 난소를 통해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로, 현재 최첨단 가임력보존 치료의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난소 조직동결의 장점은 아주 작게 보관된 난소 피질 조직 한 조각에도 향후 무수히 많은 난자로 성숙될 수 있는 원시난포가 모여 있다는 점, 사춘기 이전의 여성에서 과배란 유도 없이 즉각적으로 난소조직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이식된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암 치료로 인한 폐경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 면에서 혁신적인 치료방법이다.

그러나 배아나 난자 같은 개개의 세포동결과는 달리 난소 조직 전체를 동결/해동 하여야 하므로 기술적으로 훨씬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또한 최적의 동결방법에 대해서도 아직 표준화된 지침이 없는 실정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가임력보존 클리닉 서창석, 이정렬 교수팀은 생쥐의 난소조직을 수술적으로 얻은 후 다양한 동결보호제를 이용하여 유리화동결법으로 난소조직동결을 시행하여 비교분석을 시행하였다. 얼린 난소조직은 해동 후 다시 쥐의 신장조직에 이식하거나, 조직 그대로 시험관에서 배양하여 난자의 성숙도와 호르몬 기능회복을 관찰하고 이식후 생존율을 평가하여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인 동결방법을 근거로 최적의 난소조직 동결방법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임력보존 클리닉 이정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난소 조직동결의 성공률을 한층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어 임상적인 적용의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5년간 40억원을 지원하여 난소조직동결, 난자동결, 정원줄기세포 등을 연구하는 정부지원 가임력보존 연구의 책임 연구기관이며 현재 국내 가임력보존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임력보존 클리닉 서창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뿐 아니라 향후 지속적으로 발표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암환자에서의 가임력보존의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확립하고자 하며, 확립된 프로토콜을 전국의 거점병원으로 기술이전하여 거주지에 관계 없이 동일수준의 가임력보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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