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 명의로 2천만원 '기부'

아버지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 바보의 나눔에 ‘유산기부’

송영규 기자 | 기사입력 2014/09/23 [07:07]

돌아가신 아버지 명의로 2천만원 '기부'

아버지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 바보의 나눔에 ‘유산기부’

송영규 기자 | 입력 : 2014/09/23 [07:07]

[분당신문] 1년여의 세월 동안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박용수(이냐시오, 80) 씨의 마지막 소원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이었다. 평생 물건 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모은 재산은 유산이 되었고, 박용수 씨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기부는 가족이 아버지에게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지난 9월 3일, 딸 박영임(마리아, 42, 안양) 씨는 가족을 위해 남겨진 유산 중 2천만 원을 아버지 명의로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했다. 

박 씨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기부를 하신 적은 없었는데, 병마와 싸울 때에 기부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끼니를 거르고 절약하면서 어렵게 돈을 모으셨고, 그 돈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사용되길 바라셨다"며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이어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하고 배분하는 재단이라기에 바로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사연이 세상에 알려짐으로써 나눔 문화 확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봉사활동으로 이웃을 위한 삶을 사셨던 아버지 그리고 실의에 빠져 계신 어머니께도 기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보의 나눔 모금 담당자는 “아버지 생전의 뜻을 자녀가 이루어 드리는 것은 바보의 나눔 재단이 故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과 사랑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되고 운영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유산을 우리 재단에 후원한 가족의 귀한 결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 후원금은 故 박용수씨의 바람에 따라 국내외 소외된 계층에 지원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 2010년 2월에 설립된 전문 모금 및 배분기관이다. 2011년 민간 최초로 법정모금기관으로 지정되었으며, 지정기탁금을 제외한 성금을 공모 배분사업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기관에 공정하게 배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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